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李 대통령, 이시바 日총리와 23일 한일정상회담…한일·한미일 공조 강화
李, 트럼프 만나기 전 23~24일 방일…셔틀외교 재개 일본과 관계 개선에 '진심'…원폭 피해자 위로 메시지도 이시바 "한일, 더 나은 미래로 나가자" 韓日, 트럼프 관세 공동 대응 하나 북핵 대응 및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논의 전망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직전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23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한다.
한국과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 일본과 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협상 레버리지를 삼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나아가 북한을 대화의 자리로 유도하기 위해 북미정상회담뿐만 아니라 이시바 총리에게 북일정상회담을 제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李, 트럼프 만나기 전 이시바와 정상회담…셔틀외교 재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 방문에 앞서 8월 23일부터 24일까지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 및 만찬 일정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는 25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시바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먼저 가지는 셈이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한일·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강 대변인은 "회담을 통해 한일 정상은 양국간 미래지향적인 협력의 발판을 공고히 하고, 한일·한미일 공조 강화방안은 물론 역내 평화 안정, 지역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일간 셔틀외교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은 "양국 정상은 지난 6월 셔틀외교를 조속히 재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이번 방일을 통해 양 정상 간 개인적인 유대 및 신뢰 관계가 더욱 깊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한일 정상회담을 공식화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영부인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이 대통령과 회담하고 만찬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과 일본은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국가"라면서 "현재 전략환경에서는 한일관계,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과 관계 개선에 '진심'…원폭 피해자 위로 메시지도
이시바 "한일, 더 나은 미래로 나가자"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일본과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휴가 중이던 지난 5일 원자폭탄 피해를 본 재일동포들과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며 상흔 치유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80년 전 타국에서 역사의 격랑을 겪으며 고통받았을 원폭 피해 동포들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2017년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우리 정부는 원폭의 상흔을 치유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취임 후 첫 외교 무대였던 G7정상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를 만나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일본은 마치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집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미래지향적 관계를 강조했다.
이어 "특히 통상 환경이나 국제 관계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가까운 관계에 있고, 또 보완적 관계에 있는 한국과 일본이 많은 부분에서 협력하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도 이 대통령에게 각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시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며 "직접 만나 뵙는 것은 처음이지만 일본의 TV 방송에서 매일 나온다. 그래서 처음 뵙는 것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대단히 기념비적인 해"라며 "정부, 기업 간뿐만 아니라 국민 간 교류도 60주년을 계기로 해서 더 많이 활성화되고, 양국 간 협력과 공조가 이 지역 그리고 세계를 위해 더 많은 도움이 되는 그런 관계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시바 총리는 주일 한국 대사관이 주최한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행사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축사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고 나가자"고 제안했다.
최근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이시바 총리를 만나 양국간 협력을 재차 강조했다.
조 장관은 지난달 30일 이시바 총리를 만나 이재명 대통령의 안부 인사를 전하고 양국 정상간 셔틀외교 재개를 비롯해 한일 고위급 교류 및 협력 확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총리는 조 장관의 방일을 환영하면서 "현재 한일 관계의 양호한 기조를 유지, 발전시켜 가는 동시에 한미일 협력 또한 진전시켜 가자"고 말했다.
韓日, 트럼프 관세 공동 대응 하나
북핵 대응 및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논의 전망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양국간 협력 강화를 위한 사안과 북한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이날 한일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23일 이시바 총리와 회담에서 한일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협력을 확인할 것"이라고 해설했다.
이어 "핵·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북한 대응과 한일, 한미일 안전보장 협력도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먼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 대응한 한일 양국의 통상 협력이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일본은 최근 미국 정부와 관세 협상을 타결했지만 추가 관세 및 투자 압박이 들어오는 상황이다. 이에 양국은 관세·통상 이슈에 대한 협력 의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일본 주도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도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PTPP는 미국과 중국이 빠진 일본 중심의 소다자주의 통상 체제다. 시장 개방 수준이 높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관세가 철폐되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이 CPTPP에 가입할 경우 가입국과의 무역 개방 효과를 더 크게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에게 북일 정상회담 추진을 요청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3일 유튜뷰 김어준의뉴스공장에서 "이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를 만나는 자리에서 북일정상회담을 가능한 한 빨리 하는 것이 좋겠다. 우리는 서울에서 평양을 직행하기가 지금 현실적으로 어려우니까 도쿄를 돌아서 평양으로, 워싱턴을 돌아서 평양으로 갈 수도 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서 북한과 대화를 서둘러라 하는 얘기를 동시에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본 수산물 수입 규제 완화 등도 의제로 올라올 전망이다.
앞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은 최근 방한해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 철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정상회담 의제는 아직 정해진 건 아니다"면서 "수산물 수입규제 완화는 일본의 관심사다. 우리는 기본 입장에서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