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르다" 농협 쇄신 돌입...폭풍전야 '긴장·기대' 공존

범농협 혁신TF, 18개 쇄신 과제 확정…실현 가능성 검토 착수 대표·임원·간부진 50% 교체... 12월 첫 주 대규모 인사 예정 부정부패 농축협 지원 중단·수의계약 금지 등 제도 개편 추진

2025-11-17     권은주 기자
사진=농협중앙회

농협중앙회가 지배구조 혁신과 부정부패 근절, 인적 쇄신을 포함한 고강도 개혁안을 발표하고 '범농협 혁신TF'를 본격 가동하면서 조직 안팎이 요동치고 있다.

TF는 지난 12일 첫 회의에서 18개 세부 과제를 확정하고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며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대표·임원·간부진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대대적 인적 쇄신도 예정돼 내부 긴장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동시에 오랜 관행과 인사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보려는 의지가 뚜렷해지자 "이번에는 실제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조심스레 퍼지고 있다. 농협 내부에서는 변화의 압박과 쇄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함께 확산되면서 조직 재정비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협, 강도 높인 쇄신안 발표…지배구조·부정부패 근절·포용금융 확대

농협에 따르면 이번 개혁안은 ▲신뢰받는 농협중앙회 ▲깨끗하고 청렴한 농축협 ▲국민에게 사랑받는 농협이라는 3대 전략 아래 마련됐다. 중앙회 지배구조 혁신, 농축협 부정부패 제로화, 농업인 부채 탕감 등 조직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우선 중앙회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임원·간부진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한다. 임원 선출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퇴직자의 재취업은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대표이사에게는 경영 자율성을 부여하는 대신, 중대한 비위 발생 시 즉각 해임할 수 있는 책무구조도를 도입했다. 수의계약 원칙적 금지로 불공정 이슈도 차단한다.

지역 농축협의 횡령·비리 근절 대책도 강화된다. 사고 발생 농축협에는 중앙회 지원을 전면 중단하고, 비용집행 가이드라인 위반 시 강력한 제재가 부과된다. 부정선거 방지를 위한 신고센터와 선거관리기구도 즉시 운영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농업인 장기 연체 채권 소각, 혁신산업·소상공인 대상 생산적·포용금융 108조 원 공급 등 공익적 역할 확대도 추진된다. 

이러한 개혁안의 실현을 위해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범농협 혁신TF'가 출범했으며, 지난 12일 첫 회의에서 총 18개 세부 과제가 확정됐다. 실행 가능성이 확보된 과제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엔 진짜 달라질 것"…내부 긴장감 속 기대감 공존

농협 안팎에서는 이번 쇄신안을 계기로 내부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관행과 인사 구조를 대폭 손보는 작업이 예고되자 "칼바람이 불기 직전의 분위기"라는 말까지 나올 만큼 변화의 압박이 조직 전반을 감싸고 있다는 평가다.

농협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쇄신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내부에서는 예전과는 다른 변화가 실제로 진행될 것이란 인식이 강해졌다"며 "기존 방식으로는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지금은 쉽지 않은 시기이지만, 결국 조직이 바로 서야 농업과 지역경제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협중앙회 측도 내부 분위기와 쇄신 의지에 대해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범농협 혁신TF가 지난 12일 1차 회의를 마쳤고, 총 18개 과제를 두고 각 부서가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며 경쟁적으로 실행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관심이 쏠린 인적 쇄신과 관련해 그는 "임원 50% 교체가 예고된 만큼 12월 첫째 주 인사에서 변화의 강도가 그대로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 내부 긴장 분위기에 대해서는 "쇄신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내부에 일정한 긴장감이 형성된 것은 사실"이라며 "동시에 이번만큼은 제대로 바뀌어야 한다는 기대감도 함께 존재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잘못된 관행이나 문제가 지적된 부분은 외부의 비판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여 고쳐야 한다"며 "이번 개혁은 그런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직 내부에서 긴장과 기대가 동시에 감도는 상황 속에서, 농협의 고강도 쇄신이 실제 현장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혁신TF가 마련한 18개 과제가 차례로 공개되고 12월 대규모 인사가 단행되면, 농협이 이번 쇄신을 계기로 투명성과 공공성을 회복하며 '신뢰받는 농협'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