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신경전 끝에 26일 '추경' 본회의 개최 합의…법사위원장 등 상임위 배분 추후에

국회의장-양당 신임 원내지도부 24일 첫 회동 의장, 26일까지 예결위원 선임 등 명단제출 요청 與 "추경부터" 野 "법사위원장 달라" 신경전 벌여 우 의장 "상임위 재배분 등 여야가 논의해 달라"

2025-06-24     김성지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24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 일정과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신경전 끝에 추가경정예산(추경) 시정연설 등을 위한 국회 본회회를 26일에 열기로 합의했다.

여당은 조속한 추경안 통과를 요청한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상임위 재배분을 통한 협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늘 열린 회동에서는 본회의 일정에만 합의했으며 상임위에 관한 논의는 본회의 이후 여야가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본회의 일정 등을 논의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26일 본회의에서 찰스 랭글 전 미국 하원의원 추모 결의안 등에 합의했다.

본회의 일정이 합의됨에 따라 우 의장은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심사를 위해 여야 원내대표에게 26일까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명단을 제출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우 의장은 "법사위원장 등 현재 공석인 5곳의 상임위원장 문제에 대한 여야 협의와 윤리특위 구성, 6월 말로 끝나는 항공참사 특위 활동 기한 연장 등에 대해서도 양당이 합의해 달라"며 양당의 원내대표에게 요청했다.

이날 회동은 양당 신임 원내지도부와 우 의장 간 상견례로, 양당 간 쟁점인 추경안 처리와 법제사법위원장 배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오히려 모두발언에선 해당 쟁점을 놓고 양당 원내대표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먼저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생이 지금 벼랑 끝에 서 있어 적절한 타이밍을 맞출 수 있도록 빠른 (추경안) 처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예결위원 선출과 이후 심사 처리 일정을 고려할 때 이번 주에 반드시 본회의를 열어야 제때 민생회복지원금이 제출되고 국민들이 피부에 와 닿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내외 복잡한 위기 상황에서 국민 민생 불안과 고충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민생 추경부터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함께해 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금 우리가 당면한 제일 큰 과제는 정치 회복"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차 반복해서 말하지만 정치 회복을 위해선 무리수 정치에서 벗어나 합의와 숙의의 전통을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법사위원장 문제를 거론했다.

이어 "오랜 국회 관행이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갖고 원내 2당, 의장을 배출하지 않은 정당이 법사위원장을 갖는 것"이라며 "선배 국회의원님들이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되도록 만든 좋은 전통을 다시 되살리는 것이 국회 정치 기능의 복원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당일 때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듯이 원내 2당이자 야당인 국민의힘에 법사위원장을 재배분해주길 다시 요청한다"며 "이런 곳에서 시작해야 정치가 복원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민생회복지원금 등이 포함된 추경안에 대해 "20조원 정도 되는 지출 증액 부분 중 13조원 넘는 돈이 지원금에 해당한다"며 "소비쿠폰 발행이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많은 국책연구기관 등의 연구 결과"라며 정부와 여당을 향해 재조정을 촉구했다.

우 의장은 이에 "여야 간 입장 차가 있겠지만 국민 근심을 덜고 국가를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오늘 회동을 시작으로 민생 회복을 위한 협의를 본격화 해달라"고 당부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24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 일정과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우 의장 "상임위 재배분 등 여야가 논의해 달라"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상임위 5개가 공석이다, 의장께서 양당이 협의해서 본회의 이후에 알려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윤리특위 구성, 항공참사 특별위원회 활동 연장도 논의해달라고 당부 말씀을 하셨고, 26일 본회의가 끝나고 다시 만나 결과를 알려달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오늘은 아시는 것처럼 신임 여야 원내지도부가 국회의장과의 상견례 자리이기 때문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이 됐다"며 "국회의장께서 야당 측에는 특히 본인을 많이 활용을 해 달라 이런 말씀을 했고 여야 교섭단체가 앞으로 더 자주 만나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상계엄 이후로 여야 간의 소통의 채널이 끊어진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자주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자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상임위 구성 시기에 대해 김 원내대변인은 "본회의에서는 시정연설과 추모 결의안 채택, 두 가지만 진행될 것 같다"고 했으며 박 원내대변인은 "의장님 말씀은 최대한 신속하게 예결이, 상임위 등을 논의해달란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법사위원장과 관련해 박 원내대변인은 "이미 공개 발언으로 원내대표께서 말씀을 하셨고 법사위원장이 굉장히 중요하고 시급하다"며 "기존의 국회 관행에 비춰 보더라도 제1당이 국회의장이 있고, 제2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는 것이 관행이다, 이런 부분들이 해결돼야 여야가 소통의 문을 열고 협치에 협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씀이 있으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