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11일~15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에 참석하는 동남아 순방 외교 중이다. 성공회 신부가 SNS에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 천주교 신부도 '비나이다~ 기체결함으로 단순사고'라는 글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11일~15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에 참석하는 동남아 순방 외교 중이다. 성공회 신부가 SNS에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 천주교 신부도 '비나이다~ 기체결함으로 단순사고'라는 글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파리의 노트르담』은 인간의 이중성을 뛰어나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의 다중적 인격이 드러나고 있지만, 가장 극단적인 이중성을 보여주는 사람은 프롤로 신부이다.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에 대한 욕정에 사로잡혀 있던 그는 악에 의해 선이 무너져버린 인물이다.

프롤로 신부는 자신이 욕정을 갖고 있는 에스메랄다가 페뷔스 대위와 몰래 만나는 모습을 훔쳐보다가 격분하여 페뷔스를 칼로 찔러 죽이고 도망간다. 그러나 범인으로 몰린 사람은 에스메랄다였다. 그녀는 페뷔스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교수형을 선고받는다. 정작 페뷔스를 죽인 프롤로는 감옥에 갇힌 에스메랄다를 찾아가 사랑을 고백한다. “내 육신은 여자의 모습이 지나가는 걸 보고 흥분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 욕정에 사로잡힌 마음을 고백한 프롤로는 주님이 인간과 악마를 똑같은 힘으로 만들어놓지 않은 잘못을 했다며, 자신 안에 있는 악마에 대해 말한다. 

그의 고백을 들은 에스메랄다는 몸서리 쳤지만, 프롤로 신부는 에스메랄다를 빼내 도주한다. 그는 에스메랄다에게 죽음과 자기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에스메랄다는 끝내 프롤로를 거부하고 죽음을 선택하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프롤로는 에스메랄다는 경비대에 신고하고 체포된 그녀는 교수형에 처해진다.

그 광경을 보고 격분한 카지모도는 양아버지와도 같았던 프롤로에게 달려들어, 그가 굽어보고 있던 구렁텅이 속으로 등을 밀어버린다. 프롤로 신부의 욕정은 애궂은 두 사람을 죽이며 모두를 파멸의 비극 속으로 몰아넣었던 것이다.

빅토르 위고는 프롤로 신부의 내면을 이렇게 묘사했다.

“프롤로 부주교는 자기 자신 안에서 악마의 웃음이 터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자기 마음의 밑바닥에서 자신의 모든 증오를, 자신의 모든 악의를 휘저어보고, 환자를 진찰하는 의사와 같은 냉철한 눈으로 그 증오는, 그 악의는 부패한 사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간의 모든 미덕의 원천인 이 사랑은 신부의 가슴 속에서는 끔찍한 것으로 변한다는 것을, 그리고 자기와 같이 생긴 인간은 신부가 됨으로써 악마가 된다는 것을 인식했다. 그리고 그는 소름 끼치게 웃었다.”

빅토르 위고의 이 작품은 악마가 되어버린 신부의 모습을 통해 인간들이 갖고 있는 내면의 이중성을 뛰어나게 묘사하고 있다. 『파리의 노트르담』 얘기를 길게 한 것은 정치적 이유 때문에 인간을 저주하며 죽음을 빌었던 두 신부의 얘기를 접했기 때문이다.

성공회 김규돈 신부는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순방과 관련하여 “암담하기만 하다”며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온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인터넷 강국에 사는 우리가 일시 정해서, 동시에 양심 모으면 하늘의 별자리도 움직이지 않을까”라며 전용기 추락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표했다.

그런가 하면 천주교 대전교구 박주환 신부도 비슷한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윤 대통령 부부가 전용기에서 추락하는 모습을 합성한 사진을 게시했는데, 사진 왼쪽에는 “비나이다~비나이다”라는 문구가, 오른쪽에는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항의하는 댓글에 박 신부는 “반사~”라는 댓글을 달아 비판에 조금도 개의치 않음을 보여주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그들의 죽음을 공개적으로 비는 신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면 그 비행기에 타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죽는다는 사실을 생각이나 해보았을까.

마음의 밑바닥에서 솟아오른 증오를 가누지 못한 채 스스로 악인이 되어버린 프롤로 신부의 모습을 우리 앞에서 보게 되는 느낌이다. 그런 증오의 심성을 갖고 어떻게 신부의 자리에 있었을까, 놀랍기만 하다.

그런가 하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은 14일 가진 이태원 참사 추모 미사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호명했다. 그 희생자 명단은 유족들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더탐사>가 사제단에 건네주고 <민들레>라는 신생 매체가 공개한 것이었다. 유족들의 의사에 상관없이 오직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것은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 

신부들의 입에서 저주와 증오의 언어가 쏟아지고, 신부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유족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이 시대의 풍경이 참담하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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