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벼랑 끝 국힘…극우인사에 흔들리는 전대, 기승전'한길'…극우화 반발, 안철수-한동훈 '전대 혁신연대' 움직임

'배신자 난동' 부린 전한길, 당원간 고성...'윤석열·전한길' 수렁에 빠진 국힘 전대 국힘 윤리위, 전한길 징계 논의…'전대 개입' 제재 못해...12일 부울경연설회도 참석 소란 예고 지도부는 징계고심, 최고위원 후보 8명 중 4명 '전한길 면접' 참여 내란특검·김건희특검 국힘 겨냥…의원들 줄소환 전망 김근식 "전한길, 정치 깡패랑 똑같아…인간적 가치도 없어" 한동훈-안철수 광주서 두 번째 만남, 전대서 연대할까 정청래 민주당 대표 "전한길·권성동 강력 조치하라" 맹공 민주당 "당대표 전한길 '윤어게인당' 창당하라""분당이 답"비판

2025-08-11     김성지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장동혁·조경태·김문수·안철수(왼쪽부터) 후보가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가 '혁신 경쟁' 대신 '친길(친전한길) 논란'에 빠져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소수야당이 됐다고는 하나 집권여당으로 오랜 시간 보수정당 자리를 지켜온 국민의힘이 극우 인사 한 명에게 당 분위기가 좌지우지되는 기승전'한길' 사태를 두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윤 어게인' 극우파인 전한길 씨는 자신과 뜻이 같은 극우세력 10만 명의 동반입당인 '10만 양병설'을 주장하고 있으며 당권주자들을 상대로 당대표후보 면접을 보며 윤 전 대통령의 재입당을 수용하느냐는 질문으로 당권주자들을 압박했다.

전 씨는 지난 8일 열린 후보자들 합동 첫 토론회에 책임당원이 아닌 기자 신분으로 참석해 찬탄파 후보들을 향해 '배신자'라고 외치며 난동을 부려 전당대회를 엉망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특검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차례로 소환하고 있어 윤 전 대통령의 관저로 몰려가 체포를 저지한 45명의 의원들이 추가 소환대상으로 예상되며 당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윤석열과 전한길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탄핵의 강을 건너기는커녕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정청래 민주당대표는 국민의힘의 위헌정당해산을 주창하고 있고, 특검 수사가 진행돼 극우 위헌정당, 계엄·내란 옹호당으로 규정된다면 분당 내지는 최악의 경우 실제 정당 해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달 김건희특검이 통일교 관련으로 권성동·이철규 의원의 의원실과 자택 압수수색과 '명태균게이트' 공천 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윤상현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당대표의 압수수색에 이어 오늘(11일) 내란특검은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지난해 12월 계엄 선포 당시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전체를 불러 조사할 방침으로, 특검의 칼끝이 당을 향해있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을 이끌 대표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에 개혁과 쇄신, 과거와의 단절은커녕 '윤 어게인'을 외치며 '12.3 불법위헌계엄'을 정당화하고 '부정선거' 논리를 펴고 있는 '극우' 인사 전한길 씨가 국민의힘 전대를 휩쓸고 있다.

지난 달 전 씨의 입당이 알려진 후 지도부가 설왕설래하며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사이 당권주자들은 극우와 합심해 토론회에 출연하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며 '윤 전 대통령 면회를 가겠다', '재입당을 허용하겠다', '계엄해서 다친 사람이 있나' 등의 발언을 하며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는 다른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심지어 극우 세력 한 명으로 인해 후보자들 간의 정책 경쟁보다 여전히 과거에 얽매이며 탄핵과 계엄 찬반을 두고 싸우는 상황이 돼버렸다.

