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빈 서울시의원, "吳시장, 세운지구 20년 묵은 녹지축 집착 버려야"
박 의원 "세운4구역은 녹지축·건물높이·산업생태계 보전 등 모든 요소 고려해야" 오 시장 "도시는 멈추면 쇠퇴, 늘 반대만 반복하면 혁신 안돼" 3D 시뮬레이션 이미지 공개
[폴리뉴스 박비주안(=수도권) 기자] 박수빈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4)은 18일 제333회 서울시의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세운4구역 재개발 논란과 관련 "오세훈 시장이 대화와 절충 가능성을 반복해 말하지만, 실제로는 20년 가까이 고집해 온 자신의 개발 구상을 유일한 해법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직격했다.
박 의원은 "종묘 앞 세운지구 개발 문제를 시장이 '개발 대 반개발'이라는 단순한 구도로 왜곡하고 있다"며 "이 사안은 종묘와 종로라는 역사적 공간과 남산 경관을 서울이라는 도시에 어떻게 매력적으로 위치시킬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논쟁이자 가치관의 문제"라고 환기했다.
이어 "세운상가의 노후화와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 일대의 골목·공장·상점들이 만들어낸 독특한 생태계를 찾는 시민들도 여전히 많다"며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서울시가 추진하려는 '90m 폭의 녹지축 조성과 주변 지역 고층화' 계획은 "사실 오 시장의 예전 구상 그대로"라며 "2009년 당시 세운상가 앞에서 눈물 흘리며 발표했던 그림과 지금의 조감도가 무엇이 다르냐"고 묻자 오 시장은 "세운상가를 허무는 게 핵심"이라고 인정했다.
녹지축의 폭 90m와 관련해서도 "남산–종묘 녹지축 조성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왜 꼭 90m여야 하는가"라는 박 의원의 질문에 오 시장은 "세운상가 폭과 양 옆 도로를 합친 것"이라고 답했고, 박 의원은 "더 좁은 폭도 충분히 검토 가능한데도 90m를 전제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20년 가까이 된 오래된 구상을 '정답'처럼 고수하면서 선택지를 좁히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시장은 총리에게 토론을 제안하며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절충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녹지축과 건물 높이를 고정해 놓은 채 '대화'를 말한다면 협상의 여지는 없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세운지구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고 공공성이 강하며 국가와 서울시,토지주의 이해가 얽혀 있는 곳"이라며 "논란까지 커진 만큼, 지금은 시장 마음대로 추진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며 대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오 시장이 내세운 '직주락 도시' 구상에도 반박한 박 의원은 "세운지구에 대규모 오피스타운을 만들면 직주락(職住樂) 혜택은 결국 고가 주거·업무시설의 입주민들이 독점하게 될 것"이라며 "종묘와 남산의 조망 경관을 일부 소수에게만 사유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오 시장은 본인 SNS를 통해 연일 종묘와 세운4구역 관련글을 게시하며 개발의지를 이어나가고 있다.
오 시장은 종묘 정전 앞 상월대에서 평균 신장의 시민이 새로 지어지는 세운4구역을 보는 모습이라며 정전 상월대에서 세운지구를 바라본 3D 시뮬레이션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어 오 시장은 "정전에 섰을 때 눈이 가려집니까? 숨이 턱 막힙니까? 기가 눌립니까?"라고 되물으며 "서울시는 이미 정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종묘의 좌우축에 건축물의 높이가 다소 높아지더라도 통경축이 확보되고 경관이 훼손되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자신했다.
오 시장은 "도시는 멈추면 쇠퇴한다"면서 "늘 반대만 반복하는 정치에서 변화와 혁신이 싹틀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