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내년 지선 국민의힘-개혁신당 '야권연대설' 솔솔…장동혁 중도행보, '尹청산' 관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광주 5·18 묘역 참배를 시도하고 호남 출신의 조배숙 의원을 국민통합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중도 공략 행보에 나서고 있다. 

취임 초 대정부 공세에 집중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에 다녀 오는 등의 행보를 통해 '집토끼' 단속에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보고 '산토끼'를 잡겠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중도층 민심이 악화된 것도 이러한 선택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연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금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과 연대에 선을 긋고 있으나 장 대표가 '윤 어게인' 세력과 거리를 두면서 중도층 공략에 성공한다면 합리적 보수를 중심으로 하는 '안철수-오세훈-이준석' 3각 연대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장동혁, 광주 찾아 5·18 묘역 참배 시도…"월 1회 이상 호남 찾을 것"

호남 출신 조배숙 국민통합위원장 임명

장동혁 대표는 지난 6일 5·18 묘역을 참배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 하지만 참배를 저지하는 시민단체에 막혀 헌화·분향은 하지 못하고 묵념으로만 참배를 대신했다.

이후 장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 5·18 민주화 묘역을 찾아서 민주화 영령들에게 헌화와 분향하고 묵념으로 예를 갖추려 했지만 현장 사정이 여의치않아 추모탑 앞에서 묵념으로만 예를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그동안 5·18에 대해 여러차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고 당 강령에도 5·18정신을 계승한다고 명시돼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진정성이 아직 다 전달되지 않은거 같다. 저희들의 마음이 전달될 때까지 끝까지 최선 다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장 대표는 월 1회 이상 호남을 찾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는 "앞으로 매달 호남을 방문해 여기 지역에 있는 분들과 직접 긴밀히 소통하고 지역민이 당면한 여러 민생 문제와 지역 현안 문제를 누구보다 앞장서서 해결하겠다"며 "진정성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호남 인사의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10일 전북 익산 출신 조배숙 의원이 국민의힘 전국 시·도당위원장 간담회에서 "민주당의 동진(東進·영남권 공략) 정책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우리 당 서진(西進·호남권 공략) 정책은 이게 뭐냐"고 비판하자 장 대표는 "영·호남 통합을 위해 힘써달라"며 조 의원을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에 임명했다. 

또, 최근 호남 출신 양향자 최고위원과의 독대에서도 "수도권과 중도 민심을 잡으려면 호남의 민심부터 얻어야 한다"는 제안에 공감했다고 한다.

그간 장 대표는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는 발언과 12·3 내란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하는 등 불법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이를 통해 이른바 '집토끼'인 보수층과 국민의힘 지지층 결집에 성과를 거둔만큼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힘, 중도층서 민주당에 더블스코어로 밀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장 대표의 '중도층 공략 행보'는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민주당과 정당 지지율 격차는 크지 않지만 중도층에서는 더블스코어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지방선거가 약 반년 남은 가운데 중도층에서 지지율을 만회하지 못한다면 TK를 제외한 어느 곳에서도 승리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 4곳이 공동 의뢰·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10월5주차 결과(지난 27~29일·전국 1001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휴대전화 가상번호·전화면접)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39%, 국민의힘은 25%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36%, 국민의힘 19%로 격차가 더 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자체 9차 정례조사(지난 27~28일·전국 1002명·표본오차 ±3.1%P·휴대전화 가상번호·ARS)에서는 민주당 41.4%, 국민의힘 36.4%로 양당 격차가 오차 범위 내였다. 그러나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46.7%, 국민의힘 26.1%로 20.6%P나 차이가 났다. 

갤럽조사(지난 4~6일·전국 1002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휴대전화 가상번호·전화면접) 결과도 대동소이하다. 

정당 지지율에서는 민주당 40%, 국민의힘 26%였으나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43%, 국민의힘 16%로 집계됐다.

국힘 임이자 "이기기 위해 연대해야" 

당 안팎에서는 내년 지방선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려면 중도층 공략과 함께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연대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8일 폴리뉴스 김능구의 정국 인터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 등 야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선거 연대'에 대해 "너무나 당연한 말"이라며 적극 찬성 의사를 밝혔다.

