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의 새 바람, 수도권까지 올라와야

과거 민주당의 안방격이었던 광주에서의 시장 경선 구도에 파란이 일고 있다. 광주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5명의 새정치연합 소속 국회의원들이 새정추 출신 윤장현 후보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강기정, 김동철, 박혜자, 임내현, 장병완 의원은 13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은 윤 전 위원장을 지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현재 광주의 국회의원은 모두 8명. 이 가운데 통합진보당 오병윤 의원을 제외하면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은 모두 7명이다. 여기서 경선 출마 당사자인 이용섭 의원을 제외하면 새정치연합의 광주 지역 국회의원 가운데 박주선 의원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윤장현 후보 지지를 선언한 셈이다.

이렇게 광주에서 새정치연합 소속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자신들과 같은 민주당 출신이 아닌 새정추 출신 인사 지지로 목소리를 모은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장면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들이 이용섭 의원이나 강운태 시장의 반발을 무릅쓰고 윤장현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큰 틀에서의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지하듯이 새정치연합은 지금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있다. 민주당과 새정추 측이 통합을 해서 신당을 만들었지만 그 효과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해 새누리당 우위의 구도가 지속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있었던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 결정을 놓고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은 새정치는 사망했다, 안철수는 철수했다, 도로 민주당이 되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서 안철수 효과가 사라지고 새정치연합이 유권자들에게 도로 민주당으로 인식되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새정치연합은 6월 선거에서 선전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는 위기를 맞고 있다. 결국 이같은 상황을 막고 신당창당의 효과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선거전략이 요구되는 것이고, 그 가운데서 핵심이 과거 민주당의 심장부였던 광주에서의 개혁적 공천이라 할 수 있다.

새정치연합에게 있어서 광주지역의 공천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과거 야당사를 돌아보면 광주에서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었을 때 그것이 전국적인 영향을 미치며 한국정치 전체의 변화를 낳곤 했다. 지난 2012년 대선 정국 때부터 특히 광주에서는 안철수 바람이 강하게 불곤 했다. 그것은 안철수를 야권의 대안으로 특별히 신뢰해서라기 보다는,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그 의미를 찾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비록 안철수의 행보 또한 광주 민심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되지 못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낡은 정치를 넘어서고자 하는 광주 민심의 바람에는 변함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지역 의원들이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 일로 보인다. 민주당 출신이 아니기에 당연히 조직력에 있어서 열세에 있던 윤 후보는 광주 지역 의원들의 적극적 지원 속에서 정치적 명분을 선점하게 되었다. 그동안 읽을 수 있었던 광주 민심의 방향을 돌아보면 아마도 이들의 선택은 광주민심에 별 무리없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단 광주에서의 경선에서 상징적 변화가 생겨나게 되면 전국적 차원에서 호남 민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새정치연합으로서는 광주에서의 변화를 기점으로 새로운 바람을 수도권지역으로 올라오게 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새로운 정치를 상징하는 아이콘들을 전면에 내세워 이제까지 무공천 논란 속에 갇혀있었던 새정치연합의 부진을 반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광주 경선은 그 지역만의 경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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