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軍, 중장 31명 중 20명 물갈이…군 '충암파' 주도 비상계엄 내란 여파, 비육사 적극 발탁

20명 중장 승진자 발표…최근 10년 새 최다 승진 인사 합참의장 등 대장 전원 교체 이어 인적 쇄신 육군 중장 14명 중 5명 비육사 출신…국방부 대변인 "충암파가 군 좌우"

2025-11-14     김승훈 기자
왼쪽부터 박성제 특수전사령관, 어창준 수도방위사령관, 최장식 육군참모차장, 곽광섭 해군참모차장. 2025.11.13 [사진=국방부]

국방부가 13일 12·3 비상계엄 이후 처음으로 3성 장군(중장)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에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한 장성은 육군 14명, 해군 3명, 공군 3명 등 총 20명으로 중장 31명 중 20명이 교체됐다. 앞서 9월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 등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대장 7명을 전원 교체한 지 두 달 만에 또다시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선 것이다.

특히 육군 중장 진급자 14명 가운데 비육사 출신은 5명으로 최근 10년 내에 가장 많았다. 지난 비상계엄 내란 사태에서 육군사관학교 출신이 주축이 된 것을 감안한 인사라는 해석이다.

12.3 내란 사태를 주도한 군이 '제2의 하나회'로 불리는 '충암파'라는 점에서  이번 내란 청산 차원의 군 인사 개편은 '충암파 청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명 중장 승진자 발표…최근 10년 새 최다 승진 인사

국방부는 13일 육군 14명, 해군 3명, 공군 3명 등 총 20명의 중장 승진자를 발표했다. 통상 중장 진급자가 5~10명 안팎이던 것에 비하면 대규모 인사다. 

앞서 지난 9월 1일 단행된 이재명 정부 첫 군 수뇌부 인사에선 합참의장과 육·해·공군참모총장,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육군 지상작전사령관과 제2작전사령관 등 7명의 4성 장군이 모두 교체된 바 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는 특수전사령관과 수도방위사령관 자리를 채워야 하고, 중장 7명이 대장으로 진급하면서 생긴 중장 보직 공백 12곳을 채우느라 예년보다 중장 인사 규모가 커졌다.

이날 합참 본부장급 4명(작전본부장·국방정보본부장·전략기획본부장·군사지원본부장)이 모두 교체됐다. 진영승 합동참모의장이 1주 전께 40명인 합참 장성을 교체할 뜻을 밝힌 바 있는데, 이날 인사가 이뤄진 본부장 4명은 통상 근무 연한인 2년을 채운 상태였다.

육군에서는 한기성·정유수·이상렬·이일용·최성진·이임수 소장이 중장으로 진급하면서 군단장에 보직됐다. 박성제·어창준 소장은 진급과 함께 각각 특수전사령관과 수도방위사령관에 보직됐다. 권혁동·강관범 소장도 중장으로 진급하면서 각각 미사일전략사령관과 교육사령관 보직을 받았다. 박춘식 소장은 군수사령관에 보직됐고 최장식 소장은 육군참모차장에 보직됐다. 또 강현우 소장이 합참 작전본부장에, 김종묵 소장이 지상작전사령부 참모장으로 보임됐다.

해군에서는 곽광섭을 해군참모차장, 박규백을 해군사관학교장, 강동구를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진급 및 보직했다. 공군에서는 권영민을 교육사령관, 김준호를 국방정보본부장, 구상모를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으로 진급 및 보직할 예정이다.

육군 중장 14명 중 5명 비육사 출신…국방부 대변인 "충암파가 군 좌우"

이번 인사에서는 비육군사관학교의 비중이 높다. 

올해 육사 출신 진급자는 9명, 비육사는 5명으로 육군에서는 총 14명이 진급했다. 

학사 출신인 박성제 중장은 비육사 출신으로는 3번째로 특수전사령관으로 보직됐다. 한기성 중장은 학군장교 출신으로는 최초로 1군단장에 보직돼 수도권 방어의 핵심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최근 5년간 육사와 비육사의 비율이 3.2 대1이었으나 올해는 1.8 대1의 비율을 보였다"며 "그동안의 육사 출신 중심의 인사에서 벗어나 비(非)사관학교 출신 우수 인재를 적극 발탁해 사관학교 출신 중심의 인사 편중 현상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내란 공범인 김용현 전 국방장관(육사 38기)이 육사 후배인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육사 47기),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육사 48기),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육사 48기)을 내란에 끌어들여 육사 카르텔을 기반으로 하는 '충암파'가 내란의 구심점이라는 지적을 받은 것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전하규 전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28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충암파가 군을 좌지우지한다는 소문을 많이 들었다'는 증언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3성 장군이 맡는 국군방첩사령관은 발표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방첩사를 개편하면서 사령관의 계급을 중장에서 소장이나 준장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방첩사령관의 계급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방첩사 개편을 고려해서 이번에 (사령관을) 선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중장 인사에 이어 조만간 소장 및 준장 진급 및 보직 인사도 발표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방첩사 개편을 고려해 이번에 (사령관을) 선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