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2026년 정기 임원 인사 단행… 글로벌 성장 전략 인재 전면 배치

부사장 3명 포함 총 29명 인사… 신흥시장 공략 경험 풍부한 핵심인력 중용 30대 글로벌 영업 전문가·여성 신임 임원 발탁, 조직 다양성 강화 흐름 뚜렷

2025-11-19     이상명 기자
왼쪽부터 배인한 동나이법인장, 배용배 중국 남통법인장, 박남용 효성중공업 건설PU장 [사진=효성그룹]

효성그룹이 19일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확정하며 내년 경영 전략의 핵심 키워드를 분명히 했다.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국제 경제 흐름 속에서 글로벌 사업 성과를 이끈 인물들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젊은 인재와 여성 임원을 전면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인사는 부사장 3명을 포함해 총 29명 규모로, 최근 몇 년 사이 효성에서 단행된 인사 중에서도 비교적 큰 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승진자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직군은 효성중공업이다. 전력·건설·철강 등 효성의 핵심 산업을 담당하는 계열사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가 크게 늘어난 만큼 승진자도 가장 많이 배출됐다. 회사 안팎에서는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주 증가, 해외 전력 설비 교체 수요 확대 등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부사장 승진자 3명은 효성그룹 내에서 오랜 기간 현장을 지켜온 실무형 리더들이다. 배인한 동나이법인장은 1989년 효성기술원에서 경력을 시작해 스판덱스 제품 개발과 생산을 담당했고, 베트남·중국·인도 등 주요 생산 거점 확장을 이끌며 회사의 글로벌 소재 사업 성장을 주도해 왔다. 스판덱스 제품군을 글로벌 선도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번 승진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배용배 중국 남통법인장은 전력 산업 기반의 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1993년 입사 후 초고압변압기 설계·생산 등 기술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으며, 영업 총괄을 경험한 뒤 중국 시장을 향한 글로벌 사업 확대를 맡아 현지 사업을 안정적으로 확장해왔다. 최근 글로벌 전력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입지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배 부사장의 승진은 효성중공업의 향후 전략 방향을 가늠하게 한다.

박남용 효성중공업 건설PU장 역시 30여 년 넘게 건설 현장을 경험해온 실무형 리더다. 시공·영업·마케팅을 두루 거치며 건설과 산업 인프라 분야에서 안정적 성장을 이끌어왔고, 최근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과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점이 이번 인사에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이번 인사에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세대 교체와 조직 다양성 확대 전략도 본격화했다. 특히 전재하 시드니지사장은 30대의 젊은 나이로 신규 임원에 선임됐다. 지난해 PL(부장급)로 조기 승진한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임원으로 발탁된 사례로, 효성중공업이 오세아니아 전력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과정에서 기여도가 높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젊은 리더십을 전면 배치하려는 회사의 의지가 확인되는 대목이다.

여성 임원 선임도 이번 인사의 중요한 축으로 꼽힌다. 김수정 상무는 2011년 효성티앤에스에 입사한 뒤 제품 기획과 글로벌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며 해외 사업 전략을 주도해왔다. 특히 2021년부터 해외영업본부 마케팅팀장을 맡아 북미·유럽 등 다양한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왔다. 안정희 상무는 효성티앤씨에서 철강 무역 사업을 이끌며 동남아 시장 중심으로 수요를 넓혔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현지 기반을 강화해 온 인물로 평가된다.

효성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각 계열사의 특성에 맞는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명확히 했다. 그룹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글로벌 사업 경험이 풍부한 리더들을 전진 배치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했다"며 "조직 전반의 다양성과 민첩성을 높여 중장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력 인프라, 고기능성 소재, 금융·정보서비스 등 주요 사업군이 세계적 변화를 겪는 가운데, 효성그룹의 이번 인사 방향은 내년도 경영 전략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사업 확대, 기술 고도화, 조직 체질 개선을 중심으로 효성이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승진인사]

□ ㈜효성 ▲전무: IT전략실 그룹 IT 담당 문성덕  ▲상무B: 지원본부 총무팀 윤원태

□ 효성티앤씨㈜  ▲부사장: 동나이법인장 배인한 ▲전무: 취저우 스판덱스법인 총경리 임규호,   스판덱스PU CMO 임장규 ▲상무A: 동나이법인 스판덱스 영업 담당 정영환 ▲상무B: 스판덱스PU 국내영업팀장 이민우,  중국 가흥법인 기획관리부장 박해동,  화학PU 정밀화학팀장 장영철,  철강1PU 후판팀 안정희

□ 효성화학㈜  ▲전무: Optical Film PU장 공명성

□ 효성중공업㈜ ▲부사장: 건설PU장 박남용,  중국 남통법인장 배용배 ▲전무: 전력PU 그리드 솔루션 담당 연규찬 ▲상무A: 중공업 지원실 전재형, 중공업 구매 담당 남경현, 건설CSO 전석,  미국 효성HICO 부공장장 이철훈, 건설PU 기획설계 담당 김세진 ▲상무B: 전력PU 신송전 기술·수행 담당 양항준, 영국지사장 이영채,  경영전략실 경영관리팀 이현규,  인도 푸네법인 공장장 서소현,  시드니지사장 전재하

□ 효성굿스프링스㈜ ▲전무: 창원공장장 김현식

□ 효성티앤에스㈜ ▲상무A: 국내영업본부장 이동훈 ▲상무B: 개발본부장 백윤길, 해외영업본부 마케팅팀장 김수정

□ 효성네오켐㈜  ▲상무B: 국내영업팀장 허남기.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