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李, ‘국민통합’ 내세우며 TK·PK 집중 유세...“재명이가 남이가”

보수 텃밭서 ‘통합’·‘실용주의’ 기치로 험지 공략 구미서 “박정희·김대중 정책 무슨 상관...진영보다 나라 미래 더 중요” 대구서 “무조건 빨간색 찍으면 주인으로 안 본다...신상도 좀 써달라” 포항서 “경북 아들 왔다...또 지지 않기 위해 보수⸳진보 정책 다 쓰기로 했다” 울산서 “경북 출신 대통령 나오면 좋지 않나...3년간 성능 개량했으니 써달라”

2025-05-13     김민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 유세에 나선 13일 경북 구미시 구미역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3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3일 보수 텃밭 지역인 TK·PK 지역을 순회하며 험지를 공략했다. 

이 후보는 이날 첫 유세 현장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인 경북 구미를 찾았다.

그는 구미역 광장 유세에서 “제가 경북 안동군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경북 안동의 물과 풀, 쌀을 먹고 자랐는데 왜 저는 이 동네에서 20% 지지를 못 받나”라며 “물론 제가 준비가 부족해서 그렇겠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래도 쓸만한 구석이 꽤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재명이가 남이가’라고 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젊은 시절 박 전 대통령이 독재하고 군인과 사법기관을 동원해 사법살인하고, 고문하고, 장기집권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아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사실”이라면서도 “한편으론 이 나라 산업화를 이끌어낸 공도 있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박 전 대통령이 쿠데타 안 하고 민주적인 과정으로 집권해서 민주적 소양을 갖고 인권탄압, 불법, 위헌적인 장기집권 이런 거 안 하고 정말 살림살이만 잘하고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었으면 모두가 칭송했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보수 텃밭’인 점 꼬집어...“공천 받으면 무조건 찍어주니 지역발전 안 돼”

이 후보는 ‘보수 텃밭’인 점을 오히려 꼬집었다. 그는 “제 고향 경북 안동, 제가 어릴 때 봤던 대구, 구미 그러면 엄청난 대단한 도시였는데 지금 보니까 변한 게 없이 똑같다. 오히려 인구가 줄어들고 도시가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더라”라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다, 너 말고도 내가 쓸 사람 얼마든지 있다, 너 말고도 국회의원·시장·도의원·시의원 시킬 사람 얼마든지 있다, 이래야 그들이 여러분이 맡긴 권력과 예산을 여러분을 위해서 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좀 딴 것도 써보라. 이재명도 한번 일 시켜보라”라며 “정치적 선택 가능성이 없으면 정치인들은 국민을 존중할 필요가 없다.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찍어주는데 당에 가서 줄 서서 공천받을 연구하고 파당 지어서 당권 장악하는 데 신경만 쓰면 100% 당선되는데 뭐 하려고 동네 와서 ‘뭐 어려운 거 없어요’ 이런 걸 하겠나. 그러니까 지역발전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 유세에 나선 13일 경북 구미시 구미역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정희·김대중 정책 무슨 상관...진영보다 나라 미래 더 중요”

이 후보는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뭔 상관 있나.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떤가. 필요하면 쓰는 거고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이면 버리는 것”이라며 “진영, 이념이 뭐가 중요하나. 우리 국민들의 삶만큼 이 나라 대한민국의 운명만큼 중요하나. 내 편보다 중요한 게 이 나라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유치하게 편 가르기, 졸렬하게 보복하기 이런 거 하지 말자. 잘하기 경쟁을 해도 부족할 판이고 인생도 짧고 권력은 더 짧은데 뭐 그 짧은 시간에 할 짓이 없어서 누구 하나 죽여보겠다고, 상대방 제거하겠다고 뒤 쫓아다니면서 뒤를 파고 권력과 예산을 남용해서 편 갈이해서 동네 뒤에서 손가락질 당하고 그런 다음에 역사에 낙인이 찍히나”라며 “우리는 그런 거 안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할 일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릴 수 있다”며 “그놈이 그놈이 아니다. 그놈이 그놈이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진짜 그놈들이 그렇다. 그놈이 아닌 국민을 위해서 일할 준비된 충직한, 유능한 일꾼을 뽑으시면 여러분 살림도 피고 대한민국도 발전하고 여러분의 미래도 찬란하게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3일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광역시의 동성로 거리에서 연설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구서도 “무조건 빨간색 찍으면 주인으로 안 본다...신상도 좀 써달라”

이 후보는 이후 대구를 찾아 동성로28아트스퀘어 앞에서 연설에 나섰다.

