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여야 지도부, 잇따라 부산행…내년 지방선거 '부산 쟁탈전' 본격화

민주당, 해수부 이전·동남권 메가시티 앞세워 부산 공략 李 대통령,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전재수, 지역 상공인과 간담회 국민의힘, 이틀간 PK 순회…범보수 연대로 '부산 사수'

2025-09-23     김승훈 기자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울경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부울경 지역위원장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여야가 약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에 뛰어들었다. 특히, 내년 지선 승리의 최대 승부처로 인식되는 부산을 놓고 쟁탈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연내 이전'을 추진하며 지역 민심은 정부와 여당에 기울고 있다. 여기에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영화 산업 활성화'도 약속했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 역시 지난 18일 '2025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에 참석해 부산 민심을 공략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3일 부산을 찾아 부산·울산·경남 현장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부산 지역 숙원 사업을 '예산'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PK 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자 국민의힘도 이틀간 지역을 돌며 '수성'에 공을 들였다.

민주당, 해수부 이전·동남권 메가시티 앞세워 부산 공략

민주당은 23일 부산을 찾아 '부산·울산·경남 현장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청래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약속한 부산·울산·경남 30분 시대를 위해 지역 균형발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기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며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여러 인프라를 확충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니 10대 현안 중 교통문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부산 4건, 울산 3건, 경남 2건 등"이라며 "이재명 대통령도 동남권 메가시티 성공을 위해 광역교통망 구축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말씀하신 만큼 교통문제에 있어 이번 기회에 많은 부분이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 1순위 과제로 꼽았는데 최근 사업이 더딘 부분이 있지만 다행히 내년 정부 예산에 6889억원이 반영됐다"며 "당에서도 협력하고 적극적으로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는 단순히 각 지역이 함께 발전하는 것을 넘어 우리나라가 균형있게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중요 과제"라며 "김천과 거제를 연결하는 남부내륙철도 건설 산업 등 교통현안도 심도있게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민주당이 부산을 찾은 것은 내년 지방선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2년차인 2018년 치러진 6·13 지방선거에서 부산에서 승리한 바 있다. 당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55.2%의 득표율로 민주당 역사상 처음으로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현재 지역 민심은 어느 때보다 민주당과 정부에 우호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해수부 연내 이전'을 공식화하면서 지역 발전 기대감이 높아진 덕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 조사를 실시한 결과(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민주당은 41%를 기록하며 국민의힘(24%)을 크게 앞섰다. PK에서도 민주 38%·국힘 27%로 전체 지지율과 비슷했다.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도 60%를 기록한 가운데 PK에서 긍정평가는 53%를 나타냈다.

李 대통령,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전재수, 지역 상공인과 간담회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부산을 찾았다. 이 대통령은 20일 김혜경 여사와 함께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영화의 전당에서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상영작인 '극장의 시간들'을 관람하고 침체돼 있는 국내 영화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부국제는 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이지만 지난 정부에서 지원 예산을 줄여 영화계는 물론 지역에서도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 관련 예산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는 '2026년 영화 분야 예산 정부안'을 2025년 대비 669억 원(80.8%) 늘어난 1498억 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코로나19 긴급 지원이 편성됐던 2022년을 제외하면 역대 최대 규모다.

부산시장 출마설이 도는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이보다 앞선 지난 18일 지역 상공인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전 장관은 "해수부 기능을 강화하고 HMM 본사 역시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오후에는 부경대에서 열린 지역 해양·수산업계와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해양·수산업계는 대통령 소속 국가해양위원회 설치, 55보급창 이전 등 해양수도 부산 실현을 위한 11개 정책을 제안했다. 전 장관도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이틀간 PK 순회…"부산 발전에 모든 당력 쏟겠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당 지도부가 15일 부산 수영구 남천동 부산시당에서 열린 첫 현장최고위원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정부와 여당이 부산 탈환에 나서자 국민의힘은 '텃밭 사수'에 나서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15일 취임 이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부산에서 열었다. 특히 해수부 이전 반대 입장을 180도 바꿔 해수부 기능 강화를 비롯해 수도권 일극체제와 지역 불균형을 극복할 새로운 중심축으로서 부산 발전에 모든 당력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15일 오전 부산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산이 더 큰 도약을 이루려면 해수부의 물리적 이전뿐 아니라 제도적·기능적으로 온전한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지지부진한 산업은행 이전은 물론이고 부산신항, 가덕도신공항 등 지역 인프라가 함께 뒷받침되어야 물류와 금융이 함께 하는 글로벌 해양 수도, 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의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해수부 임시청사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전날 김도읍 정책위의장, 정희용 사무총장을 비롯해 곽규택·김대식·주진우 등 부산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과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가덕도 전망대를 찾은 데 이은 행보다. 

장 대표는 14일에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 수사 과정에서 구속된 손현보 목사가 담임인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손 목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범보수 연대를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장 대표는 이날 예배에 참석해 "손현보 목사님에 대한 구속은 개인이 아니라 모든 종교인에 대한 탄압"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헌법이 생긴 이래 이러한 혐의로 종교 지도자를 구속한 예는 없었을 것"이라며 "다른 것을 다 제쳐두고 종교 탄압, 반인권, 반문명, 반법치, 반자유민주주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사에 거론된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1.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