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의 정국진단]“제3세력 성공 못해…안철수, ‘야권 분열’ 전례 고려해야”

이낙연 민주당 의원./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ejlee@polinews.co.kr
▲ 이낙연 민주당 의원./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ejlee@polinews.co.kr
이낙연 민주당 의원(61,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4선)은 이른바 ‘손학규-안철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손 전 대표가) 민주당과 다른 별도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이낙연 의원은 26일 오후 국회의원실에서 김능구<폴리뉴스> 대표와의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손 전 대표는) ‘제3세력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손학규 상임고문이 당 대표를 맡았던 지난 2011년에 사무총장을 맡는 등 손 고문과 가까운 당내 인사로 꼽히고 있다.

이 의원은 “(손 전 대표는) 양당제의 폐해보다는 제3세력의 한계를 많이 언급했다. 독일에서 일부러 국내로 전화해 그 얘기를 하기도 했다”면서 제3세력의 한계를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은 ‘손 고문이 연수했던 독일은 다당제 국가이고 독일에서 연립정부를 유심히 보고 온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손 전 대표가) 통합의 정치를 말할 때 3당, 4당의 얘기를 한 게 아니라 ‘여당이 야당의 정책도 과감히 수용하더라’는 말씀을 많이 했다. 그것이 통합의 정치”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과 안철수측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2003, 2004년에 정권 재창출을 하고도 야권 분열 때문에 두고두고 후회를 남기는 일이 있었다. 그런 전례를 잘 고려했으면 좋겠다”며 ‘야권 분열’을 우려하는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철수측이 후보를 낼지 여부를 주목하며 “안철수 신당이 야권 분열의 시작이 될지 아닐지를 보는 시금석이 거기(서울시장 선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안철수 의원도 송호창 의원이 말했던 것처럼 내년 지방선거가 인생의 목표이지 않을 것”이라며 “안 의원의 진정한 정치적 목표에 맞게 합당한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만에 하나라도 설익은 실험론 같은 그런 논의에 함몰된 나머지 큰 것을 잃는 일은 없길 바란다”며 야권연대를 강조했다.

전남도지사 출마를 준비하며 지역 곳곳을 순회 중인 이 의원은 현재 호남 민심에 대해 “4년 뒤 민주당이 그런 (정권 교체의) 통로가 될지도 호남민들의 믿음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히면서도 “(정권교체 할) 그런 (민주당) 인물이 없다고는 보지 않는다. 지금 그분들이 전면에 나서는 시기가 아니라서 호남민들이 애가 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손학규, 박원순, 송영길, 안희정 등을 이 같은 대선 후보군으로 꼽으면서 “지금 (대선) 후보군을 놓고 볼 때 민주당쪽 경쟁력이 제일 높다. 새누리당, 안철수 신당보다 더 (경쟁력이) 낮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안철수 의원이 28일 창당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지역을 다니고 있다. 현재 호남에서 민주당과 안철수측 지지율은 어떤가?

- 전체적으로 볼 때 대선 직후에 비해서는 안철수 의원측 지지율이 하강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을 나란히 놓으면 비슷비슷하다. 지역에 따라 차등이 있는데, 광주는 그쪽(안철수측)이 높지만 전남은 비슷비슷하다. 전북도 안철수측 지지율이 옛날보다는 내려왔다. 더블 스코어 정도로 안철수측 지지율이 높은 것은 아니다.

▶ 안철수측이 실행위원을 임명했는데, 면면을 볼 때 어떤가.

- 익숙한 분들, 아는 분들이 많다. 아직 (임명 과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 새로운 정치를 내건 안철수 신당은 신당세를 보일 불꽃을 호남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광역단체장 선거가 중요한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인물이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쪽은 ‘인물 부재론’으로 힘들어 하는 것 같다.

- 아직은 이렇다고 보일 카드를 안 내놓거나 못 내놓고 있다. 좀 더 가봐야 알 것 같다.

▶ 호남 지역을 다니면서 안철수 신당 얘기를 듣는 편인가.
 
- 그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에 대해서 변함없이 기대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민주당 잘 좀하지 그러냐’는 실망의 분위기다.

▶ 지난 대선에서 호남이 압도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다. 지지 이유는 다른 대안이 없어서였다고 한다. 민주당 현실에 대해 자기 비판을 하자면?

- 복합적인 상황이 응축돼 있다. 상당히 고민스러운 게 있다. 민주당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다. 첫째는 당원의 고령화다. 당원 평균 연령이 53~54세다. 호남도 그렇다. 둘째는 직업적 편중성이 있다. 민주당 당원들의 직업을 보면 가장 많은 게 자영업자, 그 다음이 무직자, 농업인 순이다. 화이트 칼라, 월급쟁이 당원이 별로 없다. 셋째는 이른바 대변 계층 또는 지지 계층의 공백이 있다. 사용자는 새누리당을 쳐다보고 있고 노동자는 진보정당을 쳐다보는데 누가민주당을 쳐다 보는가. 넷째는 지역적 편중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역적 편중도 점점 희박해져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마저 동요하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민주당이 굉장히 고민스러운 상황이다.

