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저어새, 순천만 무인도서에서 첫 번식 확인
순천만 갯벌, 물새류 번식·철새 기착지로서 국제적 중요성 재확인
[폴리뉴스 박소미(=호남) 기자] 순천시와 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은 2025년 수행한 '한국의 갯벌 물새류 정밀 번식 모니터링 용역' 과정에서,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가 순천만 별량면 일원 무인도서에서 처음으로 번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매년 여름 순천만에서 약 30마리의 저어새가 관찰돼 왔으나, 그동안 번식 여부를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나온 중요한 성과다.
이번 모니터링 결과, 저어새는 순천시 별량면 무인도서에서 번식지 조성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망원경과 드론 조사 과정에서 둥지 위에 자리한 저어새의 모습이 직접 촬영됐다.
해당 무인도서는 곰솔·칡·누리장나무 등이 분포하고, 왜가리·중대백로 등 백로류와 민물가마우지가 집단 번식하는 자연성이 높은 섬으로, 저어새가 번식지로 선택할 수 있는 적정한 서식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추진단은 "순천만 인근 무인도서의 번식 시도는 회복 중인 저어새 개체군이 새로운 번식지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고 밝혔다.
저어새는 1995년 전 세계 개체군이 약 400마리로 보고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지만, 국내외 보전 활동으로 현재 약 7,000개체 수준까지 회복했다. 전 세계 번식지 대부분이 서해안 무인도서에 집중된 가운데, 남해안에서 번식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천만은 저어새 외에도 다양한 멸종위기 조류와 철새들의 중요한 중간기착지이자 번식지로,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다. 갯벌과 연안 습지는 수많은 물새들의 서식처이자 먹이터 역할을 하며, 어류·갑각류 등 다양한 생물군의 생존과 지역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 환경으로 평가된다.
시 관계자는 "순천만이 저어새의 주요 기착지이자 번식지로 기능함이 입증된 만큼, 앞으로도 물새류 번식지 보호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해 생태적 가치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순천만의 갯벌과 연안 습지가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자연유산으로 평가될 수 있는 근거가 될 뿐만 아니라, 남해안 조류 보호와 생물 다양성 보전에도 큰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