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전대출마 안철수 향한 당내 후폭풍…원조찐윤 '쌍권' 安겨냥 "비열한 행태" 비난

국힘 혁신위 좌초…인적쇄신 거부에 安 전격 사퇴 쌍권 安 작심비판 "자리 욕심에 당 내분 일으켜" 당내 비판여론 제기 "민주주의 무시, 무책임한 철수정치" 국힘 당협위원장 이재영·전 비대위원 박은식은 비대위 비난  민주당, 野 혁신위 좌초에 "안철수 또 철수…구제불능" 비판 이준석, 안철수 행보 응원하며 "계엄 단절할 마지막 기회"

2025-07-08     김성지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향한 비판이 쏟아지며 후폭풍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당내 의원들이 비판의 말을 쏟아내며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특히 인적쇄신 대상자로 지목된 것으로 알려진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는 연일 안 의원을 비난하며 "비열하다, 자리 욕심에 당 내분을 일으켰다"며 강한 어조로 몰아세웠다. 

'원조 찐윤'이자 '쌍권'으로 불렸던 두 사람은 안 의원이 자신들을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번에는 쌍권이 안 의원을 '혁신 대상'으로 지목하며 맞불 대응에 나섰다.

국민의힘 최다 6선인 조경태 의원과 친한계인 박정훈 의원도 안 의원의 혁신위원장직 사퇴를 두고 맹비난했다. 

차기 당권도전 의사를 밝히며 인적쇄신을 통한 혁신으로 당을 새롭게 정비하고 당원들의 평가를 받겠다고 한 안 의원이 당 내 비판 여론에 부딪히면서 전당대회까지 혁신의 기세를 몰아갈 수 있을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위원장을 사퇴하고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힘 혁신위 좌초…인적쇄신 거부에 安 전격 사퇴

안 의원은 7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대위에서 혁신위원 의결을 마치자마자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가 인적 쇄신 요구를 거부하고 합의 없는 혁신위원 인선을 발표했다, 이제 메스 대신 칼을 들겠다"며 혁신위원장을 전격 사퇴하고 차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은 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정치쇼> 인터뷰에서 당 내에 '거대한 벽'이 있다고 전하며 "인적쇄신 대상자가 직접적으로 거론되자 송 비대위원장이 곤란함을 내비쳤고 이어 혁신위원 구성을 두고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차기 총선 불출마, 탈당, 제명, 자격정지 등 여러 쇄신안 중 고민했던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선 "전체적으로 비대위에 맡겼고 쇄신수준은 비대위에서 정하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인적쇄신이 선행돼야 혁신위, 비대위가 성공하고 우리 당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누군가를 무조건 잘라야 된다고 한 것도 아니다"라고 피력했다. 

그는 2명의 이름이나 인적 청산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쌍권' 등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고 윤석열 정부 실패에서 자유롭지 않은 인사들에 대한 출당 또는 탈당 요구를 한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의힘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권성동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쌍권 安 작심비판 "자리 욕심에 당 내분 일으켜"

안 의원이 직접적인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당 내 '원조 찐윤'인 쌍권은 즉각 반발했다. 

권성동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혁신위원장이라는 중책을 자신의 영달을 위한 스포트라이트로 삼은 것은 그 자체로 혁신의 대상"이라고 날을 세웠다.

권 의원은 "어제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직을 돌연 사퇴하며 저와 권영세 의원을 '인적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뒤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며 "작금의 위기 상황에서도 일신의 영달을 우선하는 모습"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정치인이 주요 당직에 도전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지만 어려운 상황 속 힘겹게 모은 혁신 에너지를 자신의 정치적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분열의 언어로 혼란을 조장하고 그 혼란을 발판 삼아 개인의 지위를 탐하는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지난 주말 만나 대화할 당시 인적 쇄신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밝힌 권 의원은 안 의원의 사퇴를 두고 '급작스럽게 벌어진 철수 작전'으로 표현하며 "안 의원 주변에서 '쌍권'을 표적 삼아 인적 청산을 외치면 당 대표 당선에 유리하다는 무책임한 제안이 이어졌고 안 의원은 결국 자리 욕심에 매몰돼 이를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영세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안 의원 관련 언론보도를 공유하면서 '당을 내분으로 몰아넣는 비열한 행태'라고 직격했다.

