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막힌 시중은행"…대출 수요, 2시간 만에 인터넷은행으로 쏠린다

2025-11-24     김지혜 기자
인터넷은행 이미지[사진=연합뉴스 제공]

연말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주요 시중은행이 잇따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단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급격히 몰리고 있다. 인터넷은행 주담대는 매일 오전 6시 접수 개시 후 불과 2시간 만에 한도가 소진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24일 은행연합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카카오뱅크 3.79%, 케이뱅크 3.83%로 집계되며, 4%를 넘어선 시중은행 대비 최대 0.5%포인트(p) 낮았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금리는 KB국민 4.02%, 하나 4.06%, 신한 4.08%, 우리 4.15%, 농협 4.30% 순이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 역시 토스뱅크 3.38%, 카카오뱅크 3.50%, 케이뱅크 3.67% 등으로 시중은행 평균(최대 4.00%)보다 낮았다. 다만 국민은행은 예외적으로 3.30%로 모든 은행 중 최저 금리를 기록했다.

문제는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중단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이자 경쟁력이 높은 인터넷은행으로 대출 유입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주담대 접수를 중단했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

카카오뱅크는 10·15 대출수요 관리방안 시행에 따른 전산 조정으로 한 달간 신규 주담대 접수를 멈췄다가 이달 18일 재개했지만, 연간 대출 총량 준수를 위해 하루 한도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이 한도는 매일 오전 6시 접수 개시 후 약 2시간 안에 소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케이뱅크 역시 주담대 하루 총량을 자체적으로 제한하는데, 최근 시중은행 '대출 셧다운' 영향으로 신청이 폭증하며 매일 접수를 차단하는 조치를 반복하고 있다.

대출 규제가 인터넷은행으로 쏠림 현상을 가속화하면서 주담대 및 전세대출 신규 차주의 신용점수도 시중은행보다 뚜렷하게 높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신규 주담대 평균 신용점수(KCB 기준)는 케이뱅크 972점, 카카오뱅크 970점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은 신한 958점, 하나 952점, 국민 951점, 우리 947점, 농협 946점으로, 인터넷은행 대비 최대 26점 낮다.

전세대출에서도 카카오뱅크 953점, 케이뱅크 952점, 토스뱅크 944점 등으로 높은 반면, 시중은행은 우리 941점, 국민 933점, 하나 932점, 농협 930점, 신한 920점으로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사실상 연말 대출을 닫아걸면서 인터넷은행이 사실상 '대출의 마지막 통로'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터넷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시장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