전 씨는 스스로 입당을 밝힌 후 윤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전대에서도 '윤 어게인' 인사를 돕겠다고 공언하며 '전대 개입'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이후 전 씨는 자신의 공언대로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장 내부로 들어가 찬탄파 후보의 연설을 듣던 도중 당원들을 향해 "배신자" 구호를 외치도록 유도했고 이로 인해 지지자들끼리 고함을 치는 등 장내 소란 사태를 만들었다.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네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윤석열 블랙홀'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윤 어게인'을 외치는 전 씨가 전대에서 실제 소란을 일으키며 '전한길 블랙홀'까지 더해져 당내 갈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

국힘 전당대회 '배신자 난동' 부린 전한길, 당원간 고성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찬탄(탄핵 찬성) 진영의 출마자들을 향해 '배신자' 구호를 외치도록 유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영상 갈무리]

지난 8일 대구에서 합동토론회에서 전한길뉴스 발행인 자격으로 기자석에 앉은 전 씨는 반탄파 후보의 정견발표 때에는 손뼉을 치며 "잘한다"고 외쳤고 찬탄파 후보가 나왔을 때는 "배신자"라고 외치며 비난해 전당대회를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전한길뉴스의 기자 자격으로 전당대회에 참석한 전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 방송을 진행했으며 생중계 방송에서 전 씨는 "언론인 하니까 좋네. 기자석에도 이렇게 앉아 있고. <전한길뉴스> 차린 게 신의 한 수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연설회장 내에 취재진석에 앉아 반탄파 후보들의 연설 때마다 "잘한다"라고 말하거나 손뼉을 쳤다. 반면 찬탄파 후보들이 나왔을 때는 "배신자"라고 비난하거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당원석을 향해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특히 찬탄파인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의 소개 영상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내용이 나오자 자리에서 일어난 전 씨는 "심하다. 열 받네. 전한길이(를) 욕하고 지X이야"라며 분노한 표정을 그대로 드러낸 뒤 기자석을 벗어나 당원석 쪽으로 가 "배신자"라는 호응을 유도했다.

찬탄파인 조경태 당 대표 후보를 향해서는 "(당 지지율) 16%로 떨어진 거 너 때문이잖아. 안에서 내부 총질하니까 떨어지지. 윤석열이 때문에 떨어진 게 아니지. 민주당 가라. 조경태 민주당 가"라고 말하는 모습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됐다.

전 씨의 생중계 방송은 전당대회가 끝난 뒤 비공개 처리됐지만 당원들에게 "배신자"라는 호응을 유도하고 당원들 간에도 고성이 오가는 등 전 씨를 당원석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일부 당원들 간 몸싸움이 오가는 모습이 그대로 노출돼 전당대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윤석열·전한길' 수렁에 빠진 국민의힘 전당대회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당권주자들도 첫 연설에서 미래 청사진을 내놓기보다 전 씨를 비롯한 '윤 어게인' 세력을 포용할지 여부를 두고 공방만 벌였다.

반탄파인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윤 어게인도 함께 가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자 찬탄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반발했다. 극단 세력과 손을 잡는다면 대중 정당에서 멀어진다는 것이다.

후보들은 윤 전 대통령의 재입당을 놓고도 대립했다.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전 씨 등 보수 유튜버가 진행한 토론회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 재입당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내란 정당 늪으로 가는가", "제정신인지 모르겠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탈당한 윤 전 대통령은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특검수사를 받고 있고 재판까지 앞두고 있어 복당을 이야기할 상황이 아닌데도 반탄파 당권주자들은 80% 반영되는 당원 표심을 의식한 듯 '재입당 수용', '면회를 가겠다'는 발언 등을 하며 극우 결집 행보를 이어갔다.

야유와 고성이 오가며 지지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져 아수라장이 된 후보들 간의 첫 합동연설회 이후 '찬탄파' 주자들은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안철수 당대표 후보는 8일 토론회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전한길 미꾸라지 한 마리가 사방팔방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 전씨는 당을 접수하러 온 것처럼 기고만장하게 후보 대기실 앞까지 장악하며 인터뷰를 하고 기자 비표까지 수령해 전당대회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조경태 후보도 "합동연설회 훼방꾼 전한길을 출당하라. 각목만 안 들었지 지난 시절 정치깡패 용팔이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후보들 사이에서도 전 씨를 둘러싼 극우 논쟁이 번지며 정책 토론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방해 논란 당사자인 전한길 씨가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절차가 시작된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 징계의 부당함을 알리는 개인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힘 윤리위, 전한길 징계 논의…'전대 개입' 제재 못해, 12일 부울경 연설회도 참석 소란 예고

