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끝내 3차 소환 불응한 尹부부…경찰, 내란 특검과 강제수사 검토 중
경찰, 특검과 윤석열 체포영장 신청 협의 중으로 알려져 김건희 입원에 尹 "아내 진짜로 아프다, 수사 회피 아냐" 민주당 "최후통첩 거부한 내란수괴, 격리 필요해" 정치계, 일반인처럼 체포·수사하는 것이 정석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경찰과 검찰의 소환요구에 세 차례 불응하면서 수사기관들은 체포나 구속 등 강제수사 검토에 들어갔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다음 주 중 소환일정을 재조율 한 뒤 이마저도 불응한다면 내란 특검이 두 사람의 신병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여 구속수사의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2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을 두고 내란 특검과 협의 중이다.
경찰 특수단은 19일 오전 10시까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조사받을 것을 요청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끝내 불응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찾아 서면조사나 제3의 장소에서 진행하는 대면조사에는 협조할 의향이 있다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와 군사령관들의 비화폰 관련 정보 삭제를 지시한 직권남용교사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중이다.
검찰 수사 대상인 김건희 여사 또한 소환조사에 불응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과 서울고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재수사팀이 지난 16일 김 여사에게 검찰청으로 나와 조사할 것을 요구했지만 요청 당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서울중앙지검의 소환요청은 세 번째, 서울고검은 두 번째로 김 여사 측은 검찰 요구 이전에 입원이 예정돼 있다고 해명했지만 조사 요청 당일에 VIP병실에 입원하면서 민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김 여사 측은 검찰에 지금 조사를 받을 경우 동일사안을 특검에서 다시 조사받게 된다며 검찰 조사가 아닌 특검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병으로 인해 보름 정도의 회복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관은 통상적으로 세 차례 출석요구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한 경우 체포·구속영장 등 강제수단을 검토한다. 따라서 소환에 세 차례 불응한 윤 전 부부의 경우도 강제로 신병을 확보해 구인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내란 특검'이 본격적으로 수사를 개시했고 경찰 특수단 인력 파견도 이뤄지면서 경찰 차원의 강제수사 시도는 어려울 수 있단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경찰 특수단은 19일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내란 특검 측과 협의해 중대범죄수사과장을 포함한 31명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히는 등 특검 수사 시작을 앞두고 있다.
김건희 입원에 尹 "아내 진짜로 아프다, 수사 회피 아냐"
윤 전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의 서울아산병원 입원과 관련해 "옛날부터 우울증이 심각했다"며 수사 회피 의혹에 대해서는 "오해"라고 밝혔다.
20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최근 윤 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옛날부터 아내의 우울증이 심각했다, 아내가 진짜 많이 아프다"고 토로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가 수사 회피를 위해 고의로 입원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선 "하는 수 없지 않으냐"면서 체념한 듯한 반응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오후 우울증 등 지병으로 인해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상태이며 강제수사를 염두에 둔 회피성 입원이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 "최후통첩 거부한 내란수괴, 격리 필요해"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의 소환 불응을 비판하며 사회적 격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성회 대변인은 20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경찰의 최후통첩마저 거부한 내란수괴를 국민 곁에서 격리시켜야 한다"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게 아니라 출석 요구의 요건을 갖추라는 윤석열 일당의 말장난에 국민들은 기가 찬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내란수괴의 법꾸라지 작태에 국민들의 인내는 한계에 다다랐다"며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내란수괴가 국민 곁에서 일상을 누린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충분히 모욕적이다, 더 이상 내란수괴 피의자에 대한 체포를 미룰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은 법질서를 무시하는 내란수괴를 하루빨리 체포해야 한다, 내란 특검과의 신속한 협조를 통해 내란수괴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사법부도 뻔뻔한 내란수괴와 그 일당들에게 대한민국의 사법 정의가 엄연히 살아있음을 확인시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회 대변인은 일명 '김건희 명품백'이 대통령기록물로 이관되지 않았다는 보도를 문제로 지적하며 특검에 국정농단 의혹의 진실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20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부인이 사사로이 명품백을 수수하는 모습을 온 국민이 영상으로 목격했고, 건넨 사람도 청탁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했던 누가 봐도 명백한 뇌물 수수 사건"이라며 "대통령기록물로의 이관이 '눈 가리고 아웅'이었음이 드러난 이상 법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죗값을 치르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건희 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할 특검법이 대통령의 거부권 없이 공포돼 특검이 출범 중에 있다"며 "민중기 특검은 뇌물 혐의를 철저히 재수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석열·김건희 부부에게 묻는다, 명품백은 지금 어디에 있고, 당신들의 양심은 대체 어디에 있느냐"라며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소환 불응과 병원 입원으로 시간 끌지 말고 지금이라도 겸허히 법의 심판에 적극 협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계, 일반인처럼 체포·수사하는 것이 정석
정치권에서는 김 여사의 입원과 소환 불응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에 출연해 "결국은 소환조사를 피하기 위해서 아니냐"며 "마지막이라도 윤석열,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추잡하게 놀면 되겠느냐"고 비난하며 "통화 기록과 주가 조작이 나와서 (검찰이)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을 가느냐, 마지막까지 이런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3차 소환에 응하지 않은 것을 두고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윤 전 대통령도) 일반인처럼 체포해서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며 "잘못이 있다면 거기에 응당 처벌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2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정치쇼> 인터뷰에서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비상계엄으로 인해 만장일치로 파면된 대통령이지 않나"라며 "수사기관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서야 한다, 판사에 의해 석방된 상황에 대해 국민적 불만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은 만인한테 평등하다는 헌법정신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체포해서 수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조은석 특검은 현재 검찰·경찰에 인력 파견을 요청하며 수사팀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검사 전원을 포함한 총 42명의 검사를 선정하고 대검찰청에 검사 파견을 추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에는 대검에 차장·부장검사 9명의 파견을 요청했으며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 특수단은 19일 중대범죄수사과장을 포함한 31명의 파견을 결정하고 김 전 장관과 관련된 수사 기록을 전부 내란 특검에 인계했다.
조 특검은 임명 엿새 만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하며 본격적인 내란 사건 수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