임 의원은 "선거는 이기려고 하는 거지, 지려고 하는 게 아니다. 1표 차이로 져도 지는 것"이라며 "이기기 위해서 모든 전략을 동원해 연대할 것은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힘 태도 변화 없어…연대 안해"

문제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국민의힘과 연대에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와 개혁신당은 그동안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이준석 대표는 7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의 태도 변화도 없을 뿐더러 태도 변화를 한다 한들 그것이 어떻게 연대의 대상이 되겠느냐"라며 "우리는 (지방선거) 완주할 것이고 우리만의 방식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과의 연대에 대한 질문이 많아 명확한 입장을 전달하고자 한다"며 국민의힘과의 연대설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다"며 '선 긋기'를 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 "지금은 계엄·탄핵으로 정권을 헌납한 전직 대통령 앞에서 할 말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국민이 어떤 기대를 가질 수 있겠느냐"며 "이재명 정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것은 새로운 방식의 개혁신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장 대표의 행보는 개혁신당과 연대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즉, '윤 어게인' 세력과 거리를 두며 중도층 공략에 성과를 낸다면 개혁신당도 국민의힘과 연대를 피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YTN라디오에서 '오 시장과의 연대 가능성은 없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오 시장 개인과는 소통도 많이 하고 정책적 스탠스도 비슷하다"며 "오세훈 서울시장과는 한 팀인 것처럼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연대론에 대해 계속해서 '당 대 당'으로 하는 거 없다고 말씀드렸다"라며 "지난 총선 때도, 대선 때도 개혁신당이 항상 못 버티고 합치고 연대할 거라는 이야기 나왔지만 저희는 갈 길을 잘 갔다"고 말했다.

김능구 "지방선거 변수는 국힘과 개혁신당 선거 연대"

황장수 "이준석, 경기지사 출마 가능성…국힘과 연대할 것"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연대가 내년 지방선거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2일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의 <닥터둠의 전망 10월>에서 김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의 변수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보수의 선거 연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소장은 이준석 대표가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면서 국민의힘과 연대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의 지역구가 경기도니까 이 대표가 경기지사에 출마해 여권이 경기도에서 무너지면 지방선거 판도가 뒤집어진다. 그렇게 시도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준석 대표 입장에서 다음 대선을 생각한다면 대선 전에 어떤 형태로든 국민의힘과 합쳐야 한다. 합칠 명분과 타이밍이 어려운데 경기도지사 선거를 공동으로 치르면서 몇 가지 개혁 의제를 들이밀고 지방선거에서 연합해야한다. 개혁신당이 1석이라도 더 얻고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면 국민의힘과 연대, 연합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대표 세 사람이 연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봤다.

이에 황 소장은 "그렇게 본다면 오세훈이 서울, 안철수가 인천, 이준석이 경기에 나오는 일이 실제로 가능성이 크고 이들 연합은 명확하다고 봐야할 것 같다"며 분석에 힘을 싣었다. 

오세훈-이준석-안철수…지선 '보수 연대' 삼각 구도 가능성

오 시장과 이 대표, 안 의원의 최근 행보는 안-철-석 연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3일 국회 토론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에서) 어떤 형태로든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혁신당과 합당이 됐든 선거 연대가 됐든 어떤 형태로든 합심·협력해 무도한 더불어민주당 폭주 기관차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며 당 차원의 논의 필요성을 재차 밝혔다. 

마침 이날 토론회에는 오 시장을 비롯해 안철수 의원, 이준석 대표도 참석했다. 

이준석 대표도 오 시장과의 연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9월 5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오 시장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정치적으로 인적 교류도 많고 거의 한 팀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은 꾸준히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사이) 가교 역할을 하려는 것 같다"며 "(오 시장이) 제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은 같이 가야 한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는데, 악의는 없으니 전혀 없으니 선의를 존중한다"고 했다.

또한 이 대표는 안철수 의원과도 연대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9월 4일 YTN라디오에서 "제 절친이 안 의원의 사위가 됐고 이런 것들에 더해 관계 개선을 시도해 요즘 안 의원과 많은 것을 논의하려 한다"고 전했다.

또 "(안 의원과) 자주 본다"며 "실무진 사이에서는 앞으로 같이 해야 할 일들을 모색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대화한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안 의원이 계엄 이후 보여준 행보는 너무 선명하고 제 방향과 일치하기 때문에 관심이 많이 간다"며 "지리적으로는 판교와 동탄이면 대한민국 IT의 중심축이다 보니 논의할 일도 많다"고 덧붙였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