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2차 TV토론] 찬탄파 "尹·계엄 옹호가 문제" vs 반탄파 "분열이 더 위험"
장동혁 "무도한 수사 예상했는데 특검 왜 찬성했나" 안철수 "그래야 지선 승리" 김문수 "당원 명분 요구, 법률적 근거 없어" 조경태 "범죄 혐의 드러나면 적극 응해야" 김문수 "계엄, 반대...탄핵 찬성엔 책임 느껴야" 장동혁 "임기 단축 개헌 등으로 풀었어야" 19일 3차 토론, 22일 전당대회서 최종 승부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7일 2차 TV토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비상계엄, 김건희 특검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윤석열 책임론'을 거론한 찬탄파(탄핵 찬성)와 '분열 극복'을 강조한 반탄파(탄핵 반대)가 맞서며 당내 갈등의 단면이 드러났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장동혁·조경태·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진행된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자 2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했다.
먼저 '대선 패배와 지지율 하락, 위기에 처한 국민의힘. 이것을 버려야 국민의힘이 산다. 이것은 무엇인가'라는 일문일답에 찬탄파와 반탄파의 답이 극명하게 갈렸다.
찬탄파 조 후보와 안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계엄 옹호"를 꼽았다.
조 후보는 "불법 비상계엄으로 국민들께 많은 고통을 주고 큰 피해를 입혔다"며 "보수의 가치를 버리고 국민의힘과 국민을 배신한 윤석열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로 계엄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이 나왔다"며 "이것을 지키는 것, 법치주의를 지키는 게 진정한 보수의 길"이라고 했다.
반면 반탄파 장 후보와 김 후보는 모두 "분열"을 문제의 핵심으로 지적했다.
장 후보는 "밖에 있는 50명 적보다 안에 있는 한 명의 적이 훨씬 더 위험하다"며 "국민의힘을 하나로 모을 때 국민의힘이 살 수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우리가 서로 다른 의견을 모여서 대화하고 토론하고 함께 해나갈 때 바로 하나의 단결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김건희 특검에 대해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장 후보는 "무도한 수사를 예상했으면서 왜 찬성했느냐"며 안 후보를 몰아세웠고, 안 후보는 "빨리 털어야 지방선거에서 이긴다"고 응수했다.
조 후보는 김 후보에게 "김건희 특검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통일교와 관련된 내용"이라며 "물론 제1야당에 침탈한 행위는 막아야 하지만 원인 제공한 자가 누군지 봐야 한다. 김건희 관련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 후보가 "지금 통일교든지, 김건희든지 우리 당에 당원 명부를 내놓으라고 할 어떤 법률적 근거가 있나"라며 "당원 중에 불법 비리 혐의가 있어야 내놓으라 해야 하지 않나"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조 후보는 "특정 종교가 윗선에 의해 강압적으로 입당하거나 지시로 집단 입당하는 건 헌법 유린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헌법 유린 행위가 됐으면 그 사람을 처벌해야지, 왜 국민의힘 당사에 와서 500만명 당원 명부를 다 보자, 통일교인 100만명과 맞춰보자고 하는 게 합법인가"라며 "그러면 우리 당을 압수수색 하러 와서 500만명 명단 내놓으라고 하면 조 후보가 당대표 되면 다 내줄 건가"라고 되물었다.
조 후보는 "500만 당원 지켜내야 하지만 범죄 혐의 있는 사람들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우리 지도부와 특검이 협의 중에 있다고 하는데 범죄 혐의 뚜렷이 드러나는 부분은 적극 특검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문제도 뜨거운 쟁점이었다.
김 후보는 조 후보의 '12.3 비상계엄이 옳았다는 건가, 잘못됐다는 건가'라는 물음에 "비상계엄에 반대한다고 여려 번 말했다. 제가 (국무회의 등에) 참여했다면 적극적으로 대통령께 반대해서 말려서 계엄이 안 됐을 것이다. 안타깝고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조 후보가 '계엄이 잘못했으면 당연히 윤 전 대통령을 파면시키는 게 이치로 옳지 않나'라고 묻자, 김 후보는 "헌법재판소 탄핵 결과는 안 받아들일 수 없다. 판결 자체는 유효하다"면서도 "우리가 뽑았던 박근혜 대통령도 탄핵 당하고 임기 못 마치고 감옥 가고 윤 대통령도 이렇게 된 건 우리 내부 분열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어려울 때 단결하지 못해서 우리가 뽑은 대통령들을 다 감옥에 보내고 탄핵에 찬성한 분들도 깊이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의 민주당이 계속 전 국무위원과 감사원장까지 다 탄핵해서 국정을 운영할 수 없고 예산도 다 삭감하는 만행을 부렸다. 입법권을 과도하게 행사해서 행정부를 유지할 수 없는 수준까지 했기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선택이 잘됐다는 게 아니라 그런 사정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후보는 "세이브코리아 집회에서 '계엄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한 말이 무슨 뜻이냐"는 조 후보의 질문에 "50년 넘게 교회를 다닌 크리스천이다. 세이브코리아라는 집회는 크리스천들이 모인 집회였다. 그 집회에서 성경적 의미로 말했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 역사는 어려울 때나 힘들 때나 좋거나 나쁜 상황에서나 늘 쉬지 않고 하나님은 우리 역사 가운데 개입하고 계시고 그 어떤 것도 결국은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다는 것"이라며 "하나님의 계획이 있기에 뭐가 잘못됐고 맞고 틀리고 정당화된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했다.
장 후보는 "(비상계엄 해제결의안) 표결에 다시 참여해도 해제 표결을 할 것"이라면서도 "계엄의 잘잘못을 떠나서 반드시 탄핵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임기 단축 개헌을 포함해 정치적으로 풀어낼 방법도 있었다. 윤 대통령이 임기 단축 개헌을 포함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풀 수 있게 당에 모든 권한을 위임했었다"며 탄핵 불가론을 재차 밝혔다.
또 장 후보는 "(자신을 공개 지지한) 전한길씨가 계엄령을 계몽령이라며 윤 어게인을 주장한다. 그 주장은 계엄이 정당하다는 주장인데 장 후보의 주장과 모순되는데 어떤 입장인가"라는 조 후보의 질문에 "계몽령을 계엄이 잘됐다는 주장으로 이해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국민의힘은 19일 3차 TV토론을 진행한 뒤, 20일부터 이틀간 책임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22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를 뽑으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6일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당선자를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