[21대 대선] 보수층, 이재명 지지 잇달아...‘홍준표 지지자’ ‘금융권 전현직 임원’ 지지 선언

홍사모 “국힘은 보수 아냐...李 압도적 승리 돕는 게 정상” 금융권 임원들 “자칭 보수세력, 난국 대책 내놓지 못해...李, 국민 무엇 원하는지 맥 짚고 있어”

2025-05-13     김민주 기자
홍사모‧홍사랑‧국민통합연대‧홍준표캠프SNS팀 등으로 구성된 ‘홍준표와 함께 한 사람들’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사진=이언주 의원실 제공]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핵심 지지그룹과 금융권 출신 임원들이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도 보수’를 선언하고 국민통합을 강조하는 이 후보에 대한 보수층 지지가 잇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홍사모·홍사랑·국민통합연대·홍준표캠프SNS팀 등으로 구성된 ‘홍준표와 함께 한 사람들’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지지 선언을 했다.

이들은 “저희들이 온 목적은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지키자는 게 1차적인 목적”이라며 “그런데 저희들이 속했던 국민의힘이 사실은 우리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보수가 아니다. 또 저희들의 구심점으로 계신 홍준표 전 후보께서 많이 당하셔서 정계은퇴, 탈당을 했다”고 했다. 

이어 “가치를 같이 공유할 리더가 없는 상태에서 다행히 이 후보가 통합을 내세워서 지지하게 됐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이 보수 인재들을 모으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하고 정책에 반영하겠다, 편 가릴 것 없이 국가를 위한 인재는 다 포용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를 지지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압도적 승리를 도와드리는 것이 우리 가치와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정상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오늘 이렇게 큰 용기를 내주신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며 “보수의 가치 말씀 하셨다. 저도 보수 가치라는 것에 대해 상당히 문제의식을 갖고 공감하는 바가 많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보수나 진보라는 이념적 잣대로 편을 갈라서 갈등하기보다는 큰 틀에서 헌법 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세력들이 비록 생각과 이념이 조금 차이가 나더라도 함께 손을 잡고 대한민국 위기를 극복하고 앞으로 전진하는 데 있어서 힘을 보태주시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정치를 30년 했는데도 어쩌다가 한 X(놈)에게 두 번이나 네다바이(사기 범죄)를 당했다. 부끄럽고 부끄러워서 낯을 들고 다니기가 창피하다”며 지난 20대 대선 경선과 이번 21대 경선 모두 윤 전 대통령으로 인해 자신이 탈락했다는 의미의 글을 올렸다. 

홍 전 시장은 윤 전 대통령을 향해 “그래, 이재명 나라에서 한 번 살아봐라. 니가 이재명에게 한 짓보다 열 배나 더 혹독한 댓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홍 전 시장 지지자들이 이 후보를 지지 선언하는 행사 일정을 함께 공유했다. 다만 해당 게시 글은 3시간여 만에 삭제됐다.

앞서 이 후보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준표 선배는 상대 진영에 있는 분이지만 밉지 않은 분이셨다. 유머와 위트, 통합의 정신을 잊지 않는 진정한 정치가로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셨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이번 대선에서 제게는 홍준표 선배님 같은 노련한 정치가가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였다”면서도 “하지만 선배님과 일합을 겨룬다면 한국정치가 지나친 사법화에서 벗어나고,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봤다”고 적었다. 

이 후보는 “그런데 한국정치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보수정당을 위해 평생 헌신해 오신 홍선배님께서 결국 뜻을 펼치지 못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하셔서 참으로 안타까웠다”며 “홍준표 선배님의 국가경영의 꿈, 특히 제7공화국의 꿈... 특히 좌우통합정부 만들어 위기를 극복하고 전진하자는 그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난국에 이념이나 진영이 국익이나 국민행복보다 중요하겠나. 어떤 정당을 지지했던 누굴 지지했던 간에, 작은 생각의 차이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모두 함께 힘을 모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금융권 전·현직 임원 157명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사진=김민주 기자]

금융권 전현직 임원들도 지지...“자칭 보수세력, 난국 해결 방안 하나 내놓지 못해”

금융권 전·현직 임원 157명도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정의동 전 코스닥위원회 초대 상임위원장은 이날 오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금융인으로서 정통 보수인으로서의 삶을 살아왔다”면서도 "계엄령 사태 이후 어느 누구도 국민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용서를 구하지 않고 난국을 해결해 나갈 방안 하나 내놓지 못하는 자칭 보수세력에게 깊은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정 전 상임위원장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위기 상황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 당시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쳐 나라를 구했듯 진영을 가리지 않고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헤쳐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후보와 특별한 인연이 없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중도 보수를 표방하고 국민통합의 메시지를 내면서 먹고 사는 문제, 잘 사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맥을 짚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승리를 단순히 권력을 잡는 게 아니라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에 지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병욱 민주당 선대위 금융자본시장위원장은 “금융권 종사하시는 분들은 꽤 보수적이다. 특히나 임원까지 올라간 분들은 더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57명의 전·현직 금융권 임원들이 이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를 지니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금융 혁신이 필요하다. 특히 은행권의 혁신성이 제고돼야 하고 증권산업에서 코리아디스카운트를 극복해 코스피 5000을 목표로 뛰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금융소비자, 투자자들의 권익이 보호되는 금융시장이 돼야 한다는 목표의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부분에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잘 실현시킬 후보가 누구일까 고민한 결과, 많은 분들이 이 후보가 가장 적합한 후보라는 결론에 이른 것”이라며 “이 후보야말로 금융산업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높고 소비자 보호에 누구보다 앞장서 왔으며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민주당 선대위 ‘빛의혁명 시민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이 후보의 금융개혁 비전에 함께 하시겠다는 뜻을 밝힌 오늘의 상황은 단순한 지지를 넘어 금융의 대전환을 향한 강력한 첫걸음”이라며 “금융은 더 이상 소수 전문가들의 영역이 아니다. 자본주의를 바로 세우고 서민과 청년, 중소기업을 살리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길 모두가 금융이 바로 설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