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尹출당' 요구에 '자진탈당' 가능성 부상...대선판세 영향은?
김성태 "尹에 대한 반감으로 이재명 지지..자진 탈당해야" 한동훈 양향자 "출당 조치 필요"...김용태 "국민 상식에 맞게 결론 내릴 것" 김문수 "탈당 요구, 도리 아니다" 윤상현 "尹 탈당 강요, 정도 아냐" 자진 탈당설 확산...서정욱 "대선 승리 위해 희생적 결단할 것" 이준석 "윤석열에 도리? 양두구육 아니라 대국민 테러"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대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찬탄파를 중심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출당 요구가 나오고 있다. 비상계엄 내란 사태로 치러지는 조기대선인 만큼 당이 윤 전 대통령과 결별을 해야 그나마 승부를 해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김문수 대선후보를 비롯한 친윤계는 여전히 윤 전 대통령과 결별을 머뭇거리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윤 전 대통령 측근을 중심으로 조만간 자진 탈당을 결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성태 "尹에 대한 반감으로 이재명 지지..자진 탈당해야"
한동훈 양향자 "출당 조치 필요"...김용태 "국민 상식에 맞게 결론 내릴 것"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국민의힘 내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결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대선이 비상계엄 내란 사태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됨에 따라 치러지는 조기 대선이라는 점에서 윤 전 대통령과 결별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성태 전 의원은 13일 MBC뉴스외전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을 향해 "지금 국민들이 과도한 입법권력이 있던 이재명 후보이 대통령 통치권력까지 가지면 독재자가 될 것을 알면서도 지지를 하는 이유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라며 "자진탈당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김문수 후보는 이제 가는 곳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질문을 받을 것"이라며 "김 후보가 그 문제 때문에 중도·무당층에게 외연을 확장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윤석열 본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계엄에 대한 정치적,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으면 져야 한다"며 당을 떠날 것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을 하지 않는다면 출당을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게 일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 "불법 계엄 방관과 탄핵 반대에 대해 사과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출당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당이 절연해야 한다"고 적었다.
양향자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KBS 라디오에서 "무대에서 끌어내려지기 전에 박수받을 때 떠나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강제적인 조치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오는 15일 비대위원장에 공식 임명되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할 것이라며 "국민 상식에 맞는 판단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 다수는 윤 전 대통령의 탈당에 공감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글로벌이코노믹 의뢰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무선 100% ARS,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p)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대선 국면에서 거리를 두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 주장에 대해선 '동의한다'는 응답이 58.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0.3%에 그쳤다.
김문수 "탈당 요구, 도리 아니다" 윤상현 "尹 탈당 강요, 정도 아냐"
하지만 김문수 후보와 친윤계 인사들은 윤 전 대통령 출당 조치나 탈당 요구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이다.
김문수 후보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탈당하느냐 안 하느냐는 본인 뜻"이라며 "당이 먼저 '탈당하라', '하지 마라'라고 말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정말 잘못한 일이 있다고 판단해 탈당을 요구한다면 그를 대통령으로 뽑은 우리 당 역시 책임이 있다"며 "자기가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 (당의 책임이) 면책될 수 없고, 그렇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친윤계 윤상현 의원도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에게 탈당을 강요하는 것은 정도(正道)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번 대선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느냐 지키지 못하느냐를 결정짓는 절박한 체제수호 전쟁"이라며 "그 선봉에서 김문수 후보가 싸우고 있으며, 우리는 그 전선을 함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엄중한 시기에 윤 전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것은, 체제수호 전쟁을 치르다 쓰러진 장수를 내치는 것과 다름없다. 더 나아가 전선을 내부로 돌려 자중지란을 부추기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당의 품격이며 보수의 도리다. 감정이 아닌 대의로, 정략이 아닌 원칙으로 행동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자진 탈당설 확산...서정욱 "대선 승리 위해 희생적 결단할 것"
장성철 "尹 탈당해도 판세 뒤집지 못해"
다만, 김문수 후보나 윤상현 의원도 윤 전 대통령이 스스로 탈당을 할 가능성은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윤 전 대통령 측근을 중심으로 윤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최근 주변에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어떤 결정이던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 대통령실 사정에 밝은 것으로 알려진 서정욱 변호사는 13일 YTN 라디오 에 출연해 "당이 먼저 요구해 대통령이 쫓겨나는 모양새로 가면 친윤,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분들이 많이 돌아설 것이기에 그런 모양으로 하면 안 된다"며 "당 요구로 밀려나듯이 하면 공멸한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모양새가 좋은 건 대통령이 희생적인 결단을 먼저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나를 밟고 가라' '내가 알아서 나가겠다' '김문수 후보를 중심으로 반드시 대선에서 승리하라'며 먼저 희생적인 결단을 하면 단합이 되고 반명 빅텐트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마 조만간, 빠르면 내일이라도 대통령의 희생적 선제 탈당으로 또 한번 대선판이 휘청거릴 수 있다"면서 "대통령이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도 14일 YTN라디오에서 "윤 전 대통령과 가까운 측근들이 윤 전 대통령을 설득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윤 전 대통령의 결단이 오늘쯤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대표는 "(친윤계)윤상현 의원도 다시 김문수 후보 캠프로 들어왔다"며 "오늘이 딱 적절한 시기"라고 예상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하더라도 전체 판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13일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에서 "윤 전 대통령 탈당으로 대선 판을 뒤집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준석 "윤석열에 도리? 양두구육 아니라 대국민 테러"
민주당과 개혁신당은 윤 전 대통령 탈당요구에 대해 김문수 후보가 '도리'를 거론한 것을 문제삼으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민의를 외면하고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속셈이라면 오산"이라며 "김 후보의 비뚤어진 충성심을 국민이 표로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13일 페이스북에 "봉건시대 군신유의도 아니고, 국민이 왜 윤석열에 대한 도리를 지켜야 하는 것인가"라며 "탄핵 반대를 외쳤던 '윤 어게인' 인사를 대통령 후보 자리에까지 올려놓고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하니, 이 정도면 양두구육이 아니라 대국민 테러"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같은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계엄이 진짜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즉각 출당시키고, 본인은 '반탄'(탄핵 반대) 세력에 힘입어 후보가 된 사람이기 때문에 후보에서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