국민의힘 중앙당윤리위는 전당대회 방해 행위를 사유로 전 씨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당 지도부는 전 씨가 심각한 해당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가장 수위가 높은 징계인 제명을 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서울시당 윤리위에서 진행 중이었던 전 씨의 징계 관련 절차를 중앙윤리위에 이첩하도록 지시했고 중앙윤리위는 11일 전 씨의 징계 논의를 위한 첫 회의를 열고 전 씨에 대한 징계 개시를 의결했다. 윤리위는 오는 14일 오전 10시 30분에 회의를 재개하고 징계를 확정할 방침이다.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징계 수위는 제명부터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주의가 있고 그날 결정하게 된다. 전 씨가 이번에 한 행동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행동으로 지금까지는 언론을 통해서 보고 받았다"며 전 씨의 행동에 대해선 "위원장이 아니라 위원으로서 개인적 의견이지만 가볍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징계 개시에 이견은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이견이 조금 있었다. 이걸 과연 우리가 해야 되느냐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전 씨의 상징적인 의미로 볼 때는 해야 한다고 해서 만장일치로 징계 개시를 의결했다"고 답했다.

전 씨는 이러한 당 결정에도 불구하고 내일(12일) 예정된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도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비대위와 선관위 결정에 따라 취재자격과 권리당원 자격이 없는 전 씨를 전당대회장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막을 예정이지만 전 씨가 대회장 밖에서 발언하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이 또 한 번의 소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함인경 대변인은 선관위 회의를 마친 후 '밖에서 소란을 일으키면 어떻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장내는 제재할 수 있지만 밖은 권한이 있을까 싶다. 장내는 책임당원이 아니시고 언론인 경우 등록되지 않고 사전에 허가를 받은 언론인만 가능해서 회장에 들어오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도부는 징계고심, 최고위원 후보 8명 중 4명 '전한길 면접' 참여

국민의힘 전당대회 방해 논란 당사자인 전한길 씨가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절차가 시작된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에 대한 징계 요구서를 전달하기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당 지도부는 전대를 어지럽히는 전 씨에 대한 징계수위를 고심하고 있지만 이와는 달리 최고위원 후보 8인 중 무려 절반인 4명은 전한길, 고성국 씨 등 강성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공동 주최하는 합동 토론회에 출연한다. 당 대표 후보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에 이어 최고위원 후보들까지 '윤 어게인' 세력에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당대회를 열흘 가량 앞두고 표 결집력이 센 강성 성향 당원의 표심을 얻기 위해 앞 다퉈 극우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고성국TV·성창경TV·전한길뉴스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전 씨도 토론회 패널로 참여한 유튜부 토론회에는 김민수·김재원·김태우·손범규 최고위원 후보들이 참석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유튜버 성창경 씨는 후보들에게 "당에서 전 씨에 대해 전당대회 출입금지 조치 등 징계를 추진 중인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문수 대선후보에서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재원 후보는 "전 씨가 언론인 자격으로 전당대회를 취재한 건데 출입금지 조치는 보복조치라고 생각한다. 징계를 추진하는 게 맞나. 징계 절차를 중단할 것을 당 지도부에 강하게 요청했다"고 피력했다.

김 후보는 "오히려 김근식 후보가 전 씨를 강하게 공격하는 등 기획을 하고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라며 "특정인에 대한 공격을 통해 반사이익을 얻고자 하는 민주당식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김태우 후보는 "김근식 후보가 '심장병'이라는 용어를 쓴 것은 수위를 넘었다. 전 씨는 적절한 정도의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며 "상대 진영과 얼마나 잘 싸우는지 공격수를 뽑는 선거다. 그런데 대구 시민들에게 모욕을 주는 발언 자체가 징계감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손범규 후보는 "먼저 싸움을 걸어온 것에 대해 정당한 대응을 한 거라 생각한다. 출입금지와 징계조치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전 씨를 옹호했다.

김민수 후보는 "전 씨는 12월 3일 이후 국민의힘이 굉장히 어려웠을 때 혜성같이 날아왔다. 힘들 때 이용하고 싸움이 끝나면 내팽개치기 때문에 우리 당에 전사가 없는 것"이라며 "왜 김근식 후보가 전 씨를 공격한 것에 대해선 침묵하느냐"며 오히려 같은 당 후보를 비판하고 날을 세웠다.

