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블랙록 CEO와 "한국을 '아태 AI 수도로"...美 의원 만나 "관세협정, 상업적 합리적 보장해야"

유엔총회 참석차 美뉴욕서 3박5일 일정 블랙록과 MOU 체결..."AI·재생에너지 전환 위해 대규모 투자 공동 준비" 美 의원 만나 "구금 사태 재발 않길"

2025-09-23     김민주 기자
유엔총회 참석차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환송객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 도착해 유엔총회 참석을 비롯해 3박 5일의 유엔총회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오경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호텔에서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 의장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첫 일정으로는 이날 오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WEF) 의장을 접견했다. 

대통령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은 현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 만남은 인공지능과 에너지 전환, 인구 변화라는 인류의 세 가지 대전환 과제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동시에 한국과 글로벌 투자사 간 전략적 협력을 위한 공감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래리 핑크 회장은 "AI와 탈탄소 전환은 반드시 함께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고, 이는 전 세계가 함께 가야할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한국이 '아시아의 AI 수도(AI Capital in Asia)'가 될 수 있도록 글로벌 자본을 연계하여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말했다고 하 수석이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한국의 아시아·태평양(아태) AI 수도 실현을 위해 협력할 수 있게 되어 환영한다"며 "긴밀하고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이번 협력 관계를 실질적인 협력 성과로 이어지게끔 하자"고 강조했다. 또한 래리 핑크 회장을 직접 한국에 초대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호텔에서 AI 산업 글로벌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WEF) 의장 겸 블랙록 회장,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연합뉴스] 

특히 이번 접견을 계기로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블랙록 회장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국내 AI 및 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인프라 협력을 논의하고 한국 내에서 급격히 늘어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적 접근법을 함께 모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한국 내 '아태 AI 허브'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기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두는 방안을 협의했다. 국내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아태 지역의 수요까지 아우르는 AI 데이터 거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라고 하 수석은 설명했다. 

나아가 MOU에는 향후 5년간 아태 지역 AI 및 재생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를 공동으로 준비하는 내용도 명시했다.

하 수석은 "양측은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한국을 아태 지역에서 글로벌 자본과 기업들이 신뢰할 수 있는 거점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할 계획"이라며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반도체, 배터리, 통신, 보안, 냉각 기술에 더해 재생에너지 발전과 저장 장치, 송배전망까지 결합하여 국내 기업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초대형 통합 프로젝트를 추진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美 의원 만나 "구금 사태 재발 않길...관세협상 과정서 상업적 합리성 보장해야"

이 대통령은 이어 미 상원 외교위 및 하원 외무위 소속 의원 4명을 접견했다. 공화당 영 김 하원의원, 민주당 진 섀힌 상원의원,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과 한미동맹 강화, 한미 경제협력 확대,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의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이 안보, 경제, 첨단기술을 포함한 제반 분야에서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해 나갈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하며 "양국이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미 의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이에 미 의원들은 "오늘 대통령 예방을 위한 의원단이 미 상·하원, 공화·민주당을 포함해 구성된 것은 굳건한 한미동맹에 대한 미 의회의 강력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난 달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만큼 앞으로 조선, 바이오, 방산 분야 등에서 양국의 산업 및 기술 협력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도록 의회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또한 이 대통령이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우리 전문 인력의 구금과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하자, 미 의원들은 "비자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을 표명하고, 양국 정부의 비자 개선 노력이 '한국 동반자법(Partner with Korea Act)'의 의회 통과에도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외환시장에 불안정이 야기될 우려가 있지만 결국 양측이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도움이 된다면 미국이 '피스메이커'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하며 '페이스메이커'로서 이를 지원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과 북미대화 재개 및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재차 강조하며 미 의회의 관심과 협력을 당부했다.

이에 미 의원들은 "북핵 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이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우리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길 바라며 미 의회 차원에서도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