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봉 만세사건' 독립운동가 5명, 서훈으로 공적 인정

영암 형제봉 만세운동 독립유공자 5명 추가 서훈, 총 62명 기록

2025-11-18     박소미(=호남) 기자
▲ 독립운동사 영암군현황 (사진=영암군 제공)

[폴리뉴스 박소미(=호남) 기자] '형제봉 만세사건'으로 불리는 영암농민항일독립운동의 공적자 5명이 17일 대통령 서훈을 받았다. 이번 서훈은 전남도청에서 열린 '제86주년 순국선열의날 기념식'에서 이루어졌으며, 독립운동가 5명은 신태금, 유영곤, 최판수, 하헌정, 최찬오다.

훈장을 받은 후손들은 "오랜 세월 묵묵히 이어진 조상의 희생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아 감회가 깊다"며 "앞으로 가족과 지역민이 함께 그 정신을 기억하고 널리 알릴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일부 훈장은 유족 주소지로 발송되었으며, 아직 확인되지 않은 서훈은 후손이 확인되는 대로 전수될 예정이다.

영암농민항일운동은 1932년 6월 4일, 노동절을 맞아 독진면 영보촌 뒤산 형제봉에서 마을 청년 70명이 산유회를 가장해 모여 일제에 항거하며 전개한 만세운동이다.

당시 100여명이 체포되고 74명이 재판에 넘겨지는 등 전국적으로도 규모가 큰 항일운동으로 평가받지만, 오랜 세월 지역민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어 역사적 조명이 늦었던 사건이다. 최근 연구와 기록 정리를 통해 '전국 최대 규모의 항일농민 만세운동'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영암군은 이번 서훈을 계기로 관련 인물을 지속 조사·발굴해, 2018년 6명을 시작으로 올해 5명까지 총 62명의 독립운동가를 추서했다. 또한 영암농민항일운동기념탑 건립과 군민 모금운동을 추진하며, 지역 항일운동 기초자료 조사와 학술적 근거 확보, 역사교육 선양사업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등 후속 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지역사회 반응도 뜨겁다. 주민들은 "오랜 시간 알려지지 않았던 선조들의 용기와 희생이 드디어 공식적으로 인정받아 자긍심을 느낀다"며 "이런 역사적 사건이 널리 알려져 후손과 청소년들의 역사 교육에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순국선열의날을 맞아 지역 독립운동가들의 공적을 인정받게 되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조사·선양사업을 통해 영암의 역사적 뿌리를 밝히고, 보훈가족을 예우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기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