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정치·금융·정보기관 유착되면 민주공화에 위협”

해고 노동자를 위한 미사를 집전중인 신부님들 / 사진: 폴리뉴스 이성휘
▲ 해고 노동자를 위한 미사를 집전중인 신부님들 / 사진: 폴리뉴스 이성휘
서울대교구 사제 262명은 지난 21일 국정원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서울대교구 시국선언은 15개 교구 가운데 11번째이며, 아직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교구들 역시 시국선언 발표를 거의 확정한 상태라고 전해진다.

사제들은 선언문을 통해 사적 이익이나 이념적 목적을 위해 국가권력을 독점한 폐쇄적 지배집단이 민주공화를 심각하고 끈질기게 왜곡했다일제강점부터 시작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폐쇄적 지배집단은 우리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은밀하게, 때로는 노골적으로 민주공화를 부정한다고 지적했다.

사제들은 폐쇄적인 지배집단죄의 구조들로 정의하면서 우리는 죄의 구조들에 대해 때로는 강압에 의해 침묵하거나, 때로는 무감각과 무관심으로, 때로는 적극적으로 그 확장을 돕는다고 주장했다.

사제들은 국정원 사태에 대한 언론의 침묵에 대해서도 교회는 정보가 민주적 참여를 위한 주요한 도구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정보의 객관성에 대한 시민의 권리를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 가운데 특별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소수의 사람이나 집단들이 조종하고 있는 뉴스 미디어 현상이라고 질타했다.

이어서 이러한 현상에 정치 활동, 금융기관, 정보기관들의 유착까지 더해지면, 이는 전체 민주주의 제도에 위험한 결과를 미친다고 경계했다.

사제들은 국가정보원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는 죄의 구조들이 민주공화를 노골적으로 부정한 것이며 우리의 무감각과 정보의 비윤리성이 가세한 것이다고 정의내렸다.

사제들은 성경 루카복음서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를 인용하여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리는 사제가 될 수는 없다. ‘모든 인간의 존엄’, ‘인권존중’, ‘공동선에 대한 투신을 내놓고 길을 떠날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다.

이로써 천주교에서 시국선언을 한 성직자는 11개 교의 사제 1693, 수도자 919명으로 늘어났고, 이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장동훈 신부는 카톨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해 교회가 시국선언에 나설 수밖에 없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도덕의 문제이고, 정권에 대한 신뢰와 신의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 신부는 국정원의 대통령선거 개입과 여론 조작은 심각한 민주주의 훼손 행위라는데 전국 각 교구 정평위 위원장을 비롯한 많은 사제들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차원에서도 국정원의 대선 선거개입을 위중한 사태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국정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주교회의 정평위 차원의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천주교계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카톨릭 교회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해방신학의 영향이 큰 남미출신이라는 점이 교회를 좌측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놨다.

해방신학이란 중남미 지역 등 제3세계를 중심으로 일어난 카톨릭 신앙운동으로 약자를 위해 온몸을 바쳐 헌신하고 강자들의 탄압에서 약자들을 구원하고자 한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본받아 교회는 억압받고 차별받는 자들의 해방을 위해 혁명에 적극 참여하여 민중을 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사상이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