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룡의 응답하라0309] 개구리와 호랑이 

2022.03.05 16:51:54

드디어 시작이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다. 임인(壬寅)년이 본격 시작됐다는 신호다. 
 
개구리는 양서류다. 진화 가설에 의하면 어류와 인류의 사이, 물에서 뭍으로의 '전환기의 존재'가 양서류다. 역(驛)으로 치자면 종착역이 아니라 간이역인 셈이다. 지증학적으로 '한반도'가 딱 여기에 해당된다. 

또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는 말도 있다. 물론 인간의 언어이기는 하지만 시간에 대한 믿음이다. 그렇다면 개구리의 시공간, 경칩의 시절이란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지나간다'는 뜻이 아닐까. 

올해는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이다. 동양사상에 의하면 '임'은 검다는 뜻이다. 캄캄하고 어둡다. 빛이 없으니 눈(目)은 무용지물이다.  

온몸의 감각을 총동원해야 한다. 그래서 '더듬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임인년은 대체로 착시와 혼란으로 한 치 앞을 가눌 수 없는 시절일 것이다. 그래서 속도보다 방향이 더욱 절실한 때다. 우주론적으로 볼 때 임인년에는 지구의 '동북'방향, 즉 한반도가 주목 받을 것이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 시절의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대기가 수상하다. 봄바람이 한여름 폭풍같다. 마스크 94로 막아보지만 코구멍을 뚫고 가슴까지 단번에 점령당한다. 그래서인지 코로나 변종 스텔스 확진자 하루 20만명 넘었다. 

50년 만의 가뭄이다. 물기는 없는 땅이 사막같다. 대지가 말라 정월 보름이 지났건만 농부는 씨를 뿌리지 못하고 있다. 조그만 불씨에도 한반도 곳곳에 불이다. 경칩에 축구장 8496개를 태웠단다.

불이 바람을 타고 '불바람'이 됐다. 겉잡을 수 없이 한반도 남쪽을 강타하고 있다. '경칩의 호랑이'와 '폭풍의 불바람', 둘은 전혀 다르게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전자는 삶의 기준이 달라졌다, 후자는 계절의 잣대가 달라졌음을 알리고 있다. 

'이게 나라냐?'라며 들었던 촛불은 무용지물이 됐다. 촛불로는 어둠을 걷어치울 수 없음을 알았다.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지 못하게 됐다. 진·위의 경계가 사라진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허둥대며 더듬어대기 시작했다. 삶에 대한 새로운 질문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속도보다 방향성이다. 대체 여긴 어디? 난 누구? 이게 행복? 혹시 내가 '무뇌충' '좀비' '기생충'? 선거는 왜? 대통령은 누구? 나와 무슨 상관? ...... 

또한 '폭풍같는 불바람'도 비슷한 맥락을 갖는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더높이 더넓게 더빨리 더많이 더더더...' 무한성장 무한증식 무한경쟁 '죽도록 고고고' ...  혁명의 파토스, 사랑도 뜨겁게 뜨겁게, 미친듯이 불같이... 불꽃같은 인생들... 그 결과 혜성(?)같이 나타난 'COVID19'는 인류의 '설국열차'를 간단히 제압해 버렸다. 인류는 졸지에 '인터스텔라' 속으로 떨어졌다. 

이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게 됐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사라졌고 지구는 23.5도로 기울어지지 않았다. 이제 사랑의 키스는 범죄다. 남녀 포옹 절대불가, 그러니 '다음세대'란 없다. '다른세대'가 온다. 

따지고 보면 시간과 공간은 불가역이다. 돌이킬 수도, 되돌아갈 수도 없다. 더 가지려고도 말라. 더 누리려고도 말라. '이게 나라냐?'라고 묻지도 말라. 미안하지만 '과거 청산'도, '적폐 청산'도 때를 놓쳤다. 일자리 달라고, 준다고도 말라. 당신이 원하던 '그' 일자리 사라진 지 오래다.  

하지만 '길'은 '사이'에 있을 지도 모른다. 물에서 뭍으로 가는 그 사이, '경칩의 개구리' 말이다. 패권과 전쟁 사이, '호랑이 한반도' 말이다. 대전환과 딥(DEEP)전환 사이에 놓인 '대통령 선거' 말이다. 

전국 곳곳 선거유세다. 이쯤에서 '단일화'에 대해 한마디 해야겠다. '욕망의 동선'이 뻔하다. 삼척동자 눈에도 빤히 보인다는 뜻이다.

앞에서 말했다. '눈으로 보는 것'이 이제 삶의 잣대가 될 순 없다고...  1번, 당대표 수락이라는 '백지수표'를 받았다. 6월 지자체 선거 때 '공천 장사'를 해 '밑천(?)을 만든다. 이어 다음 총선에서 '내사람(?)'을 심는다. 그리하여 오랜 지병(?), '대통령암' 치료에 도전한다.  

2번, '총리'가 된다.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행정의 달인'이 돼보겠다. 그럼 당은? 사무총장 또는 공동대표 등 '전권 대리인'은 얼마든지 있다. 그리하야 전국 곳곳에...

처얼수~ 대한민국 국민들 생각만큼 어리석지 않다. 결국 '우주의 불가역성'을 벗어나고 말았다. 천지불인(天地不仁)이라 그랬다. 우주법칙에는 '용서'가 없다. 

안타깝다! 처얼수~ 
 



정하룡 칼럼니스트 sotong2010@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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