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상호관세 유예종료 D-2, 위성락 안보실장 미국 급파…관세·안보·한미정상회담 협의
7월8일 유예종료 이틀 남기고 이 대통령, 위성락 안보실장, 여한구 통상본부장 워싱턴 급파 트럼프 "7일 12개국에 상호관세 통보 시작" "8월 1일 발효" 사실상 연장…"최대 70%" 압박 강도 높여 위 실장, 6~8일 방미 "정상회담·관세·안보 협의"...한미정상회담 조율 가능성 통상본부장 "관세유예 연장 등 모든 가능성 있어…윈윈협상 할것"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9일 오전 0시 1분(이하 현지시간) 상호관세 유예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무역 상대국에 관세율을 통보하겠다고 밝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은 당초 25%의 상호관세를 부과 받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해 보다 높은 관세율을 통보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7월8일로 미뤄둔 상호관세 유예 만료일이 2일 남은 6일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워싱턴에 급파해 막판 협상 시도에 나섰다.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관세·통상 협상을 담당하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으로 급파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관세, 안보, 한미정상회담 협의까지 '올코트프레싱'에 들어갔다.
위 실장은 6~8일 방미 기간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 만나 관세 관련 협의 진행에 나섰다. 여 본부장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을 통해 미국 제조업 재건 파트너로서 한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7일 12개국에 상호관세 통보 시작"
"8월 1일 발효" 사실상 마감 시한 연장…"최대 70%" 압박 강도 높여
트럼프 대통령은 4일 기자들에게 "각 국가별로 상이한 상호관세율을 적시한 12개국에 대한 서한에 서명했으며 이 서한은 오는 7일 발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2일 한국을 포함한 57개 경제주체(56개국+유럽연합)에 대한 상호관세를 책정한 뒤 9일 9일 시행에 들어갔으나 곧바로 이를 90일 유예했다.
이후 유예 만료 시점을 시한으로 삼아 각국과 관세율, 무역균형, 비관세 장벽 철폐 등을 둘러싼 무역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협상을 마무리 지은 국가는 영국과 베트남뿐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상호관세 유예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유예기간 연장 없이 상호관세율을 통보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 통보하는 관세율은 오는 8월 1일부터 적용된다고 말했다. 즉, 7월 31일까지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여지를 둔 것으로 사실상 마감 시한을 연장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상호관세율은 최대 70%에 이를 수 있다고도 했다. 지난 4월 발표된 것 보다 높은 관세율을 앞세워 협상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일본에 24% 상호관세를 책정했으나최근 들어서는 협상에 불만을 표하며 35% 관세를 언급한 바 있다.
한국은 당초 25% 상호관세를 부과받았지만 마찬가지로 이보다 높은 관세율을 통보할 가능성도 있다.
李 대통령, 위성락 안보실장 급파 "정상회담·관세 협의"...한미정상회담 조율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위성락 안보실장 등을 미국 워싱턴DC에 급파해 상호관세 만료일인 8일까지 남은 시간 최대한 미국과 막판 협상에 최선을 다 한다는 방침이다.
위 실장은 이날 미국행 출국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동안 한미 사이에 통상과 안보 관련한 여러 현안이 협의돼 왔다"며 "협의 국면이 중요한 상황으로 들어가고 있어 방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에서도 유사한 협의를 진행했으며 이번 방미는 이 협의를 계속하는 차원"이라며 "결과는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위 실장이 관세협상과 안보 사안에 대한 협의를 언급한 만큼 방미 기간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 접촉해 관세율 조건 혹은 유예기간 연장 등과 관련한 협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위 실장은 이 대통령 취임 후 두 차례 미뤄진 한미 정상회담 조율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 만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정세 불안을 이유로 조기 귀국하면서 불발됐다.
이후 이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불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짧은 만남을 가졌고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조속한 한미정상회담 개최에 공감대를 이뤘다.
루비오 장관은 이달 초 한국을 방문해 한미정상회담 세부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중동 문제 등을 포함한 내부 사정 때문에 무산됐다. 이에 이번에는 위 실장이 미국을 찾아 루비오 장관 등을 만나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추가 조율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통상본부장 "관세유예 연장 등 모든 가능성 있어…윈윈협상 할것"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현재 워싱턴DC에서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여 본부장은 5일부터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여 본부장은 상호관세 유예 연장과 한미 간 큰 틀의 무역합의 조기 타결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실리를 최대화하는 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8일 이전에 합의를 도출하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모든 세부 사항을 포함한 합의는 어렵지만 굵직굵직한 큰 틀의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서는 미국이 요구하는 이른바 비관세장벽 철폐와 한미 무역수지 균형 등에 대한 우리 측의 구체적 입장을 담은 협상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 본부장은 "오늘 협상을 통해 좀 더 구체적인 미국의 계획을 파악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실리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협상을 할 예정"이라며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는 것도 지금의 협상 구도에서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호관세의 발효 시점을 8월 1일로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는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협상의 여지를 두고 있는 것 같다"며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 대한 새 상호관세율이 나오더라도 조금의 유예 기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 협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품목별 관세는 미국의 산업 보호 측면에서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 품목별 관세의 예외 적용이나 대폭 인하가 중요하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고 오늘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협상 전략으로는 미국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AI(인공지능), 반도체, 배터리 등에 대한 '대미투자'가 예상된다.
여 본부장은 "상호 협력 가능성이 높은 AI(인공지능),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에너지, 바이오 등 분야들이 사실 미국이 제조업을 재건하는 데 있어서 큰 협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고 한국이 그런 분야에서 독보적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세 협상과 4~5년 중장기적인 한미 산업 및 기술 협력 등을 다 묶어서 협상을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