김근식 "전한길, 정치 깡패랑 똑같아…인간적 가치도 없어"

국민의힘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가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8일 대구에서 개최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자신의 정견발표를 방해한 전 씨를 향해 "각목만 안 휘둘렀지 정치 깡패랑 똑같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에 출연해 "전 씨는 최소한의 인간적 가치도 없는 사람"이라며 "상대방과 생각이 다르지만 그 사람이 말을 할 때는 끝까지 경청하고 말이 끝난 다음에 정식으로 반박하고 논쟁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이 연설을 못 할 정도로 고함을 지르고 '배신자'라는 모욕적인 단어를 외쳐대는 것은 품격도, 예의도 없고 최소한의 인간적 가치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당에서 계엄을 비난하고 계엄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배신자라고 하나. 도대체 어떻게 된 사고방식인지 이해하기 힘들다"며 "책임당원들만 들어올 수 있는 자리에 언론인으로 가장해 들어와 사람들을 선동하고 고함을 지르면서 연설을 방해했다. 용팔이 깡패하고 뭐가 다른가"라고 날을 세웠다.

'보수의 심장 대구가 아니라 심장병에 걸린 대구'라고 한 발언이 지역 비하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말도 안 되는 교묘한 지역주의다. 다른 후보는 '보수의 심장이 멈춰 섰다'고 이야기했다"며 "계엄을 비판하고 탄핵에 찬성했고 혁신을 주장하는 제가 이야기하면 대구 지역 비하고 탄핵에 반대했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후보가 이야기하면 비장한 건가"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로 참고인 조사를 위해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란특검·김건희특검 국힘 겨냥…의원들 줄소환 전망

국민의힘을 향한 특검팀의 수사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김건희특검이 국민의힘 의원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내란특검은 오늘(11일)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계엄 당일 국민의힘 지도부가 계엄 해제 표결 불참을 유도했는지 들여다볼 예정으로 조 의원에 이어 김예지 의원도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계엄 선포 당시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18명에 불과하다. 특검은 조 의원을 상대로 국민의힘 지도부가 표결 불참을 지시했는지 등을 물을 예정이며, 실제 표결에 불참한 의원들은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의 지시에 따라 당사에서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검팀은 이러한 지시를 내린 배후에 윤 전 대통령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계엄 해제 요구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실제 해제를 선포하기까지 3시간 넘게 걸린 과정도 살피는 등 계엄 전후 상황에 대한 재구성에 나서면서 국무위원들은 물론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줄소환도 불가피하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7시50분쯤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도착했다. 수사에 응하게 된 계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 아직도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 당내에 내란동조 세력이 존재하고 있다. '윤어게인'을 주창하는 세력이 내란동조 세력"이라며 당내 극우를 겨냥했다.

이어 오후 1시쯤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나온 조 의원은 "12월3일 밤 11시 12분에 추 전 원내대표와 한 전 총리가 7분 이상 통화했던 게 나왔다. 한 전 총리가 당시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강행했다는 이야기를 추 전 원내대표한테 이야기했던 것으로 나와 있다"고 말했다.

오후 2시에는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도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지난해 12월3일 상황에 대해서 물어보실 것 같은데 제가 아는 대로 소상히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 당시 당 지도부 상황에 대해 김 의원은 "그날 본회의장으로 부르기도 했고 중앙당 당사 3층으로 부르기도 했다. 그게 몇 번 교차됐고 혼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문자를 보내서 본회의장에 와야 한다고 말씀하신 의원님도 있었다. 서로 연락 주체가 다르고 장소들도 달랐던 것이 (특검이) 궁금한 부분일 것"이라며 "제가 그 문자를 갖고 있는 것도 있다. 질문 주시는 대로 아는 대로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12월7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때는 찬성표를 던졌다. 특검은 김 의원을 상대로 표결에 참여하지 못한 경위와 배경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특검은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참여한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참고인으로 소환하는 등 계엄 해제 방해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에게도 참고인 조사 협조를 요청해 지난 7일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향후 특검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 권성동·윤상현·윤한홍 의원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들일 예정으로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특검에 줄줄이 소환될 전망이다.

