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장, “침몰 원인 모른다”

사진=KBS 보도화면 캡처
▲ 사진=KBS 보도화면 캡처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의 원인은 권장 항로 이탈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여객선 침몰사고 수사본부에 따르면, 이번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의 원인은 변침(變針)인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려졌다. 변침은 항로를 변경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 세월호가 정해진 권장 항로에서 벗어나 운항을 하다가 침몰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16일 사고가 발생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관매도 남서쪽 3㎞ 해상은 목포에서 제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는 여객선 등이 항로를 변경하는 변침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는 이 변침점을 지나가다가 완만하게 항로를 변경해야 하지만 급격하게 항로를 변경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세월호가 좌현으로 기울었고,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좌현 기울어짐이 심해져 끝내 침몰했다는 것이다. 

진도 여객선 침몰 원인을 권장 항로 이탈로 볼 수 있는 증거는 1층과 2층에서 난 ‘쾅’ 하는 소리가 꼽히고 있다. 세월호에는 승객들만 아니라 화물과 차량 등도 실려 있었다. 세월호에 당시 실려 있던 차량은 180대, 컨테이너 화물은 1,157t에 달한다. 

해양경찰은 구조자들이 증언한 ‘쾅’ 하는 소리에 대해 배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차량과 화물이 부딪히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컨테이너 화물 등은 고정 상태였지만, 배가 기울어지면서 무게 중심이 흔들리고 이로 인해 수천톤에 달하는 짐이 좌쪽으로 이동하면서 여객선의 좌현 쏠림을 촉진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진도 여객선 침몰 원인을 항로 변경으로 볼 수 있는 또 다른 요인 중 하나는 세월호가 짙은 안개로 인해 이미 지연 출항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해양경찰은 15일 지연 출항한 세월호가 목적지인 제주도에 빨리 도착하기 위해 항로를 변경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청해진해운의 김영붕 기획관리실 상무와 김재범 기획관리부장은 16일 인천시 중구 인천연안여객터미널 청해진해운 선사에서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김재범 부장은 “세월호가 15일 21시 출항했다”며 “저녁 6시 30분 출항할 예정이었지만 짙은 안개로 지연돼 출항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1차례 짙은 안개로 출항이 지연된 세월호가 충분히 안개가 걷히지 않은 상황에서 출항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충분히 안개가 걷히지 않은 상태에서 항로를 변경하고 암초에 부딪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늑장 대응도 이번 사고를 키운 원인 중에 하나라고 추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1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세월호의 한 승선원은 “오전 7시 40분경 업무를 마치고 업무 일지를 쓰던 중 갑자기 배가 기울었다. 창문이 박살 나고 사람들이 한쪽으로 쏠릴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최초로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16일 오전 8시 52분보다 1시간 정도 이른 시점이다. 최초 사고는 16일 오전 7시 30분경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세월호로부터 침수 신고가 들어온 것은 16일 8시 58분경이었다. 현재까지 추정된 최초 사고 발생 시점으로부터 6분 느리고, 세월호 승선원의 증언을 토대로 추정한 최초 사고 발생 시점으로부터는 1시간 22분 느리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경찰 조사가 최종적으로 진행된 다음에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선장, “침몰 원인 모른다”

세월호 선장인 이모씨가 이번 진도 여객선 침몰 원인에 대해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목포 해경에 따르면, 해경은 이날 세월호의 선장 이모씨(60)와 승선원 11명을 소환 조사했다. 해경은 17일 새벽까지 소환 조사를 진행했으며, 항로와 안전수칙 준수 등에 대해 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세월호 선장 이모씨는 진도 여객선 침몰 원인에 대해 “어떤 이유로 배에 침수가 발생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경은 선장과 승선원들이 탑승객들을 남겨두고 먼저 배에서 탈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 손정호 기자 son50@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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