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39일간 조사로 남양리산성 구조 규명 탄력... 백제 치소 기능 재조명
동·북측 성벽 중심 조사... 축성법·잔존 상태 면밀 검토 새로운 치성·문지 확인... 방어체계와 출입 구조 규명 근거 확보
[폴리뉴스 이형권(=호남) 기자] 고흥군은 남양면 남양리에 위치한 남양리산성의 축성 시기와 구조를 규명하기 위한 발굴조사를 39일간 진행했으며, 그 결과 학술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확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2024년 마한문화권 조사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전라남도의 지원을 받아 실시됐다. 군은 동·북측 성벽 구간을 중심으로 축조기법과 잔존 상태를 면밀히 검토해 기존에 확인되지 않았던 요소들을 밝혀냈다.
남양리산성은 백제시대 조조례현의 중심지로 비정되는 유적이며, 군사적·행정적 기능을 함께 수행한 지역 거점 성곽으로 평가돼 왔다. 고흥군은 이번 조사에서 산성의 구조적 특징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조사 결과, 그동안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치성(雉城)과 추정 문지(門址)가 새롭게 드러났다. 치성은 성벽과 직각을 이루며 설치된 형태로, 기존 성벽에 방어력을 보완하기 위해 덧대어 축조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양식은 고흥 독치성, 광양 마로산성 등 전남 지역 고대 산성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또한 기존 기록에서는 문지가 1곳만 확인됐으나 이번 발굴에서 새로운 문지가 추가로 확인되며, 산성의 출입 구조와 내부 공간 활용 방식에 대한 해석이 더 명확해질 전망이다.
군에 따르면 남양리산성은 동일 시기 축성된 독치성·백치성·한동리산성 등이 군사적 성격을 강하게 지닌 것과 달리, 행정 중심지(치소)로 기능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학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발굴을 통해 축성 방식과 주요 시설이 체계적으로 확인되면서 산성의 위상이 더욱 구체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군 관계자는 "향후 성 내부에 대한 단계적 발굴을 이어가 남양리산성의 구조와 기능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하겠다"며 "국가 사적 지정을 위한 핵심 자료도 꾸준히 축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발굴조사 현장은 오는 24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군민에게 공개되며, 지역 주민들이 유적의 가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현장 공개 관련 문의는 재단법인 대한문화재연구원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