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25차 포럼] 신성장산업 - 방산 편...4대 강국 노리는 K-방산…"추격 시대 끝, 지금은 선도국 전환기"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안상남 본부장, 21일 포럼서 '국가경제와 안보에 기여하는 K방산' 주제 발표 K-방산, 수출 호황기 진입했지만 '20년 된 무기 체계' 한계...새 전장 패러다임 준비 시급 안 본부장 "K-방산 4대 강국 진입 위해 원전·해양플랜트 등 민수 산업과의 연계 필수"

2025-11-21     권은주 기자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안상남 방산진흥본부장이 '2025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25차 포럼'에서 K-방산의 현황과 미래 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권은주 기자]

한국 방위산업이 수출 호황 속에서도 향후 10년을 위한 새로운 무기체계 준비라는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1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폴리뉴스·상생통일포럼 제25차 포럼'에서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안상남 방산진흥본부장은 K-방산의 성과 뒤에 내수 구조의 한계와 기술 패러다임 변화라는 이중 과제가 존재한다며 "준비된 산업만이 변화의 순간 기회를 잡는다"고 강조했다.

◆ K-방산의 현황, 내수 한계 넘어 수출 호황기 진입

이날 포럼에서 방산 분야 주제발표를 맡은 안상남 본부장은 최근 K-방산 수출 증가의 배경과 산업 구조의 현실을 짚었다.

안 본부장은 "방산 수출이 크게 늘면서 업계가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위기의식이 더 크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현재 해외로 공급되고 있는 주요 무기체계들이 "대부분 20여 년 전부터 장기간 연구개발해온 성과"라며 지금의 수출 호조는 과거 R&D 투자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내 방산 생태계의 구조적 특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국내 방산 기업은 84개사에 불과하지만, 최대 1만여 개의 협력업체가 연계된 거대한 공급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산업 내 고용 비중(약 28%)에 비해 매출 비중은 13% 수준에 그치는 등 "방산 부문은 한 기업 안에서도 민수 대비 절반 정도의 매출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내수 중심 구조가 수익성 제약으로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에도 최근 수출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산업 전반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내수에 묶여 성장 속도가 더뎠지만,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무기 수요 급증이 맞물리면서 한국 방산이 준비된 생산 능력과 인력을 바탕으로 기회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국가경제와 안보에 기여하는 K방산' PPT 자료.

◆ "20년 된 무기로는 한계"…K-방산, 새 전장 패러다임 대비해야

안 본부장은 현재의 수출 호황이 오히려 K-방산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10년 후에 우리가 세계 시장에서 어떤 무기체계를 수출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장 양상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전장 양상이 드론전, 로봇, AI 기반으로 급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는 선진국 무기체계를 따라가면서 개발했지만 이제는 남들이 안 가지고 있는 새로운 개념의 무기체계, 독자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무기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수출을 이끌고 있는 무기체계가 모두 개발된 지 20년 이상 지난 것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는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새로운 개념의 무기체계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안 본부장의 설명이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안상남 방산진흥본부장이 '2025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25차 포럼'에서 K-방산의 현황과 미래 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권은주 기자]

◆ K-방산, 4대 강국 도약하려면…선진국의 '올인 패키지 전략' 필요

안 본부장은 K-방산이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과제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먼저 R&D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수십 년간 투입한 연구개발 65조 원이 "국가 예산 절감과 전력 향상 등 약 10배 이상의 효과"를 냈다는 분석을 소개했다.

더불어 조선·원전·해양플랜트 등 민수 산업과의 연계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사례를 들며 "상업 도크는 1년에 90~100척이 나오는데 방산 도크에서는 2년에 한 척 나온다"고 설명하며 "함정은 조선소에서 돈이 남는 사업이 아니지만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국가 경쟁력을 위해 꼭 필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글로벌 수출 경쟁력과 관련해서는 주요 방산 강국의 '올인 패키지 전략'을 언급하며 한국의 한계를 지적했다.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이 금융 지원, 현지 생산, 외교 네트워크를 결합해 MRO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지원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시험평가, 금융지원, 품질보증을 강화하고 조선·원전·해양플랜트와의 연계를 확대해야 한다"며 "정부·군·기업이 원팀으로 움직이는 수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출을 두 배 정도 늘리면 방산 4대 강국 진입도 가능하다"며 "MRO뿐 아니라 미국 전투함 신조까지 조선산업이 진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본부장은 발표를 마무리하며 "지금은 방산에 기회도 있지만 위기도 많다"며 "준비돼 있어야 변화의 순간에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