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부캐 페스타' 흥행?…원도심 활성화 취지엔 못 미쳐
선물 이벤트만 긴 대기줄…상가 입구 막은 부스 운영 논란 "관람객만 많으면 활성화?" …일회성 행사는 예산 낭비 '지적'
[폴리뉴스 이형권(=호남) 기자] 순천시와 순천시원도심활성화재단(이하 활성화재단)이 원도심 일원에서 개최한 '2025 순천 올랑가 부캐 페스타'가 축제의 핵심 목표인 원도심 상권 활성화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부캐 콘셉트의 코스튬 체험, 어린이 이벤트, 거리 공연 등이 펼쳐졌고, 시민들과 관람객은 축제를 즐기려 찾아와 활기를 원도심에 보탰다.
그러나 가장 붐볐던 곳은 선물을 나눠주는 이벤트 부스다. 행사 취지와 무관한 단순 증정 이벤트에 긴 줄이 늘어서면서 "관람객을 모으기 위한 소모성 운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시민 A씨는 "선물을 받아 가려고 줄을 서긴 했지만, 축제 자체가 무엇을 말하려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결국 사람만 모은 행사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상권과의 연계 부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순천시와 활성화재단이 예산을 세워 사람을 모으는 축제 개최를 하면 원도심 상권에선 할인판매 등으로 콜라보를 이뤘다면 축제와 쇼핑을 즐길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다.
또한, 일부 행사 부스와 판매대가 원도심 상가 입구를 가리는 위치에 설치되면서 상인들의 기본적인 영업 동선이 확보되지 않은 점도 확인됐다.
여기에다가 축제 전부터 홍보된 '부캐 코스튬 체험'도 현실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대적인 길거리 홍보 포스터와 안내를 통해 다양한 의상 체험을 강조했으나, 현장에서는 두세 곳의 작은 부스만 운영됐고, 제공되는 의상 역시 제한적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홍보에 비해 체험 콘텐츠가 너무 적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원도심 활성화 축제의 핵심은 사람을 잠시 모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머물고, 소비가 이루어지며, 이러한 축제를 통해 일상적 방문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부캐 페스타는 원도심 상권의 고유 문화와 특성을 축제 콘텐츠와 연결하지 못한 채, 이벤트 중심의 일회성 행사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지역 행사 관계자 A씨는 "축제는 도시의 브랜드와 문화를 만드는 중요한 장치인데, 이번 행사는 그 본질적 역할보다는 단기 흥행에 집중한 느낌이 강했다"며 "원도심만의 스토리와 상인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결합해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도심 활성화는 순천시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주요 정책 과제다. 그러나 이번 축제 논란은 행사 구성과 운영 방식이 여전히 원도심 상권과 연계되기보다는 관람객 중심의 단순 체험 행사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순천시가 향후 원도심 축제의 방향을 어떻게 재정비할지, '부캐 페스타'의 한계가 행정 개선의 계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