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李대통령, 광복 경축식 '적·청·백' 넥타이 매고 '국민통합' 행보…'빛·평화' 강조…안철수, 조국사면 항의

80주년 광복절 경축식 이모저모…취임선서와 같은 넥타이 매고 등장 통합 메시지 전하며 '빛' 강조, 독립·평화·민주 언급 多 대외 메시지도 '대화·협력' 방점…25분 연설에 수차례 박수 여야 광복절 논평 대립…與 "현대판 밀정 뉴라이트 사퇴해야"-野 "조국·윤미향 파렴치범 사면" 안철수 의원, 조국 사면 반대하며 플래카드 항의하기도

2025-08-15     김성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광복 80주년을 맞은 8·15 경축식에서 지난 6월 4월 대선 다음날 실시한 취임선서식 때와 동일하게 '적·청·백'이 사선으로 들어간 넥타이를 매고 나와 '통합'을 강조했다. 김혜경 여사는 하얀색 한복을 입고 이 대통령의 반걸음 뒤에서 등장했다.

광복절 경축사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빛'과 '평화'로, 비상계엄과 내란을 극복하고 들어선 정부임을 강조함과 동시에 대외적으로 미래지향적 메시지를 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함께 찾은 빛, 대한민국을 비추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광복절 경축식에는 이 대통령과 김 여사를 비롯해 독립유공자와 유족, 국가 주요 인사, 주한 외교단, 시민, 학생 등 약 2500여명이 참석해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선열들의 희생을 기렸다.

'국민 모두가 광복의 순간과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주인'이라는 뜻이 담긴 행사의 단상에는 80주년을 상징하는 태극기 80개가 비치됐다. 개막 공연 '아리랑 랩소디'에서는 독립유공자 후손 80명이 무대에 함께 올랐으며 국민의례 순서에서는 현재 사용되는 태극기와 더불어 독립운동 당시 사용된 태극기 8개가 함께 등장했다.

엄숙하지만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된 행사에서는 2021년 고 홍범도 장군의 유해 국내 봉환 시 국민특사로 동행했던 배우 조진웅 씨가 나와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를 비판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비상계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직언했던 조진웅 씨는 힘찬 목소리로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라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낭독하며 현장의 경건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행사 중에는 고 이은숙 씨 등 독립유공자 후손 5명에게 대통령 포상이 수여됐으며 이번 광복절을 맞아 총 311명이 독립유공자로 선정됐다.

진행을 맡은 배성재 아나운서는 "나라를 되찾겠다는 선열들의 뜨거운 마음을 담아 제80주년 경축식을 시작하겠다"라며 포문을 열었고 이어진 경축 공연은 백범 김구 선생이 꿈꾼 문화강국의 모습을 강조하는 무대로 꾸며졌다. 80년의 대한민국 역사를 보여주는 '광야(광복)-사계(산업화 시대)–상록수(민주화 시대)–그곳에 올라(오늘날의 대한민국)' 등 네 곡을 부르며 대한민국의 긴 시간을 함축해 보여줬다.

이어 인공지능(AI)기술로 재현한 1946년 제1주년 광복을 기념하는 김구 선생의 만세삼창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통합 메시지 전하며 '빛' 강조, 독립·평화·민주 언급 多
대외 메시지도 '대화·협력' 방점…25분 연설에 수차례 박수

이 대통령은 약 25분간 한 연설에서 빛과 평화를 강조했다. 축사에서 "우리 선조들이 되찾은 자주독립의 빛이, 우리 국민이 이룬 민주주의의 빛이, 우리 앞날을 밝히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독립과 평화, 민주, 미래, 주권 등을 언급하며 미래 100년을 그리자고 전했다. 특히 민주국가 등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국민의 성취로 일궈 온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각시켰고, 북한과 일본 등 다소 민감한 국가를 향한 대외 메시지도 갈등보다는 평화에 초점을 맞춰 협력과 대화를 강조했다. 북한을 향해선 '북', '북측'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했다.

독립유공자에 대한 합당한 예우를 강조하며 "독립운동가 모욕하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 안 된다"고 일침을 놓는 대목에서는 보다 큰 박수가 쏟아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여야 광복절 논평 대립…與 "현대판 밀정 뉴라이트 사퇴해야"-野 "조국·윤미향 파렴치범 사면"

여야는 15일 제80주년 광복절을 맞아 독립운동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렸지만 정치적 입장을 두고는 대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독립 계승을 이유로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뉴라이트' 기관장 사퇴를 촉구했고, 국민의힘은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윤미향 전 민주당 의원을 비판했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5일 서면브리핑에서 "독립운동 영웅들을 기억하며 독립 정신을 계승하겠다"며 "그 시작으로 윤석열 정부의 뉴라이트 기관장 사퇴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독립과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그들은 현대판 밀정으로 역사와 국민 앞에 진심으로 성찰하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며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와 함께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 특별한 희생에는 최고의 예우로 보답한다'는 국정철학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국을 위해 이름 없이, 얼굴 없이 사라져간 숨은 독립운동가와 발자취를 찾아내 우리 역사와 국민의 가슴 속에 새기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며 "불법 계엄과 내란을 극복하고 민생 회복과 사회 개혁을 위한 '빛의 혁명'과 시대정신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피력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5일 논평에서 "독립 영웅, 애국지사들께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며 "선열들이 목숨 걸고 지키고자 했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고 부패와 독선에 맞서 싸우며 진정한 국민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실현하겠다"며 광복절 의미를 되새겼다.

다만 최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정부 들어 선열들이 피로 지킨 자유민주주의 가치가 심각하게 흔들리며 훼손되고 있다"며 "위안부 할머니 후원금 횡령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파렴치범을 광복절 특사로 사면하고 이를 국민통합이라 자화자찬하는 대통령과 숨을 나누며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함인경 대변인도 15일 논평에서 "빛 대신 빚만 남은 광복절 취임식, 다음 청구서는 누구 몫이냐"며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내려진 사면은 결국 정치적 빚을 청산하는 결재였고 윤 전 의원 사면은 국민이 대신 짊어질 마음의 빚이 됐다. 광복 80년의 기념식은 정치권력의 거래와 빚 갚기, 사법 절차 무력화의 장이 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경축사를 마치고 자리를 향할 때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안철수 의원, 조국 사면 반대하며 플래카드 항의하기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철수 당대표 후보는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하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축사를 하는 중에 일어서서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라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25분 가량 진행된 경축사에서 안 후보는 가만히 서서 무언의 항의를 했고, 대통령 경호처에서 제지를 하기도 했지만 제자리에 선 채 플래카드를 든 것이 전부라 강한 제지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축사를 마친 이 대통령은 안 후보 앞을 지나쳤지만 안 후보에게 눈길을 주지 않은 채 자리로 돌아갔다.

앞서 안 후보는 지난 11일 특별사면이 발표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겨냥하며 "당신은 친명 개딸들이 대한민국에 심어놓은 밀정이자 매국노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12일에는 "내 편 죄는 면해주고 야당은 내란 정당으로 몰아 말살시키는 것이 정치복원이냐"라며 "정치보복을 잘못 쓴 것 아니냐"며 강한 비판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