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블랙록 CEO와 "한국을 '아태 AI 수도로"...美 의원 만나 "관세협정, 상업적 합리적 보장해야"
유엔총회 참석차 美뉴욕서 3박5일 일정 블랙록과 MOU 체결..."AI·재생에너지 전환 위해 대규모 투자 공동 준비" 美 의원 만나 "구금 사태 재발 않길"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 도착해 유엔총회 참석을 비롯해 3박 5일의 유엔총회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오경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첫 일정으로는 이날 오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WEF) 의장을 접견했다.
대통령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은 현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 만남은 인공지능과 에너지 전환, 인구 변화라는 인류의 세 가지 대전환 과제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동시에 한국과 글로벌 투자사 간 전략적 협력을 위한 공감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래리 핑크 회장은 "AI와 탈탄소 전환은 반드시 함께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고, 이는 전 세계가 함께 가야할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한국이 '아시아의 AI 수도(AI Capital in Asia)'가 될 수 있도록 글로벌 자본을 연계하여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말했다고 하 수석이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한국의 아시아·태평양(아태) AI 수도 실현을 위해 협력할 수 있게 되어 환영한다"며 "긴밀하고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이번 협력 관계를 실질적인 협력 성과로 이어지게끔 하자"고 강조했다. 또한 래리 핑크 회장을 직접 한국에 초대했다.
특히 이번 접견을 계기로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블랙록 회장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국내 AI 및 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인프라 협력을 논의하고 한국 내에서 급격히 늘어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적 접근법을 함께 모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한국 내 '아태 AI 허브'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기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두는 방안을 협의했다. 국내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아태 지역의 수요까지 아우르는 AI 데이터 거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라고 하 수석은 설명했다.
나아가 MOU에는 향후 5년간 아태 지역 AI 및 재생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를 공동으로 준비하는 내용도 명시했다.
하 수석은 "양측은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한국을 아태 지역에서 글로벌 자본과 기업들이 신뢰할 수 있는 거점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할 계획"이라며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반도체, 배터리, 통신, 보안, 냉각 기술에 더해 재생에너지 발전과 저장 장치, 송배전망까지 결합하여 국내 기업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초대형 통합 프로젝트를 추진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美 의원 만나 "구금 사태 재발 않길...관세협상 과정서 상업적 합리성 보장해야"
이 대통령은 이어 미 상원 외교위 및 하원 외무위 소속 의원 4명을 접견했다. 공화당 영 김 하원의원, 민주당 진 섀힌 상원의원,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과 한미동맹 강화, 한미 경제협력 확대,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의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이 안보, 경제, 첨단기술을 포함한 제반 분야에서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해 나갈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하며 "양국이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미 의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이에 미 의원들은 "오늘 대통령 예방을 위한 의원단이 미 상·하원, 공화·민주당을 포함해 구성된 것은 굳건한 한미동맹에 대한 미 의회의 강력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난 달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만큼 앞으로 조선, 바이오, 방산 분야 등에서 양국의 산업 및 기술 협력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도록 의회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또한 이 대통령이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우리 전문 인력의 구금과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하자, 미 의원들은 "비자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을 표명하고, 양국 정부의 비자 개선 노력이 '한국 동반자법(Partner with Korea Act)'의 의회 통과에도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외환시장에 불안정이 야기될 우려가 있지만 결국 양측이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도움이 된다면 미국이 '피스메이커'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하며 '페이스메이커'로서 이를 지원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과 북미대화 재개 및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재차 강조하며 미 의회의 관심과 협력을 당부했다.
이에 미 의원들은 "북핵 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이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우리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길 바라며 미 의회 차원에서도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