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12월 금리인하 기대 급부상…윌리엄스 발언이 분수령

2025-11-25     김지혜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Fed·연준) 내부의 견해 갈등 속에서 내달 기준금리 방향을 둘러싼 분위기가 급격히 인하 쪽으로 기울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이 반영한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81%로 집계됐다. 이는 하루 전 71%, 일주일 전 42%였던 것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최근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부는 '금리 동결'과 '인하'를 둘러싸고 팽팽한 이견으로 혼란스러운 기류가 이어졌다. 고착된 인플레이션 위험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강경 의견과, 고용 둔화 신호를 근거로 경기 하방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는 인하 주장 사이에서 연준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였다. 특히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2개월 치 고용·물가 통계 발표가 지연되면서 FOMC 의사결정의 핵심 기준인 실물 데이터가 없는 '정책 블라인드' 상황에 놓인 점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최근 FOMC 위원들의 공개 발언 기준 정책 선호는 전체 19명 중 동결 9명, 인하 6명, 불분명 4명이며, 실제 투표권이 있는 12명만 봐도 동결 5명, 인하 4명, 불분명 3명으로 접전 양상이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12월 9~10일 FOMC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을 더 높게 점쳐왔다.

그러나 지난 21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성장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경기를 둔화시키지 않는 중립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단기적 금리 조정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언급하면서 상황이 반전했다. 미국 시장은 윌리엄스 발언 직후 12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즉각 반영했고, 페드워치 상 확률은 약 40%에서 70% 이상으로 급등했다. 뉴욕 연은 총재는 전통적으로 파월 의장의 정책 방향과 가장 긴밀히 연동되는 인물이며, 그의 신중한 발언은 사실상 의장 의중을 대변하는 신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더해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메리 데일리 총재 역시 인 하 방향에 동조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금리인하 지지 세력이 연준 내부에서 빠르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조쉬 허트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윌리엄스 총재–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로 이어지는 핵심 축이 모두 인하로 기운 만큼, 의사결정의 무게 중심이 분명하게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 내부에서도 각자 정치적·경제적 계산이 얽혀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스티븐 마이런 이사 역시 "만일 나의 표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면, 인하 폭을 두고 의견이 다르더라도 동결 반대표 대신 0.25%포인트 인하에 찬성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FOMC가 최소한 '소폭 인하'로 정책 전환의 명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수렴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준이 내부 합의 도출에 난항을 겪는 이유는 이번 금리 인하가 '경기부양 목적의 적극 인하'인지, 아니면 '중립금리 조정의 기술적 인하'인지 성격 규정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인하 실패 시 시장 충격 가능성과, 인하 단행 시 인플레이션이 다시 자극될 위험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결국 이번 12월 FOMC는 단순한 금리 수준 조정이 아니라, 경기 진단·물가 전망·노동시장 신뢰도·정책 일관성까지 좌우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시장은 이미 연준의 결정을 선반영하며 금리인하 쪽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연준의 최종 판단은 여전히 내부 여론 수렴 과정에 달린 상태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