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 커졌다"…한은 "시장 금리 경로도 상향 조정"

2025-11-18     김지혜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고 한국은행이 밝혔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이미 동결 확률이 절반을 넘어서며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18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주요 투자은행(IB) 전망과 시장 가격 변수 등을 종합한 결과, 분석 대상 10개 IB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노무라가 연준의 연내 금리 동결을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관은 지난달만 해도 각각 1회·2회 금리 인하를 전망했으나, 고용과 소비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유지되자 한 달 만에 전망치를 일제히 수정했다.

선물 시장이 반영한 기준금리 경로도 상향 조정됐다. 지난달 3일 기준 시장이 예상한 12월 정책금리는 연 3.64%, 내년 1월 3.53%, 3월 3.41%, 4월 3.35% 수준이었으나, 이달 10일에는 각각 3.72%, 3.62%, 3.52%, 3.46%로 약 0.1%포인트씩 높아졌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는 시장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7일 기준 연준의 12월 금리 동결 확률은 57.1%, 0.25%포인트(p) 인하 확률은 42.9%로 집계됐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금리 인하 가능성이 과반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시장 전망이 빠르게 바뀐 셈이다.

한국은행은 "주요 IB들은 연준이 노동시장 둔화 국면을 감안해 0.25~1.00%포인트 추가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보지만, 성장률과 실업률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할 경우 오히려 신중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반영해 시장 금리 경로 역시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IB들은 연준이 내년 말까지 세 차례 인하를 단행해 최종 금리를 연 3.25%(상단 기준) 수준으로 맞출 것이라는 전망에 대체로 무게를 두고 있다. 바클레이즈, 씨티,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등 4곳은 올해 한 차례, 내년 두 차례 인하를 예상하며 최종 금리 수준을 3.00~3.25%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한 차례, 내년 세 차례 인하로 2.75~3.00%, JP모건은 올해와 내년 각 한 차례 인하로 3.25~3.50% 범위를 예상했다. 도이치뱅크는 올해 한 차례 인하 이후 3.50~3.75%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TD 역시 올해 한 차례, 내년 세 차례 인하를 예상했으나 최종 금리 수준은 2.75~3.00%로 제시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일부 IB는 연준 최종 금리를 2.75% 수준까지 내다봤으나, 최근 시장 전망 범위 중 가장 낮은 수치 역시 3.00%로 상향됐다. 이는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노동시장·성장률 지표 개선세가 유지되는 한 급격한 금리 정상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시장 기대보다 금리 인하가 늦어질 가능성을 유념해야 한다"며 "국제 금융시장 금리 구조 변화가 국내 채권 시장과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