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해경-청와대에 '분노', 손석희-이상호-뉴스타파에 '응원', 황우여-김한길-안철수 '실종'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정부 관련 검색량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상당 부분이 비판 여론인 것으로 확인됐다. 손석희 JTBC 앵커,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 뉴스타파 등에 대한 검색량도 상위권을 차지했고 주로 지지하는 여론이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7일 오후 국회의원 회관에서 정해구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과 교수 사회로 열린 '세월호 참사와 한국사회, 선 자리와 갈 길'(주최 좋은정책포럼,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 주제의 긴급토론회에서 참사 당일인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4일까지 트위터, 블로그 등의 세월호 관련 버즈량(언급량) 450여 만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결과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관련 인물연관어 순위는 박근혜 대통령이 63만8050건으로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이준석 선장(25만1194건), 3위는 손석희 앵커(8만662건)였다. 이후로는 정홍원, 이상호, 정몽준, 권지영, 박지영, 유병언, 권은희, 오바마, 문재인, 이종인, 한기호, 이명박, 지만원, 이주영, 서승만, 박원순, 김용옥 순이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20위 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관련 단체연관어는 정부(63만6389건), 해경(22만3481건), 청와대(16만1001건) 순으로 주로 정부의 무능, 무책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집중됐다. 세월호 참사 관련 심리연관어의 경우 참사(50만2121건), 분노(18만5459건), 슬프다(18만3136건)으로 분노, 슬픔의 키워드가 많았고, 사고 발생 5일째인 지난달 20일부터는 '분노'의 감정이 검색어 상위권에 올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 관련 미디어 연관어로는 JTBC가 12만8379건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SBS(3만7863건), KBS(3만4692건)가 그 뒤를 이었는데 KBS의 경우 최근 김시곤 보도국장의 막말 논란으로 인해 비판 여론이 많았다. 특히, 뉴스타파(2만8600건), 김어준의 뉴욕타임스(2만72건), 미디어오늘(1만6062건), CNN(1만3348건), 한겨레(1만2510건), 아프리카TV(1만649건) 등으로 독립언론, 진보성향 언론, 외국 언론 등이 주로 검색됐다.

이에 대해 유승찬 대표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트래픽이자 소셜데이터 집계 이후 가장 큰 사건이다. 사건 다음 날인 17일 하루에 40만 건에 육박하는 버즈량은 지난 대선 TV토론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하루 버즈량이 3만 건이면 모든 언론의 톱뉴스 수준인데 지난 4일 15만 건 이상을 기록한 것은 세월호 참사가 여전히 국민들의 마음을 압도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인물연관어 순위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에 분노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 막말을 쏟아낸 새누리당 의원들과 보수인물들이 대거 올라와 있고 손석희, 이상호 등 언론인이 상위권에 올라와 있는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히 미디어를 퍼나르는 것이 아니라 SNS 사용자들이 미디어 선택권을 활용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 대표는 "황우여, 최경환, 김한길 등 여야 지도부가 거의 언급되고 있지 않은 것은 정치의 실종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는 국가권력과 분노한 국민이 직접 맞대면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야당 정치인의 실종은 비겁한 행동이라는 측면에서 잠재적 분노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유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연관버즈량 1만 건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철저하게 숨었다. 정치부재뿐 아니라 어떤 시민단체도, 종교단체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중간자적, 인도적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단체연관어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미디어 연관어에 대해선 "사건의 원인부터 구조과정에 대한 기존 미디어에 대한 불신이 새로운 미디어를 선택하는 경향으로 나아갔다"며 "이용자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집중적으로 이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진실보도에 애쓴 JTBC 뉴스 9와 뉴스타파 등의 언론에 열광적 지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정부는 SNS에서 유언비어를 양산해 구조과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처벌을 말하고 있는 반면, SNS 사용자들은 유언비어의 진원지를 정부와 기존미디어였다고 주장한다"며 "실제로 세우러호 참사 과정에서 SNS에서 잘못 퍼진 소문은 빠르게 자정됐다. 홍가혜씨 인터뷰의 경우 불과 반나절 만에 SNS 사용자들에 의해 진실이 드러났다. 이런 자정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향후 위기 관리 방안에 대해 "재난 위기상황에서 하루단위 브리핑은 석기시대 농담"이라며 "재난구조 당국이 소셜미디어 시대에 잘 대응하려면 재난 사황을 실시간으로 알릴 수 있는 공식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을 즉각 가동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 대표는 또 "여야를 불문하고 광범위하게 촉발된 슬픔과 분노에 공감하는 정치, 사회 지도자가 없다"며 "SNS와 연결된 정당, 시민단체 없이는 사회적 행동의 지속화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유 대표는 "참사 수습과정에서 정부 여당에 실망하거나 분노한 대중들은 이른바 야권 정치지도자들도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진보-보수 프레임을 넘어 책임지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진정으로 내려놓고 책임지는 지도자가 나와야 우리 사회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관련 통계를 담은 도표다.  

세월호 참사 SNS 버즈량 추이. 지난 4일까지 15만여 건 이상으로 여전히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다.
▲ 세월호 참사 SNS 버즈량 추이. 지난 4일까지 15만여 건 이상으로 여전히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다.

인물연관어 분석 결과. 1위는 박근혜 대통령, 2위, 3위는 각각 이준석 선장과 손석희 앵커가 차지했다.
▲ 인물연관어 분석 결과. 1위는 박근혜 대통령, 2위, 3위는 각각 이준석 선장과 손석희 앵커가 차지했다.
단체연관어 분석 결과. 정부, 해경, 청와대에 대한 비판 여론이 1~3위를 차지했다.
▲ 단체연관어 분석 결과. 정부, 해경, 청와대에 대한 비판 여론이 1~3위를 차지했다.
심리연관어 분석 결과. 참사, 분노, 슬픔 등의 감정이 1~3위를 차지했다.
▲ 심리연관어 분석 결과. 참사, 분노, 슬픔 등의 감정이 1~3위를 차지했다.
'분노' 감정이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계속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 '분노' 감정이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계속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미디어 빅데이터 분석 결과. JTBC, 뉴스타파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 미디어 빅데이터 분석 결과. JTBC, 뉴스타파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