권 의원은 "대선 패배 이후 당이 참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힘든 상황에서 일부 인사들이 자신의 이익 추구를 마치 공익인 양, 개혁인 양 포장하며 당을 내분으로 몰아넣는 비열한 행태를 보이는 점은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류의 행태를 보이는 인사들은 매우 독선적일 수밖에 없다, 아무런 당내 숙의 과정이 없었음에도 자기가 주장한 것은 다 개혁이고 반대하면 수구로 몰아붙인다"며 안 의원을 겨냥했다.

이어 안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의식한 듯 "이런 사람들이 실제로 지도자가 된다면 우리 당은 더욱더 어려워지고 혼란스러운 내분 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 차원을 넘어 우리 정치 전체에서 이런 비열한 행태는 반드시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우리 당이 어떻게 이 지경까지 됐는지 다 함께 냉정하게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지난 달  송언석 원내대표 주재로 열리는 4선 이상 의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내 비판여론 제기 "민주주의 무시, 무책임한 철수정치"

당 내 여론도 안 의원에게 너그럽지 못했다.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의 5대 개혁안이 받아들여지지 못한 상황에서 혁신위를 직접 제안했던 안 의원이 위원장까지 맡게 돼 혁신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했지만 닷새 만에 안 의원 스스로 말을 뒤집은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에 출연해 "회의도 한번 하지 않고 갑자기 사퇴한 것은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정치인은 정직해야 하고, 자기가 한 말에 대해 정확하게 책임 질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안 의원이 혁신위에서 당 대표 출마로 방향을 튼 데 대해 "정직하지 못한 표현으로 읽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누구든지 출마할 수 있지만 말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부족하다면 사과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 아래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친윤인 '언더찐윤'을 지칭하며 "이분들이 정교한 조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 순전히 자신들의 과오를 덮기 위한 일종의 이익 공동체로 형성돼 있다, 친윤은 폐족 선언하고 은퇴해야 당이 살아난다"며 당 내 주류를 향한 비판도 가했다.  

친한계인 박정훈 의원은 7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안철수 의원은 혁신위원장을 수락하기 전에 송언석 비대위원장으로부터 인적청산에 대한 확답부터 받았어야 한다"며 "혁신위원장 인선으로 스포트라이트를 실컷 즐긴 뒤 이제 와서 '친윤이 인적 청산을 거부해 그만두고 당 대표 나간다'고 하면 그 진정성을 누가 믿어주겠느냐, 똑같은 꼼수"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는 '안철수식 철수 정치', 이젠 정말 그만 보고 싶다"며 친윤계와 안 의원 모두에게 날을 세웠다. 

국힘 당협위원장 이재영·전 비대위원 박은식은 비대위 비난 

"혁신위서 우리만 빼내…의도 명백하다"

안 의원이 지난 2일 혁신위원장에 내정된 직후 혁신위원으로 모시기 위해 적극적으로 구애했던 이재영 국민의힘 강동을 당협위원장과 박은식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안 의원의 뜻을 존중하며 국민의힘을 향해선 비판의 목소리를 더했다. 

앞서 안 의원은 두 사람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혁신위 합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민의힘이 7일 오전 의결한 혁신위 인선에는 두 사람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재영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비대위가 혁신위 구성 과정에서 자신과 박은식 전 비대위원을 의도적으로 제외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비대위는 이번 혁신위에서 저와 박은식 위원장을 콕 집어서 빼냈다, 박 위원장과 저는 첫목회 소속이며 첫목회는 그간 당을 향해 개혁과 쇄신을 촉구해 왔다"며 "가장 강하게 당을 비판해 왔고 쇄신을 요구해 왔던 저희만 쏙 빠진 의도는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은 이번 혁신위를 통해 진심으로 당을 혁신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라며 "지금 우리 당은 그저 '혁신 호소인'일 뿐이다, 알량한 자리들을 지키느라 혁신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관성 그대로 지방선거까지 간다면 지방선거 대패는 볼 것도 없이 뻔하다, 친윤 중진들은 더 이상 대한민국 역사에 죄를 짓지 않기를 바란다"며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난했다. 

