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비교섭 야5당과 오찬...'검찰 인사 우려'에 "내가 정치검찰 최대 피해자...검찰개혁 차질 없이 할 것"
관저서 90분간 진행 최근 인사 우려에 "농업·교육 문제, 국민과 약속 지켜나갈 것" 조국 사면엔 즉답 안 해...수형생활 하는 노동자 실태파악 지시 '사회대개혁위원회' 설치 요구엔 "성의 있게 검토하겠다" 혁신당 "여야정 국정협의체 구성해야...언론·검찰개혁 李 의지·추진력 신뢰" 진보당 "노조법 2·3조 개정해야...송미령 유임·김정관 지명 철회해야" 개혁신당 "민생·경제에 집중할 때...검찰개혁에 많은 에너지 쓰지 말아야" 기본소득당 "민생회복지원금, '보편지급 후 조세 통한 선별 환수' 검토해야" 사회민주당 "국민 닮은 국회 위한 정치개혁 논의해야...조국 등 8.15 대사면해야"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일 비교섭단체 야5당 지도부와의 오찬회동에서 최근 검찰 인사에 대한 우려에 "내가 정치검찰의 가장 큰 피해자"라며 검찰개혁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날 오찬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오후 12시 30분부터 약 90분간 진행됐다. 회동에는 조국혁신당의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과 서왕진 원내대표, 진보당의 김재연 대표와 윤종오 원내대표, 개혁신당의 천하람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가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우 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회동 직후 브리핑을 열고 "검찰 인사와 관련해 여러 가지 우려가 전달됐다"며 "이에 대해 대통령께서 본인이 정치검찰의 가장 큰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하시면서 차질 없는 검찰 개혁의 의지를 다시 한번 피력했다"고 전했다.
최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과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언급됐다. 우 수석은 "몇 분이 최근 인사에 관한 시중의 여러 우려를 전달하고 인사 배경에 대한 질의가 있으셨다"며 "(이 대통령이) 그러한 의견을 잘 유념해서 농업 부문, 교육 등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이 책임지고 국민과 한 약속을 지켜 나가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셨다"고 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복권 요청도 나왔다. 우 수석은 "야5당 지도부 중에서 조 전 대표를 포함한 정치인들 그리고 검찰에 의해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의 사면·복권을 한 번 더 건의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건설 노동자, 화물연대 노동자 등 현재 수형생활을 하고 계신 노동자들 다수 있으시다고 말씀드렸고 이분들에 대한 관대한 사면·복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셨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수형생활을 하는 노동자들의 실태 파악을 지시했으며 조 전 대표 사면에 대해선 "즉답을 하지 않았다"고 우 수석이 전했다.
아울러 앞으로 노동계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주문했고, 이 대통령은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고 우 수석이 전했다.
야5당 지도부에선 또 홈플러스 관련 노동자가 10만 명 가깝게 있는데 이분들의 고용 불안 문제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구했다.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더 이상 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관심을 기울여 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선 기간 민주당을 포함한 야5당(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원탁회의에서 합의한 대통령 직속 '사회대개혁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대해 더욱 관심을 보여달라는 주문에 대해선 "성의 있게 검토하겠다"고만 언급했다고 우 수석이 전했다. 이날 김선민 혁신당 대표와 김재연 진보당 대표가 해당 위원회의 조속한 출범을 요구했다.
혁신당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구성해야...언론·검찰개혁 李 의지·추진력 신뢰"
이날 각 당 대표는 공개 모두발언을 했다. 김선민 혁신당 권한대행은 "이 자리가 오늘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계속해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우 수석은 "비공개 회동에서 관련 논의가 더 지속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 권한대행은 아울러 "대통령의 언론개혁, 검찰개혁, 사법개혁에 대한 의지와 추진력을 저희는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특히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갈망이 절실하다"며 혁신당이 지난해 발의한 '검찰개혁 4법'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진보당 "노조법 2·3조 개정해야...송미령 유임·김정관 지명 철회해야"
김재연 진보당 대표는 "지금은 지난 정부의 노동 탄압 정책을 중단하고 노동 존중 국정 기조로 전환할 때"라며 "무엇보다 두 차례 국회 통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거부권으로 입법이 무산됐던 노조법 2, 3조의 조속한 개정으로 노동의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노조법 2·3조에 대해 비공개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우 수석은 전했다.
김 대표는 "농망법 발언으로 농심을 등진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의 유임 결정, 그리고 재생에너지 정책과 배치되는 원전 기업 출신 김정관 산자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은 납득할 수 없다"며 철회를 요청했다. 다만 "이번 인사가 그간 강조하신 실용과 통합의 기조에 따른 결정이라면 새 정부가 품고 가야 할 농민들을 대통령께서 직접 만나서 우려와 의구심을 해소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개혁신당 "민생·경제에 집중할 때...검찰개혁에 많은 에너지 쓰지 말아야"
천하람 개혁신당 권한대행은 "취임 첫날 오찬에서 대법관 증원 포함한 법원조직법 문제는 신중하게 천천히 진행해주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말씀드렸는데 그런 부분을 잘 참고해 반영해 주셔서 굉장히 감사하고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숙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민생과 경제 아젠다로 충분히 좀 치고 나가고, 우리 국민들의 삶을 발전시켜야 될 시기에 검찰 수사권 조정 이런 부분에 너무 많은 정치적 에너지를 쓰는 것이 과연 우리 대한민국 정치를 위해서 좋은 일일지 숙고해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천 대행이 발언할 때 눈을 자주 맞추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기본소득당 "민생회복지원금, '보편지급 후 조세 통한 선별 환수' 검토해야"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기본사회 실현을 위해 기본소득형 정책공약이 국정기획 단계부터 원칙을 최대한 지키면서 수립되어, 달성하고자 하는 전환적 효과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온전히 살펴주시기를 바란다"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정부와 전적으로 협력하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높이고, 동시에 현실적인 합의 수준을 높여나가기 위한 구체적 정책 제안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용 대표는 이번 추경안에 포함된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민생경제 위기로 이중삼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을 대표해 감사 말씀을 전한다"면서 "'보편지급 후 조세를 통한 선별 환수' 방안을 정부에서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사회민주당 "국민 닮은 국회 위한 정치개혁 논의해야...조국 등 8.15 대사면해야"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국회와 입법부가 튼튼해야 민주주의와 민생을 흔드는 시도 자체가 불가능하게 된다"며 "국민을 닮은 국회, 비례성과 대표성을 확대하는 정치개혁의 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또 "윤석열 정부가 만들어낸 재정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국가의 기틀을 만들기 위해서 조세 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고민이 이어져야 한다"며 "공정한 조세 체제와 함께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조세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아울러 조국 전 대표 사면도 언급했다. 그는 "내란 정권이 휘두른 사법의 칼날에 건설 노동자와 화물 노동자뿐만이 아니라 전 정권의 사법 피해자들이 무수히 많다. 검찰 정권의 가장 큰 희생자 중 하나가 조국 대표이기도 하다"며 "올해가 광복 80주년을 맞았기 때문에 8.15 대사면을 통해서 지난 검찰 독재에서 피해를 당한 노동자, 언론인, 정치인 등 우리 국민들 위한 빠른 명예 회복 조치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