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앞두고…외국인, 국고채 '지표물 사들이고 비지표물 던졌다'

2025-11-24     김지혜 기자
[사진=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올해 마지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임박한 가운데,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유력하다는 전망 속에 외국인이 국고채 현물 장외시장서 '지표물은 매수·비지표물은 매도' 전략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아직 본격 강세 분위기로 전환되지 못한 상황에서 유동성 부족 종목을 회피하는 흐름이 확인된 셈이다.

24일 금융정보업체 KG제로인 엠피닥터에 따르면 약세장이 심화됐던 10월 이후 외국인은 국고 2년 지표물(25-6)을 4조 1162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가장 큰 규모로 사들였다. 이어 지표 30년물이 3조 646억원, 지표 3년물이 1조 7811억원 순매수로 뒤를 이었다.

반면 비지표물에선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났다. 외국인은 비표준 채권인 '17-7'을 5052억원어치 순매도했고, '22-01'은 3837억원, '23-7'은 3475억원씩 던졌다. 이 같은 매매 차이는 지표물과 비지표물 간 수급 괴리를 야기하며 금리 차이를 벌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한 채권운용역은 "유동성이 풍부한 지표물은 약세장에서도 방어력이 있지만, 비지표물은 수급이 약해 금리 급등 압력을 직접 받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외국인은 강세 전환 이전의 방어적 포지션을 유지 중"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도 유동성 격차 완화에 나서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비지표물 시장 유동성 개선을 위해 국고채 바이백을 정례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이달 매입 규모는 3조 2000억원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특히 이번 바이백은 만기 2년 내외의 단기 비지표물에 집중됐다.

향후 시장이 강세장으로 전환돼야 비지표물에 대한 수요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해외 헤지펀드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현재 확정수익이 높은 크레딧물부터 매수하고, 그 다음 지표물–비지표물 순으로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며 "지금 상태에서는 지표물 변동성이 너무 커 비지표물 수요가 회복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표 금리 변동성은 이날 장중에도 심했다. 3년 지표물의 최고금리는 2.893%, 최저금리는 2.850%로 나타나 스프레드가 4bp(1bp=0.01%p)를 넘었다. 지난 18일 장중 8bp 격차 이후 4거래일 만의 재확대다.

시장 변동성은 결국 한은 금통위 이후 방향성이 확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11월 금통위는 여전히 경기 리스크가 남아 있다는 판단 아래 비둘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 인하 소수의견과 향후 가이던스도 10월과 유사하게 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