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인줄 몰랐다는 것 상식적으로 납득 안돼”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 ‘조문 연출’ 논란에 대해 청와대와 박 대통령과 함께 사진이 찍힌 할머니가 “연출이 아니다”라고 해명하면서 "'조문 연출' 논란 할머니, 청와대가 섭외"라고 보도한 노컷뉴스의 보도 경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컷뉴스’는 30일 정부 핵심 관계자의 언급을 근거로 박근혜 대통령의 '조문 연출' 의혹에 등장하는 여성 노인이 실제로 청와대 측이 섭외한 인물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노컷뉴스’는 정부 핵심관계자는 30일 "미리 계획했던 건 아니지만, 청와대 측이 당일 합동분향소에서 눈에 띈 해당 노인에게 '부탁'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해당 노인이 유족인지 아닌지, 확인은 안 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 언론은 부탁이란 '대통령이 조문할 때 대통령 가까이서 뒤를 따르라'는 것이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노컷뉴스는 이어 “실제로 박 대통령이 조문하는 동영상을 보면 정부 관계자가 해당 노인을 박 대통령 근처로 안내하는 장면이 나온다”며 “박 대통령은 조문을 한 뒤 이 노인에게 다가가 위로했고, 이 모습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는 장면으로 보도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노컷뉴스 특별취재팀 관계자는 1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취재원을 보호하기 위해서 정부 핵심관계자로 뭉뚱그려 표현했다”며 “어느 정도 선까지 취재원을 신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현장 제보를 바탕으로 청와대가 할머니께 부탁을 했다는 것을 섭외라고 표현한 것이고 증언이 신뢰할만하다고 판단해 기사를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할머니 아들이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대통령인줄 몰랐다'라고 하는데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컷뉴스는 1일 <[바로잡습니다] "'조문 연출' 논란 할머니, 청와대가 섭외">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달 30일 출고된 <[세월호 참사] "'조문 연출' 논란 할머니, 청와대가 섭외"> 기사에서 '실제로 박 대통령이 조문하는 동영상을 보면 정부 관계자가 해당 노인을 박 대통령 근처로 안내하는 장면이 나온다'는 대목에서 '정부 관계자'로 표현된 인물은 '장례지도사'로 밝혀졌기에 해당 문장을 삭제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불철저한 사실관계 확인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혼란을 겪게 해 드린 데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현재 ‘연출 논란’에 대해 "대통령께서 합동분향소에 조문을 가셨다가 우연히 만난 할머니와 인사하신 것을 두고 쇼를 하기 위해 연출했다는 말이 안 되는 보도가 나와서 조문하러 왔다가 졸지에 동원된 배우가 된 할머니 가족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다"라고 연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또 사진 속 할머니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화랑유원지 근처에 사는 70대 주민 오모씨라고 소개하고 “평소 자주 운동 다니는 화랑유원지에 분향소가 설치됐다는 소식을 듣고 조문을 하러 갔을 뿐”이라며 “처음 출구를 잘못 찾았다가 다른 출구 쪽에 사람들이 들어가기에 따라 들어갔다가 박 대통령을 만났다”고 ‘연출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할머니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에서 네티즌들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관련 기사 댓글과 인터넷 커뮤니티에 의구심을 표출하는 글들을 올리고 있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박 대통령이 조문한 시간이 일반인 조문객은 없는 시간대였다는 점, 당시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할머니가 박 대통령이 지나가길 잠시 기다렸다가 대통령이 자신의 앞을 지나가자 바로 뒤를 따라갔다는 점, 할머니가 박 대통령을 근처에서 따라다니는데도 경호원들이 전혀 이를 막지 않았다는 점 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또 오씨 할머니가 언론과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유가족이세요?”라고 물었으나 자신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고 밝혔다는 점도 ‘연출’의 근거로 지목되고 있다. 청와대가 할머니가 유족이 아님을 알면서도 언론이 문제의 사진을 박 대통령이 유족을 위로한 것처럼 보도하는데도 청와대가 묵인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오씨 할머니와 닮은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소속 여성의 사진과 분향소에서 찍힌 오씨 할머니 사진이 함께 게재돼 동일인이 아니냐는 등의 의혹 제기도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박근혜 할머니, 그래도 이 점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등의 글이 나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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