한동훈-안철수 광주서 두 번째 만남, 전대서 연대할까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후보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왼쪽)과 한동훈 전 대표(왼쪽 세 번째),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맨 오른쪽)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 위원장(왼쪽 두번째) 취임식에 참석했다. 2025.8.11 [사진=안철수캠프 제공=연합뉴스]

한편 당내 개혁을 주장하고 있는 한동훈 전 대표와 안철수 당대표 후보는 지난 달 19일에 이어 오늘(11일)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지난 달 비공개 회동 이후 광주시에서 열리는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위원장 취임식에 함께 참석하며 만나는 것으로 두 사람은 "개인 자격으로 김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자리에는 찬탄파로 분류되는 김근식·양향자·우재준 최고위원 후보도 집결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개혁 성향 후보들이 한자리에 집결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달 19일 서울 경복궁 인근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오찬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당 쇄신과 재건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폭넓은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와 안 후보 모두 윤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에 앞장섰던 전 씨의 행태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바 있어 오늘 만남에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당내 혁신을 목표로 한 '전당대회 혁신 연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지난 7월 19일 서울 경복궁 인근 식당에서 오찬을 하고 있는 모습. 안철수-한동훈 '찬탄-혁신파'는 8월11일에 광주에서 두번째 만남을 가졌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

정청래 민주당대표 "전한길뿐만아니라 권성동, 추경호도 강력 조치하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상황을 두고 여권에서도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한길 뿐 아니라 권성동, 추경호 등 의혹 당사자들을 강력조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합동 연설회에서 소란을 일으킨 전한길 씨에 대해 징계에 착수한 것을 언급하며 전 씨 뿐만 아니라 특검 수사 선상에 오른 권성동·추경호 의원에 대해서도 당 차원에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남의 집 간섭하기 전에 자기 집안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또 다른 글에서는 "통합진보당 사례에 비춰보면 국민의힘은 10번, 100번 정당 해산시켜야 한다"고 재차 주장하며 "통진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음모혐의, 내란선동만으로 정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당원의 죄는 통진당보다 10배, 100배 더 중한 죄 아닌가"라고 적시했다.

민주당 "당대표 전한길 '윤어게인당' 창당하라" "분당이 답" 비판

전 씨의 소란을 두고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전 씨를 당 대표로 하는 '윤어게인' 신당을 창당하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박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언제까지 내란 놀이를 계속하려는지 국민은 지겹다. 차라리 윤석열 고문, 전한길 대표, 김문수 사무총장으로 '어게인 윤 신당'을 창당하면 찬탄당, 반탄당도 어울리겠다. 분당이 답"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씨,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최근 논란들을 언급한 뒤 "역사와 국민은 내란 세력을 이승만의 자유당, 박정희의 민주공화당, 전두환의 민주정의당처럼 역사의 뒷마당으로 국민의 힘으로 사라지게 하리라 믿는다. 곧 특검에서 부를 테니 조용히 기다리라"며 비판했다.

권향엽 민주당 대변인도 11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전한길 홍보대회', '윤 어게인 궐기대회'로 전학했다. 지도부 후보자들의 존재감은 없이 '배신자'를 연호하며 전한길에 놀아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권 대변인은 "전한길에 대한 징계를 지시했지만 '징계가 능사가 아니'라는 김문수 후보, '전한길 한 사람을 악마화하고 극우 프레임으로 엮으려' 한다는 장동혁 후보까지 당대표 후보자들은 전한길을 감싸기 급급하다"며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아닌 '윤 어게인 궐기대회'로 지금이라도 이름을 바꾸라. '윤 어게인' 당심에 구애를 펼치며 '윤석열당'으로 퇴행하는 꼴이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국민들은 하루빨리 내란을 척결하고 미래를 위한 의제로 넘어가길 바라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내란 한길'로만 걸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란의 추억과 결별하고 건전한 야당의 모습으로 논의 테이블에 둘러앉는 모습을 보여달라"며 "위헌정당 해산까지 각오하며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은 부디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