박은식 전 비대위원은 8일 오전 채널A라디오쇼 <정치시그널> 인터뷰에서 "인적 쇄신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어제 (혁신위 사퇴 후) 저에게 죄송하다고 말씀하시면서 진짜로 소위 말하는 쌍권에게 그런 조치를 하려고 했던 게 맞냐고 여쭤봤더니 맞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박 전 위원은 "개인적으로는 인적 쇄신을 한다는 게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개인이 정치를 하겠다는데 그걸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계엄을 계몽령이라고 했던 분들이 적어도 나와서 사과라도 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플랜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이 혁신위를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도구로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원래부터 혁신위를 열심히 하려고 했고 선거도 정말 열심히 도왔다, 그런 부분에서 저도 감동했고 도와달라고 하니 최대한 열심히 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인사를 지목해서 조치를 취하려고 한 것은 이분들이 대표성을 가진 분들이었기에 그렇게 추진을 하려고 했던 걸로 저는 이해했다, 진정성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8일 열린 브리핑에서 안철수 의원의 위원장직 사퇴로 혁신위 출범이 좌초한 국민의힘을 향해 "고쳐 쓸 수 없는 구제 불능 집단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野 혁신위 좌초에 "안철수 또 철수…구제불능" 비판

더불어민주당은 안 의원의 위원장직 사퇴로 혁신위 출범이 좌초한 국민의힘을 향해 "고쳐 쓸 수 없는 구제 불능 집단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안'철수라는 이름과 달리 또 다시 '철수'했고, 가장 단명한 혁신위원장이라는 불명예 기록만 남겼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송언석 비대위는 '쌍권 출당' 제안을 거부하며 전당대회만 관리하는 허울 좋은 기구로 드러났다"며 "더욱이 반탄 전력 의원의 집합체가 된 비대위는 혁신은커녕 구태 정치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안 의원은 국민의힘에 메스를 들겠다고 했지만 오염된 칼로는 수술이 불가능했던 것"이라며 "보수진영 내부에서조차 '혁신 의지 0점'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민은 어떠한 기대도 갖기 어렵다"고 피력했다.

그는 "알량한 당권 싸움에만 빠져 있는 국민의힘에 돌아갈 건 국민의 차가운 외면과 냉대뿐"이라며 "국민의힘은 안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남긴 '바뀌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을 되새기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계엄 및 탄핵과 단절할 마지막 기회"라며 안철수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응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안철수 행보 응원하며 "계엄 단절할 마지막 기회"

반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계엄 및 탄핵과 단절할 마지막 기회"라며 안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행보를 응원했다. 

이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의 혁신위원회가 출발도 하기 전에 좌초한 것은 돌발상황이지만 한편으로는 만성적인 문제이기도 하다"며 "개인적으로 혁신위원장을 해본 적도 있고, 당 대표를 하다가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는 것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윤핵관이 저항하면서 총공격을 받아서 당 대표에서 물러났던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그는 "안철수 의원이 책임 의식을 갖고 혁신위원장을 수락했겠지만 아마 큰 운동장에 30평짜리 운동장을 따로 긋고 그 안에서만 혁신하라는 주문을 계속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 의원도 그래서 '혁신위원장 수준의 권한으로는 손을 못 대겠다' 생각해서 더 큰 도전을 하려는 것"이라며 "안 의원은 계엄 초기부터 선명하게 입장을 가져온 유일한 인사인 만큼 어쩌면 국민의힘은 계엄, 탄핵과 단절할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며 안 의원의 대표 경선 선전을 응원했다.

앞서 조갑제 조갑제TV대표도 현 상황을 예견하듯 7일 안 의원의 사퇴발표 이전에 출연한 SBS라디오 <김태현의정치쇼>에서 '언더 찐윤'을 언급하며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언더 찐윤'이 당을 좌지우지한다"며 "이름이 별로 안 알려져 있는 사람들인데 안철수 혁신위원장이 아주 폭탄선언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인적 청산 없는 개혁은 말짱 도루묵이다, 인적 청산의 기준은 지난 1월 6일 윤석열 지키겠다고 관저로 몰려갔던 사람들 44명, 그 중에 아마 송원석 의원도 포함돼 있을 것 같은데 그 사람들은 다음 총선에 불출마한다든지 공천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세력이 없는 안 의원이 이를 뚫어내려면 언론과 여론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조 대표는 "찐윤에 대해 국민들한테 터뜨려 버려야 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