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뉴욕서 '투자서밋' 개최..."韓주식시장 저평가, 개선할 테니 투자해달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국 투자 서밋' 주재...韓주식시장 저평가 요인·대책 강조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군사력 문제 아닌 정치적 이유 때문" "북핵문제 협상, 트럼프만이 의지·역량 있어" "3차 상법 개정. 저항 있겠지만 시행될 것"

2025-09-26     김민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 투자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를 찾아 한국에 대한 투자를 당부하는 한국 투자설명회(IR)인 '대한민국 투자 서밋' 행사에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이 대통령을 초대했다"며 "대통령은 월가에서 가장 오래된 거래소인 뉴욕거래소에서 새 정부 첫 해 직접 해외 금융인들을 대상으로 한국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판단해 제안을 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뉴욕증권거래소는 1792년에 설립된 월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증권거래소다. 

과거에도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뉴욕거래소를 방문한 바 있다. 다만 한국 정상이 이곳에서 투자설명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먼저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0분 뉴욕증권거래소(NYSE) 개장 시간인 오전 9시30분에 맞춰 주식시장 개장을 알리는 '링 더 벨' 타종 행사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이 NYE 2층 발코니에 올라서서 종을 울리자 행사장에서 박수가 쏟아졌고 타종을 마친 이 대통령은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타종 행사에는 린 마틴 NYSE 회장과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김용범 정책실장,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김남준 제1부속실장이 함께 했다. 

한국 대통령이 뉴욕증권거래소를 찾아 개장 타종을 한 것은 1998년 김대중, 2003년 노무현,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4번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2기 집권에 성공한 직후 개장 타종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 투자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한국 투자설명회(IR) 격인 '대한민국 투자 서밋'를 직접 주재했다. 

'ㅁ'자형 테이블 한 가운데 앉은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돼 있다. PBR이 1이 되지 않고 PER도 낮다. 대한민국 기업들의 개별 실력은 정말 높이 평가할 만한데 주가는 낮은데 몇 가지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기업 경영·지배구조 불투명성 ▲주가조작 등 시장의 불공정성 ▲정치적 불안정성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이러한 저평가 요인을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국방력이나 군사력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군사력이 주한미군을 제외하고도 세계 5위에 달하고, 대한민국 연간 국방비가 북한의 1년 국내총생산(GDP)의 1.5배에 달한다"며 "북한을 다른 이유 때문에 자꾸 자극을 하고, 사실상 북한에 대해서 도발을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중단-감축-비핵화' 3단계 비핵화론을 재차 설명하며 "이러한 협상을 할 의지와 역량을 가진 사람, 북한이 믿을 만한 협상 상대는 내가 보기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일하다"며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가 돼 달라'라고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굳이 비교하자면 대만도 중국으로부터 일종의 위협을 받고 갈등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처럼 그렇게 저평가돼 있지 않다"며 "다 정치적인 거다. 새 정부에서는 이러한 정치적, 지정학적 리스크를 확실하게 해소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의 불완전한 의사결정 구조 개선책을 언급하며 "세금 제도 개혁을 통해 더 많은 배당이 이뤄지게 한다든지 또는 자사주를 취득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기적으로 남용하는 것을 못하게 만드는 3차 상법 개정도 하고 있다"며 "저항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해야 될 일이기 때문에 실제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MSCI 지수에 편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뒤 "우리의 준비 정도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그 핵심이 '역외 환거래 시장' 문제라고 들었다. 빠른 시일 내에 해결, 해소할 생각"이라며 "외국환 거래시장도 시간 제한이 꽤 있는데 거의 없애는 방향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대적으로 체질 개선을 하는 중이다. 대한민국 시장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날 한국 투자 서밋에는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회장, 골드만삭스의 마크 나흐만 사장, JP모건 자산운용 메리 에르도스 최고경영자(CEO),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헨리 페르난데스 회장 등이 참석했다.

2조 달러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핌코의 엠마누엘 로만 회장, 전통 자산운용사인 프랭클린 탬플턴의 제니퍼 존슨 CEO, 세계적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존 그레이 대표, 글로벌 사모펀드 KKR의 한국계 최초 공동 최고경영자 조셉 배 CEO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