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25차 포럼] 김정관 장관 "한국경제, ALLIENCE 앞세워 K-AX로 제조업 재도약 만든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기조연설 '글로벌 적자생존 시대의 산업.통상 정책 방향 "혁신·속도·생태계의 세 전쟁"… 김정관 장관이 제시한 한국 제조업의 생존 조건 가죽을 벗기는 혁신부터 대만식 생태계 구축까지… 'K-AX' 전략의 핵심 "정부는 지지대가 되겠다"… ALLIANCE(동맹,협력) 8대 키워드와 M.AX 추진 의지 재확인

2025-11-21     정철우 기자
'터프한 협상가' 김정관 산자부장관이 21일 국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생과 통일 포럼, 폴리뉴스가 개최한 산업 포럼 '한국 경제의 승부수, 자동차 반도체+신성장 산업을 통해 "ALLIENCE(동맹, 협력)을 앞세워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준수 폴리뉴스 PD

2025년 한국 산업의 핵심 전략을 논의하는 '폴리뉴스·상생통일포럼 제25차 포럼'이 21일 오후 1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반도체·자동차 등 전통 주력 산업과 함께 AI, 조선, 방산, 제약·바이오, K-컬처를 아우르는 신성장 축의 방향성을 종합 점검하는 자리다.

이날 기조 연설에 나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K-AX로 한국 제조업 재도약 만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LLIANCE(동맹, 협력)를 앞세워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가 다시 '대항해시대'의 출발점에 섰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지금의 세계 경제를 "세 가지 전쟁이 동시에 벌어지는 전장(戰場)"이라고 규정하며, 혁신·속도·생태계 구축을 한국 제조업의 생존조건으로 제시했다. 산업부가 새로 추진하는 제조대전환 프로젝트 'M.AX(Manufacturing AX)'의 근본 철학도 여기에서 나온다.

김 장관은 연설에서 ALLIANCE를 알파벳 하나 하나로 풀어내며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안일함을 벗겨내지 못하면 한국 경제의 승부에서 이길 수 없다"며 조직 내부의 관성과 타성에 가장 먼저 칼을 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힘 주어 말한 ALLIANCE 8대 키워드에서 첫 번째 축으로 제시된 'Advance(고도화)'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한국의 AI·제조 경쟁력은 여전히 중국·미국 대비 격차가 존재하며(미국 대비 AI 기술격차 -1.3년) 제조업 생산성도 글로벌 등대공장 수에서 뒤진다(한국 5개, 중국 72개) 

■ 첫 번째 전쟁 : "혁신은 고통…가죽을 벗겨내듯 바뀌어야 한다"

김 장관은 ALLIANCE 4번째 키워드 Innovation(전쟁 1-혁신)으로 정의하며 "혁신을 '革新(가죽 혁, 새 신)'의 본래 의미로 설명했다.

"혁신은 가죽을 벗겨내는 고통이다. 우리가 익숙한 것, 편안한 것, 좋은 게 좋은 거라는 태도를 벗겨내지 않으면 진전은 없다."

그는 내부 조직에서 '형님·동생 문화'나 "내가 잘 아는 조직이니 그냥 두자"는 태도가 혁신을 가장 강하게 가로막고 있다고 직격했다. 산업부가 제조업 혁신을 추진하며 불가피하게 맞닥뜨릴 불편함, 기존 질서의 재배치, 새로운 공정·데이터 체계 도입에 대한 저항을 돌파하지 못하면 AX(Advanced Transformation)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경고다.

ALLIANCE 1번 축 'Advance(고도화)'는 바로 이 지점을 정조준한다. 생산성은 30% 이상, 제품 결함은 50% 이상 감소할 수 있다는 수치 또한 제시됐다.

