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고권력 기구인 국방위원회는 12일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위한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의 부산 입항이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훼방하는 도발이라며 남측에 '올바른 선택'을 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10일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 파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남북 실무회담을 오는 15일 판문점에서 열자고 제의한 북한이 이를 남북 실무회담에서도 쟁점거리로 삼을 것으로 보여 모처럼만에 이뤄지는 남북간 대화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앞서 북한 국방위는 특별제안을 통한 한미군사훈련을 포함한 남북한 모두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을 제안한 바 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국방위는 이날 정책국 담화를 통해 조지워싱턴호의 부산 입항에 대해서 “시대착오적인 군사적 망동”이자 “엄중한 사태”라며 남측에 “북과 남 사이에 여러가지 문제가 일정에 올라 있는 현 시점에서 똑바른 선택을 할 때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방위는 특히 “스쳐 지나갈 수 없는 것은 이 사태가 국방위원회가 특별제안을 내보내고 공화국정부가 성명을 발표한 것과 때를 같이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성의있는 노력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놀라운 것은 이 해적함선집단(조지워싱턴호)이 심사숙고해야 할 남조선 괴뢰들의 적극적인 요청과 요란한 환영을 받으며 기여든 것”이라며 남측이 “미국의 음흉한 기도에 놀아나 핵타격수단들을 끌어들여 동족에 대한 핵공갈과 위협에 매달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국방위는 “남조선 괴뢰들은 더이상 미국에 기대고 빌붙는데 살길이 있다고 오산하지 말아야 한다”며 “제정신을 차리고 민족중시, 민족 우선의 입장에서 나갈 길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방위는 “미국은 북남관계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거나 조선반도 정세가 완화될 듯한 국면이 조성되면 음흉한 간섭과 훼방을 따라 세웠다”며 “그래야 남조선에서 일본을 계속 거머쥐고 대륙포위망을 이룩하는 것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패권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똑바로 알아야 한다”며 “핵공갈과 위협에 매달릴수록 첨단수준에서 항시적인 타격태세를 갖춘 우리의 자위적 핵무력은 더욱더 강화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부산에 입항한 조지워싱턴호는 오는 16∼21일 한반도 남서해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하고 이달 21일부터 한국, 미국, 일본의 해상전력이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수색,구조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