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6단체, 與野 만나 상법·노란봉투법 우려 전달…민주 "보완점 논의" 국힘 "자본시장법 개정 추진"

與 만난 경제6단체 "배임죄 등 형사처벌 가능성 우려" 김병기 "기업이 과감한 투자로 성장 주도해야" 野 만나 조속한 추경 통과 요청 송언석 "상법개정·노란봉투법, 건강한 코스피 5천 아닐 것"

2025-06-25     김승훈 기자
경제6단체 부회장단이 25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났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경제6단체 부회장단이 25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났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상법 개정과 노란봉투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경영활동을 위축할 수 있는 내용 등을 보완하기 위해 재계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고, 국민의힘은 상법 개정을 통한 코스피 5000시대는 건강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與 만난 경제6단체 "배임죄 등 형사처벌 가능성 우려"

이날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여야 원내지도부를 연이어 만났다. 

먼저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에 대한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면담 후 기자들에게 "기업들이 세계와 경쟁해야 하니 우대해 달라는 것은 아니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서 해준다면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에 대응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고 전했다.

특히 경제계는 상법 개정안이 중소·중견기업에 적용되는 점과 배임죄 등 형사처벌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입법에 대한 반대가 아닌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남근 민주당 민생부대표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재계가 상법개정안이나 노란봉투법에 대해 반대라기 보다는 통과하는 것은 어느 정도 전제로 해서 보완했으면 좋겠는 것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대표는 "상법 개정안이 중소·중견기업에 적용되는 데 대한 우려가 있었다"면서 상법 내용은 자산 2조 원 이상의 대기업에 적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계의 배임죄 우려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기업 집단에서도 경영적 판단에 대해서는 무죄판결하고 있어서 판례에서 정리돼 있다"며 "기업이 우려하는 건 검찰이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큰 배임죄에 대해서도 기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계가 우려하는 배임죄나 경영권 방어 등 보완해줬으면 하는 것에 대해서는 따로 만나 논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21대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과 22대 국회에서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이 차이가 있어서 그런 것을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김병기 "기업이 과감한 투자로 성장 주도해야"

이 자리에서 김병기 원내대표는 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당부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국회·기업이 일심동체로 함께 뛰어야 이 국난을 극복할 수 있다"며 "기업이 과감한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로 시장 전체의 성장을 주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제1국정 과제를 '민생 경제 회복'이며 2차 추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은행은 이번 추경이 경기부양과 민생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이 기대감이 실물경제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민생 추경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기업 지원도 약속했다. 김 원내대표는 "기업이 미래성장에 대한 확신을 갖도록 정부와 국회가 정책과 입법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경제 6단체가 우리 기업들의 콘트롤타워가 되어주실 것이라고 기대하고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이던 시절에 경제계가 공동으로 전달한 제언이 있는데 이번 국정기획위원회 성장 전략에 다수 반영돼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AI(인공지능)·에너지 전환·지역 성장 분야에 경제계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만큼 추진 과정에서 국회와 정부, 경제계가 머리를 맞대 논의하길 기대한다"며 "기업이 예측 가능하게 투자 및 고용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AI데이터센터 구축,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세제지원, 네거티브 규제, 다양한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 등 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입법에 속도를 내줄 것을 촉구했다. 

野 만나 조속한 추경 통과 요청

송언석 "상법개정·노란봉투법, 건강한 코스피 5천 아닐 것"

이날 경제6단체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조속한 추경 통과를 요청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모두발언에서 "한국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복합위기 상황"이라며 "내수가 급격히 얼어붙고, 민생경제도 고물가로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국회 차원에서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제도적 지원에 힘써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경제계가 관심을 가지는 법안에 대해서 기업 현장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여야 간 협의를 통해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하고, 추경도 조속히 처리돼 민생에 조금이라도 도움되는 활력을 불어넣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부 여당의 상법 개정안 추진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면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우리 자본시장은 투기자본의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본시장 근간을 흔들 수 있고, 기업의 안정적 경영을 침해할 수 있는 상당히 위험한 법안"이라며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말하는 코스피 5000 시대는 건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개인 투자자 보호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이미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며 "건강한 자본시장, 지속 가능한 성장, 민생의 안정을 위한 자본시장 정비는 매우 중요하며,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업들이)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빠져나갈 길이 없다고 했다"며 "모든 규정을 글로벌 스탠다드로 만들어 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상법 개정안 역시 자본시장법으로 충분히 소액 주주를 보호할 수 있는데 상법을 건드리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는 애로를 호소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