이 후보는 “세상 대명천지에 10대 경제 강국, 5대 군사 강국, 문화 강국, 모범적 민주국가인 대한민국이 군정을 위한 친위 군사쿠데타를 벌여서 전세계인들이 놀랐다. 그런데 지금 그 전세계인들이 다시 놀라자빠져 뒤집어졌다”며 “이 위대한 대한국민이 응원봉 하나로 이 동성로를 메우면서 그 내란 세력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유리창 하나 깨지 않고 깔끔하게 제압하는 것 보고 놀라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정규재 주필이 대구와 광주, 영남과 호남의 차이가 뭐냐. 호남, 광주는 정치, 공천이 마음에 안 들면 그들을 버리고 다른 선택을 한다. 그런데 대구, 영남은 정치가 결정하면 아무 소리 없이 따른다. 그게 결정적인 차이”라며 “호남은 민주당 본거지이지만 호남을 진짜 두려워한다. 실제로 민주당이 민주당답지 못하면 버림을 받기도 한다. 이번에도 우리가 담양군수 보궐에서 제가 쫓아가서 부탁했는데 졌다. 정신 차리라고 혼을 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매우 큰 차이를 가져온다. 정치인은 그 자리가 너무 좋다. 저도 이렇게 좋은지 몰랐다. 월급 주고, 비서 있고 차도 나오고 사무실 번 듯하다. 권한도 있고 솔직히 가끔 늦잠 자도 되고 결석해도 월급 나온다. 그리고 나쁜 짓 하기 너무 좋다. 뇌물 받기도 좋고 누구 봐주기도 좋고 편 먹고 놀기도 좋다”며 “공천만 받으면 100% 당선되면 공천 받는데 모든 신경이 가 있다. 동네 사람들이 욕을 하든 말든, 동네가 망하든 말든, 지역구에서 버리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다. 공천 받으면 당선되고 당선되면 그 지위가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맹목적으로 파란색이니까 빨간색이니까 무조건 찍어주면 대상으로 보지 주인으로 높이 보지 않는다”라며 “좀 바꿔서 쓰라. 신상도 좀 써보라. 써보고 안 되면 또 바꾸면 된다. 그게 국가와 사회가 제자리를 찾고 제대로 발전하는 길이고 정치가 정상이 되는 길이다. 왜 죽으나 사나 오로지 한색이어야 하냐. 여러분을 위해 일하는 정치집단을 선택하라. 색이 무슨 소용인가. 제가 그래서 파란색 안 하고 여기다 빨간색 살짝 넣었다”며 보수 텃밭 지역의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 유세에 나선 13일 경북 포항시청 광장에서 포항 시민들에게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항서 “경북 아들 왔다...또 지지 않기 위해 보수⸳진보 정책 다 찾아 쓰기로 했다”

이 후보는 경북 포항시청 광장 유세에선 “경북의 아들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이재명 여러분께 인사드리겠다. 피켓에 준비해 주신 것처럼 경주 李가, 안동 사람 맞다”며 경북 안동 출신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곳에서도 통합과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그는 “3년 전 그날에 우리가 지지 않았더라면 이 고통도 혼란도 조금은 적어졌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 패배조차도 결국은 이재명과 우리 민주당의 책임이라 생각한다”며 “그래서 앞으로는 지지 않기 위해서, 후퇴하지 않기 위해서 오로지 국민만을 기준으로 모든 가능한 수단과 정책을 다 찾아서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왼쪽⸳오른쪽, 보수⸳진보, 빨간색⸳파란색, 영남⸳호남 가릴 것 뭐 있나. 오로지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작은 차이를 넘어 모두가 함께 힘을 합치고 희망의 미래를 향해서 함께 나아가자 그게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며 “박태준의 정책이든 박정희 정책이든 좋은 건 다 쓰고, 김대중⸳노무현의 말씀이라도 지금 현실에 부족함이 있으면 바꿔서 써야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로지 기준은 우리 국민들의 삶이다. 국민들의 삶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 경제다. 쇠퇴하는 경제를 다시 살리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기회가 생기고, 기회가 생겨야 우리 국민들이 조금 덜 다투고 젊은 세대와 나이 든 세대가 갈려서 안 싸우게 되지 않겠나”라며 호응을 이끌었다. 

이 후보는 자신이 “진짜 보수”라고도 했다. 그는 “군정을 하고 권력을 지속적으로 영원히 갖겠다는 그 헛된 야망으로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친위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그 내란 수괴를 비호하는 정치 세력이 보수 맞나. 이런 것은 보수가 아니다. 파괴 세력이다. 극우도 아니고 거꾸로 가는 퇴행하는 반동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법률이 적용되는 공정하고 상식적인 세상을 바랐다. 저는 기존의 질서를 깨자고 한 일이 없어요. 여러분이 가진 생각처럼 우리가 국회에서 합의한 법률이 지켜지고 우리가 초등학교에서 배운 상식이 지켜지는 합리적인 세상, 모든 사람이 ‘그래 그게 맞아’라고 생각하는 대로 예측되는 그런 합리적인 사회를 우리는 꿈꾸지 않나. 이런 것이 진짜 보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식과 비상식이 경쟁하는 이상한 미완의 사회에서 비상식 세력이 보수를 참칭하고 그냥 상식적인 보수적인 세력이 진보라고 불리는 것이다. 이제 좀 제 자리를 찾아야 되지 않겠나”라며 “진짜 보수는 보수의 자리로 보내고 보수를 참칭하면서 보수의 자리를 점거하고 있던 그들은 극우의 자리로 밀어내고 진정한 보수, 합리적인 보수와 합리적인 진보, 개혁 세력이 경쟁하는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13일 울산광역시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유세를 찾은 시민들이 이 후보의 모습을 스마트폰에 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울산서 “경북 출신 대통령 한번 나오면 좋지 않나...3년간 성능 개량했으니 써달라”

이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 현장으로 울산을 찾았다. 그는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 앞에서 “대한민국은 아직까지도 보수를 참칭하는 비상식적 집단이 존재하고, 진보 또는 개혁이라고 불리는 영역이 실질적으로는 그냥 합리적인 중도나 보수 정도 되는 그런 나라”라며 “이제 비상식, 몰상식, 무원칙, 불법, 이런 반동 수구세력을 옆으로 밀어내고 제자리에 보수가 차지해서 진정한 진보와 정상적으로 경쟁하는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나라를 이번에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제 대구·경북 출신의 민주당 대통령 한번 나오면 좋지 않겠나”라며 “지역주의 하자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고, 유능하고, 준비되어 있으니 한번 맡겨봐 주시라는 말이다.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라면 여러분의 판단 기준으로 선택해야지, 다른 이유로 배제할 이유는 없는 것 아닌가. 그것이 합리적인 소비 행태 아니겠나. 신상도 있으니까 신상 한번 써 봐 주시고, 성능도 3년 동안 개량 많이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