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마음까지 기록할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 23일 독자들을 만난 책 ≪기록 : 윤태영 비서관이 전하는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을 소개하는 문구다. 

≪기록≫은 노무현재단에서 기획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이었던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었다. 총 304쪽으로 책담에서 나왔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기록≫에 대해 “사실(事實)이라는 작은 조각 그림이 어떻게 진실(眞實)이라는 큰 그림을 만들어 내는지 그 비약이 놀랍다”며 “대상과의 지근거리에서 어떻게 그처럼 담담한 시각을 견지할 수 있는지 그 절제가 놀랍다”고 밝혔다. 이어 “≪기록≫을 통해 우리는 한 인간의 고뇌와 애정의 내면을 만나게 된다”며 “최종적으로 만나는 것은 한 인간의 정직한 ‘얼굴’이다. 그리고 얼굴은 ‘얼골’이며, 얼골은 ‘얼꼴’이며, 얼꼴은 글자 그대로 ‘영혼의 모습’이라는 사실이다”고 증언한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책은 노무현을 닮았다. 담백하고 정직하다”며 “숨기거나 보태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노무현이다”고 전했다. 문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기록이 역사’라고 말했다”며 “기록된 것만이 역사라고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혹 정무적인 문제로 구두 보고나 서면 보고의 필요성을 참모들이 얘기했을 때도 ‘기록에 남기기 두려운 일은 아예 하지 말라’고 했을 정도였다”며 “그런 생각이 있었기에 윤태영 비서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줬고, 이 책도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벌써 5년이다. 강산이 반은 바뀌었을 시간이다”며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사람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곁에 있다”고 반추했다. 이어 “그리움은 희망이 되기도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도전했던 가치, 고난과 좌절은 우리가 가야 할 희망과 미래의 다른 이름이다”고 증언했다. 

책담은 이 책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이하며 우리는 그에 대한 단 하나의 ‘기록’을 얻는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오랜 동반자이자 비서였던 윤태영은, 이 책을 통해 ‘대통령 노무현’은 물론 ‘인간 노무현’의 이면까지 아우른다”고 설명한다. 

윤태영 비서관은 노무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은 윤태영 비서관을 곁에 두고 자신을 관찰하며 기록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기록’은 노무현 대통령의 철학이었고 원칙이었다. ‘기록된 것만이 역사가 될 것이며, 스스로를 절제하고 동여매는 강력한 동인이 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윤태영 비서관에게 자신의 모든 회의나 행사에 자유롭게 배석할 수 있는 특권을 줬다. 

책담은 “이 책은 노무현재단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 연재돼 수많은 사람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저자의 칼럼을 새롭게 다듬어 담았으며, 칼럼에 담지 못한 못다 쓴 이야기와 퇴임 이후 봉하에서의 기록을 함께 엮었다”고 밝혔다. 

1부는 에피소드 중심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과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2부는 재임 시절의 성공과 좌절을, 3부는 퇴임 이후부터 서거까지를 시간 순서대로 기록하고 있다. 

저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후보 시절 홍보팀장으로 합류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자주 “정치물이 독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책에 대해 책담은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봄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며 전쟁이 시작됐고, 노무현 대통령은 고뇌 끝에 파병을 결정했다”며 “그는 어떤 일이 있어도,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한반도에서의 전쟁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임기 말에는 자신의 공약이었던 개헌을 제기하며 자신의 임기까지 걸고자 했지만, 여론은 그것을 그저 ‘정략’으로 치부했다”며 “저자는 이러한 주요 고비들에 임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고뇌와 선택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8년 2월 퇴임 후, KTX를 타고 고향 봉하로 향했다. 전직 대통령이었지만, 그는 결코 한가한 사람이 아니었다. ‘민주주의 2.0’ 프로그램도 완성해야 했고, 유기농 벼 재배와 화포천 가꾸기, 생태계 조성 등의 당면 과제가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침 일찍부터 사저 앞으로 몰려든 방문객들과의 만남이 중요한 일과가 되어 있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 중 ‘이지원’ 시스템 상의 메뉴인 ‘나의 구상’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메모 형식으로 정리하곤 했다. 메모가 완성되면 대통령은 부속실과 연설기획비서관실을 통해 각 수석실에 구체적인 지시로 전달했다. 이 책의 부록으로 담은 대통령의 메모는 저자가 대통령에게 전달받아 기록한 것으로, 대부분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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