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계엄 1주기, 국회서 '계엄군 행보' 되짚는다…탁현민 "다크투어 기획"

"월담한 곳, 유리창 깨진 곳 등 계엄 관련 장소 투어" "영상·사진 모아 국회 외벽에 미디어파사드 상영" "李대통령, 청와대 관저 입주해야…직주공간 일치 필요" 文 유튜브 출연엔 "정치 관여로 보지 말길 바란다"

2025-11-18     김성지 기자
지난해 12월 14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서울 여의도 국회 담장에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우원식 국회의장 등이 국회 진입을 위해 넘었던 담장을 표시한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가 12·3 비상계엄 1주기를 맞아 계엄군 투입 경로를 되짚어보는 '다크투어'를 준비한다.

탁현민 국회의장 행사기획 자문관은 1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12·3 계엄 1년을 기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회 쪽에서 고민했다"며 "시민과 국민들이 현장을 둘러볼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과 그날의 영상들을 여러 사람이 함께 볼 수 있는 미디어파사드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계획 발표 시점에 대해선 "다음 주쯤 국민 여러분께 공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탁 자문관은 "다크투어는 실제로 계엄군이 헬기를 타고 내려왔던 장소부터 시작해서 월담한 곳, 유리창이 깨진 곳 등 여러 주요 장소와 공간을 국민 여러분의 신청을 받아 투어를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투어에서는 실제로 있었던 분들이 상세하고 설명하고 우 의장이나 현장에서 저항했던 의원들이 같이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탁 자문관은 "두 번째로는 그날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과 기억들의 영상과 사진들이 남아 있지 않냐"며 "미디어파사드 같은 형태로 국회 본관 전체에 영상을 통해 약 20여 분 정도의 일종의 미디어 전시(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녁 7~9시 사이쯤일 것 같다"며 "영상과 사진을 국회 벽면에 전부 채우려면 정말 많은 게 필요하다. 다음 주쯤에는 (영상을 보유한 국민들에게) 그걸 보내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큰 틀의 두 가지 행사 외에도 "국회 차원의 관련 토론회나 기억식 등 행사들을 의원들이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며 "소소한 행사들이나 장치가 그날 아침부터 저녁까지 쭉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탁 자문관은 사견을 전제로 한 뒤 "월담이 상징적이고 의미 있다. 거기만 헐었으면 좋겠다"며 "그 부분만 담이 없다면 말을 하지 않아도 왜 담이 없는지 사람들이 다 알게 된다. 발상을 바꿔 그 부분을 헐어버리면 여기가 왜 헐렸는지에 대해 두고두고 사람들이 복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저와 상춘재 전경. [사진=연합뉴스]

"李대통령, 청와대 관저 입주해야…직주공간 일치 필요"

다음 달 청와대 복귀를 앞두고 관저를 청와대가 아닌 다른 장소로 이전해야 한다는 시선에 대해 탁 자문관은 "직주공간이 분리되면 청와대가 갖고 있는 기능 중 하나를 상실하는 것"이라며 관저도 청와대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는 같은 공간이기 때문에 급박한 일이 있을 때 대통령께 바로 보고가 되고 대통령도 바로 비서동에 내려와 업무지시를 하거나 업무를 보실 수 있다"며 "분리가 된 시점이 윤석열 전 대통령 때부터고 다시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니 좀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어 "개방된 공간을 다시 통제하고 보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고민들이 있는 것 같다"며 "전 정부에서 너무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놔서 갈 데가 마땅치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평산책방TV'에 출연해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대담하는 형식의 '시인이 된 아이들과 첫 여름, 완주'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평산책방 TV' 캡쳐]

文 유튜브 출연엔 "정치 관여로 보지 말길 바란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있었던 탁 자문관은 "임기를 마치면 잊혀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공언한 문 전 대통령이 최근 유튜브에 출연하며 논란이 인 것에 대해 "잊혀진다는 게 현실 정치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생활인, 혹은 전 대통령으로서 품위와 품격을 지키면서 사는 모습이 잊혀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17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평산책방' 영상에 문 전 대통령이 출연한 것에 대해 "원래 (평산책방) 유튜브 채널이 있었다. 다만 콘텐츠가 간헐적으로 올라오던 것을 책 소개하는 내용으로 꾸준히 올려보자고 해, 제가 전체적인 진행을 맡고 전 직장 상사인 문 전 대통령이 출연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산책방은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경남 양산 사저 인근에서 운영하는 책방이다. 

탁 자문관은 기획 의도에 대해 "평산책방이 제가 보기엔 상당히 따뜻하고 사람들이 한 번쯤 방문해 볼 만한 곳인데 너무 외진 데 있어서 소개할 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며 "대통령 하셨던 분이니까 움직임이 쉽지 않고 어떤 말씀을 하고 행동을 할 때마다 정치적으로 해석되기 소극적일 수밖에 없어 책방이 안 알려지는 것 같아 책을 소개하는 콘텐츠에 출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아름다운 전 대통령을 가진 기억이 없다. 저는 문 전 대통령이 그런 대통령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며 "정치 현실에 관여해서 뭔가 의도를 갖고, 목적을 갖고 일하는 것처럼 혹은 행동하는 것처럼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일각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유튜브에 출연한 거 아니냐'고 해석한 데 대해선 "대단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탁 자문관은 "문 전 대통령이 유튜브에서 책을 소개하는 것이 지방선거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문 전 대통령은) 책 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 얘기는 일절 하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는 "정치를 어디까지 보느냐는 모른다. 이를테면 '다들 계엄, 내란 극복하고 기운 내세요', 이것도 정치적인 발언이라면 발언일 수 있을 거 아닌가. 상식적으로 현실 정치에 개입하시는 말씀을 하진 않으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