■ 두 번째 전쟁: "남보다 두 배 빨리 달려야 장면이 바뀐다"

김 장관이 말한 두 번째 전쟁은 속도의 전쟁이다. 그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붉은 여왕의 경주'를 예로 들며, "한국은 지금 같은 자리에 서 있기 위해서도 쉬지 않고 달려야 하고, 다른 장면으로 이동하려면 두 배로 빨리 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ALLIANCE 5번째 키워드 'Acceleration(전쟁2 – 속도)' 장면에서도 동일한 메시지가 제시된다. 전 세계가 이미 혁신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한국은 속도에서 뒤처질 경우 추격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위기의식이다 

■ 세 번째 전쟁: "대만처럼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김 장관이 가장 길게 언급한 대목은 생태계 전쟁이다. 그는 2017년 자신이 참여했던 『한국의 경제 생태계』 연구를 언급하며, 한국 제조업은 대기업 주도·중소기업 보완 구조에서 벗어나 '다층적이고 자생적' 생태계로 재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수출 규제(소부장 사태)로 확인된 취약성, 반도체에서 앞서가는 대만의 비결 : TSMC + 수백 개 소부장 + 대학·연구소 연합,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강조되는 '에너지·공급망 내재화' 등을 숙제로 제시했다. 

ALLIANCE 6번째 키워드 'Network(전쟁3 – 생태계)'에서도 대기업·중소기업·연구소·대학·정부가 함께 연결된 도식이 제시돼 있다. '한국의 경제 생태계' 책 표지와 함께 수십 개 기업·기관 로고가 등장하는 페이지는 산업계·연구계·정부의 연합 구조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김 장관은 "특정 기업 혼자 독야청청하는 시대는 끝났다. 산업 생태계가 같이 움직이지 않으면 한국은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세 전쟁은 따로가 아니다…혁신·속도·생태계를 한 번에 구축해야"

김 장관은 한국 제조업의 승부처가 세 가지 질문에 달렸다고 정리했다.

혁신을 해낼 수 있는가, 남보다 더 빠르게 해낼 수 있는가, 나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가.

이 세 가지를 결합한 결과물을 '융합(Convergence)'과 '확장(Expansion)'으로 설명했다. 기조 연설 후반부는 스마트폰 이미지 위에 다양한 아이콘이 떠오르는 '융합' 그림과, K-AX 웨이브가 제조·금융·물류·의료·공공으로 확산하는 구조를 설명했다 .

김 장관은 "지금의 정책은 세제·재정·금융·산업 정책이 따로 움직이면 안 된다. 모두가 AX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융합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산업부는 지지대를 대고, 물을 뿌리고, 싫어할 소리를 하지 않겠다"

연설의 말미에서 김 장관은 문태준 시인의 시 '잘한 일'을 인용했다.

"일어나 밥 먹기 전에 토마토 손에 지지대를 대주었다…

물을 뿌려주었다…

싫어할 소리를 하지 않았다." 

김 장관은 "산업부가 기업에 지지대를 대고, 필요한 자금을 물 조리개처럼 뿌려주고, 불필요한 잔소리를 하지 않는 정부가 되겠다"며 산업부의 '지원 중심·존중 중심' 원칙을 선언했다.

또한 영화 《역린》의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세상이 달라진다" 구절도 함께 소개하며, "한국 제조업의 재부상은 작은 변화들의 축적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김정관 산자부 장관이 21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생과 통일 포럼, 폴리 뉴스가 공동 주최한 산업 포럼, 한국경제의 승부수, 자동차 반도체+신성장 산업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준수 폴리뉴스 PD

■ "M.AX는 이제 시작…한국 경제 승부는 여기서 난다"

김 장관은 연설을 마무리하며 "관세 협상이 끝난 뒤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바로 M.AX 추진이었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정치권·언론·기업계 모두가 이 변화의 여정에 함께해 줄 것을 요청했다.

PPT 첫 장에 적힌 제목은 '새로운 대항해시대'다.

AI·데이터·제조 역량을 결집한 ALLIANCE 8대 키워드는 한국 제조업이 세계 속에서 다시 항해를 시작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이다.

김 장관은 마지막으로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혁신·속도·생태계 전쟁을 넘어 K-AX 웨이브로 한국 산업의 재도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