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인간적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 전했다”
배석한 권영세 “어색한 만남 중 화기애애”
취임식 초청에 朴 “가능하면 참석하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윤석열 당선인 대변인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윤석열 당선인 대변인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았나.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함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12일 오후 대구 달성의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2016년 윤 당선인이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으로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해 중형을 끌어낸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님 건강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며 "대통령님이 지금 살고 계시는 생활에 불편한 점이 없는지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날 배석한 윤 당선인 측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과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회동에서 오간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권 부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굉장히 좋은 정책이나 업적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면서 "당선인께서 박 전 대통령께서 하신 일에 대한 계승도 하고 널리 홍보도 해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감사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권 부위원장은 "윤 당선인께서 (박 전 대통령이) 아무래도 여기 계시니까 서울에 병원 다니거나 이럴 때 경호라든지 병원 다니는 문제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조치를 취해드리겠다고 했다"고도 언급했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께서 당시 내각과 청와대를 어떻게 운영했는지 자료를 봤고 박정희 대통령을 모시고 근무한 분들을 찾아뵙고 국정을 어떻게 이끌었는지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당선되고 나니 걱정돼서 잠이 잘 오지 않더라"라고 말하자,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자리가 무겁고 크다"고 답했다.

윤 당선인은 오는 5월 10일 열리는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하기도 했다.

권 부위원장은 "취임식 부분도 윤 당선인께서 정중하게 요청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도 '가능하면 참석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면서 "두 분 사이가 뵌 지가 거의 없는 분임에도 불구하고 어색한 만남에서 화기애애한 내용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전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에게 '참 면목이 없습니다. 늘 죄송했습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좋은 대통령으로 남아달라'고 부탁드렸고, 윤 당선인은 '많은 가르침을 달라'고 답했다"고 했다.

전날부터 대구‧경북 지역을 순회 중인 윤 당선인은 12일 오전 대구 팔공산 동화사와 서문시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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