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침묵하며 가장 먼저 상황실 떠나…지도부, 상황실 끝까지 자리지키지 못해
박지원, 이석현 이재명 겨냥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
박지현 “지방선거, 대선에 이은 두 번째 심판”
연이은 선거 패배 책임론 공방에 분당 사태 가능성도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6월2일 오전 7시 15분 수정) 1일 자정을 넘기며 다음날인 2일 새벽 개표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광역 4곳을 제외하고 별다른 수확이 없다가 김동연 후보의 막판 대역전극으로 민주당이 기사회생을 했다.
그럼에도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대구, 경북과 무소속 제주를 제외하고 전국 14개 지역을 싹쓸이 했던 민주당이 단 5석을 얻은 것은 6.1 지방선거에서 대참패다. 전국 자치단체에 민주당 조직세를 생각하면 민주당의 참패는 더욱 명확해보인다.
김동연 후보가 경기선거에서 대역전의 성공을 거두었으나 인천 계양으로 간 이 후보의 지원은 없었고 '김포공항 이전' 문제를 놓고 '당과 조율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주도 선거에서 는 이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으로 판이 뒤집힐 뻔한 위기 상황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이재명 효과'는 커녕 '이재명 악재'가 뒤덮였었다.
6.1 지방선거 참패가 현실이 되면서 민주당은 큰 절망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데 이재명 후보는 당선되었다. 민주당내에서는 "이재명만 살고 민주당은 죽었다"는 비난 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험했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개표율 58.2%를 넘긴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4.89%를 얻어 큰 이변없이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에 이 후보는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지방선거 완패에 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서 내홍 여지가 커 보인다. 여소야대 국회에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선 일각에서 회자되는 분당 사태는 막아야 하지만, 이재명을 필두로 한 지난 대선과 이번 지선의 패배로 인한 당내 책임론 공방에 가능성이 없지 않을 듯하다.
앞서 당 지도부는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상황실을 금새 떠났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두 번째 심판”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절반 개표 상황에도 빨간 전국지도는 그대로…민주당 상황실 한숨과 적막만
국민의힘 압승을 예고하는 지상파3사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국회 의원회관에 민주당 개표상황실은 찬물을 끼얹듯 적막이 흘렀다. 개표가 절반 이상이 지난 현재도 빨간 전국지도는 여전히 그대로다.
앞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취재진의 어떤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은채 7시 45분께 가장 먼저 자리를 떴다. 지상파3사 출구조사 발표 나자마자다. 이후 이 위원장은 자신의 지역구 계양구 선거사무소로 향했다.
이어 윤호중 공동선대위원장은 “투표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고, 개표를 계속 지켜보겠다”는 말을 남긴채 상황실을 떠났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최종결과가 나오면 당 차원에서 지도부가 상의해 입장을 내지 않겠나”며 떠났다.
박 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초조하게 연신 한숨을 쉬며 지켜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는 등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지난 대선 패배에 이은 지방선거 완패에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대선에 이어 두 번째 심판을 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국민이 민주당을 많이 신뢰하지 못하는구나’라는 생각에 많이 아쉽다”고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개표 결과를 지켜봐야 할 거 같다”라고 말하며 ‘결과가 뒤집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기대는 저버리지 않으려 한다”고 답하며 55분께 상황실을 빠져나왔다.
민주당 지도부 모두 상황실을 떠나 부재한 상황에 오후 9시까지 취재진과 몇몇 의원들만 덩그러니 남았다.
'인천 계양을'서 큰 이변없이 이재명 당선 확실..."국민들의 따가운 질책 겸허히 잘 받들 것"
다행히 이 위원장은 '인천 계양을'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대선 후보임에도 많은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이기도 해 위기였던 것에 반해 이변 없이 개표 시작 이후 부터 우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당선 확실이 분명해지면서 이 위원장은 본인의 지역구 인천 계양을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계양을 지역 주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지역 주민들이 바라는 대로 성실하게 역량을 발휘해서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최대한 잘 해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좀 더 혁신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여러분들 기대하는 바대로 성과를 내고 계양구뿐만 아니라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예상됐던 대로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과 엄중한 경고를 겸허히 잘 받들도록 하겠다"고 이번 선거 결과에 승복했다.
아직 개표 결과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광역 4곳을 제외하면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은 참패했다.
박지원·이석현, 이재명 겨냥 "자기만 살고 당은 다 죽었다"... '이재명 책임론' 물어
민주당을 지켜왔던 원로들은 이재명 후보를 겨냥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하는데, 자기는 살고 당은 다 죽었다'고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작심 비판하며 '이재명 책임론'을 물었다.
박 전 원장은 1일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自生黨死(자생당사)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내에 유행한다더니.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합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세계적 항공사 JAL(일본항공)이 방만한 경영으로 상장 폐지되고 3년간 피나는 구조조정 후 다시 상장하며 당시 회장이 ‘망(亡)하니까 보이더라’라고 했다"며 "당생자사(黨生自死),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합니다"고 이 후보에게 쓴소리를 했다.
박 원장은 "TV 3사, JTBC 출구조사를 시청하고 밖으로 나와 정처없이 걷습니다. 이 책임을 누가 질까요"라며 "광주의 투표율을 보시며 길을 찾으세요"라고 참패 책임론을 물었다.
역대 선거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자랑하던 광주광역시가 이번 선거에서는 37.7%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또한 민주당 텃밭 전남, 전북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꺾고 무소속 당선자들이 속출하고 있어 호남민심이 크게 이반했음을 알 수 있다.
전 국회 국회부의장이었던 이석현 전 민주당 의원도 개표가 진행중인 2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명 살고 다 죽었군요"라며 "쇄신은 책임 큰 사람들이 물러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이 후보에게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이 전 의원은 또 "험난한 역사 속에 부대끼며 생존해 온 민주당 70년을 돌아 본다"며 "면피용 반성문, 진정성 없는 혁신에 국민은 식상하다"라고 민주당의 현재 모습을 비판했다.
정세균계 이원욱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고 비꼬며 "이 말에 내 친구 이재명의 답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친문 '이재명 책임론'이냐 vs 친명 '친문·586 책임론'이냐... 계파 격돌 내분 예고
민주당 지도부는 밤새 개표 상황을 지켜본 후 대응 방향을 정하기 위해 2일 오전 10시 비공개 비대위원회를 연다.
지난 4.7 지방선거 재보선과 3.9 대선 패배에 이어 6.1 지방선거 패배까지 '3연속 참패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 불가피한 상황에 당의 입장을 어떤 수습 방향으로 정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참패책임론'의 화살이 누구에게 갈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재명 책임론'을 물어 '이재명 당권'에 제동을 걸게 될지 박지현 위원장이 말한 '586 책임론'을 내세우며, 친명계들이 주도하는 '친문 586용퇴 당쇄신'으로 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6.1 지방선거를 총괄하는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으로 13곳에서 대참패하고 '계양을 공천 강행', '김포공항 이전 강행' '친명 박지현發 친문 586 쇄신론'의 악수를 두어 민심 역풍과 당 분열에 대한 '이재명 책임론'이 일 가능성이 높다. '친문'들이 '이재명 책임론'에 가세할 경우 최악의 경우 민주당은 분당 사태까지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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