▶ 호남에서도 민주당 지지가 왜 그렇게 됐나?

- 미덥지가 않은 것이다. 작년 12월에 호남은 민주당을 통해서 민주당을 통로로 해서 또는 도구로 해서 권력을 되찾을 의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통로, 도구로 민주당이 미덥지 않은 것이다. 4년 뒤 민주당이 그런 통로가 될지도 호남민들의 믿음이 없는 상황이다. 그것이 호남민의 민주당에 대한 생각의 본질이다. 호남민들의 초점은 정권교체다. 안철수 신당의 실행위원 면면이 그렇게 나왔음에도 호남민들이 안철수측을 지지하는 것은 정권교체 가능성에 대한 일말의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에는 이런 일말의 기대도 희미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 정치에 대한 호남 민심의 불만이 상당하다.

- 그렇다. ‘정치의 결과로 주민들의 생활이 뭐가 나아졌는가’라는 물음에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위축되고 있다’는 불만이 당연히 쌓여 있다. 작년 12월 있는 힘, 없는 힘을 합쳐서 지지해 줬는데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졌다. 지금 그런 기대를 할 사람도 민주당에 안 보인다는 게 호남민들의 시각이다. 하지만 그런 인물이 없다고는 보지 않는다. 지금 그분들이 전면에 나서는 시기가 아니라서 호남민들이 애가 타는 것이다.

▶ 정권 교체를 해낼만한 후보가 있다는 것인가.

- 있을 수 있다. 지금 후보군을 놓고 볼 때 민주당쪽 경쟁력이 제일 높다. 새누리당, 안철수 신당보다 더 낮지 않다. 그쪽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 손학규 전 대표에 대해 높은 기대가 있는가?

- 손학규 대표뿐만 아니다. 한 분이 아니라 그분들의 자질이 모자르다고 보지 않는다.

▶ 정세균, 김두관 지사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일정 정도 끝나지 않았나.

- 현재 지자체장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대선후보군이) 있을 수도 있다. 서울, 인천, 충남 등이다.

▶ 내년 서울시장 선거가 중요하다. 안철수 의원측이 서울쪽에는 후보를 내는 것이 곤란할 듯한데.

- 고민이 될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다. 현명하게 판단을 해야 한다. 안철수 신당이 야권 분열의 시작이 될지 아닐지를 보는 시금석이 거기에 있다.

▶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호남에서는 직접 경쟁이 붙어야 되는데.

- 안철수 의원도 송호창 의원이 말했던 것처럼 내년 지방선거가 인생의 목표이지 않을 것이다. 안 의원의 진정한 정치적 목표에 맞게 합당한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만에 하나라도 설익은 실험론 같은 그런 논의에 함몰된 나머지 큰 것을 잃는 일은 없길 바란다. 흔히들 말하지만 2003, 2004년에 정권 재창출을 하고도 야권 분열 때문에 두고두고 후회를 남기는 일이 있었다. 그런 전례를 잘 고려했으면 좋겠다.

▶ 이 의원은 손학규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했다. 손 전 대표는 ‘혁신된 민주당과 안철수측과의 창조적인 역할을 고민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손학규-안철수 연대’ 가능성이 많이 나왔다. 손 전 대표와 이에 대해 최근 얘기를 나눈 적이 있나.

- 이 문제만 놓고 깊숙이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손 전 대표가) 민주당과 다른 별도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손 전 대표는 독일에서 10개월 간 있으면서 독일 총선, 연립정부를 유심히 봤다. 독일은 양당제가 아니다. 그래서 손 전 대표가 우리나라 양당제의 한계 속에서 다당제의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았나.

- (손 전 대표는) 독일에 있을 때나 다녀 와서도 ‘통합의 정치’ 필요성을 얘기했다. 양당제의 폐해보다는 제3세력의 한계를 많이 언급했다. 독일에서 일부러 국내로 전화해 그 얘기를 하기도 했다. ‘제3세력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 독일도 다당제인데.

- 통합의 정치를 말할 때 3당, 4당의 얘기를 한 게 아니라 ‘여당이 야당의 정책도 과감히 수용하더라’는 말씀을 많이 했다. 그것이 통합의 정치다.

▶ 언론보도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이 복지국가에 대해서 구체적인 것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지금 복지와 관련해 민주당 전략은?

-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당이 미래 지향적인 대안을 먼저 선도적으로 내놓으면 좋겠는데 이 작업은 착수가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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