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수원 천막당사 설치, 패배주의적 발상...5석도 힘들 것”

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7.30 경기 수원정(영통)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천호선 정의당 후보는 22일 “정치혁신을 원하는 젊은 영통의 열망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후보”라며 전국에서 평균연령이 가장 낮은 지역유권자의 표심에 호소했다.

진보정당 정의당의 대표를 역임하고 있는 천 후보는 이날 경기도 수원 영통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폴리뉴스>와 만나 “제가 당선되면 박근혜 정부에 강력한 경고가 되고 한 명의 국회의원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천 후보는 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소위 수원벨트의 사수를 위해 영통지역에 천막당사를 설치한 것을 두고 “패배주의적 발상으로 이젠 5석도 힘들어 보인다”고 일침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의 전략은 수원지역에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영향력과 기존 당의 지지율로 1,2석이라도 건지겠다는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이 천막당사를 설치할 곳은 수원지역이 아니라 서울 동작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1 야당이 새누리당과 정면에서 맞서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야 설사 싸움에 지더라도 책임지고 싸웠다고 나중에라도 이해가 된다”고 덧붙였다. 

‘노무현의 마지막 대변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천호선 후보는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고, 민주화를 위해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으로 2번 투옥된 경험을 가졌다.

1991년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천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 국정상황실장, 청와대 홍보수석(차관급)을 역임하기도 해 자타공인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서울 은평을에서 ‘친이(親이명박)좌장’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에게 1000여표 차이로 석패한바 있다. 

이하는 인터뷰 전문이다.

-지역민심은 어떻게 보나.

이곳은 다들 알다시피 야권지지도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그런데 이 야권지지라는 것이, 과거의 민주당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젊은 야권에 대한 지지자가 많다. 또 정치에 대한 관심과 정치변화에 대한 갈망도 매우 큰 곳이다. 제가 이곳에 출마한 이유는 이곳이 가장 정의당에 맞는 지역, 또 저에게 맞는 지역이라는 이유가 중요한 출마 배경이고 막상 와보니 또 그렇더라. 

그런데 이번 선거에 대해 지역주민들이 고민이 있다. 야권연대에 대해 ‘끝까지 가라’는 의견과 또 한편으로 ‘야권연대를 해야 이기지 않나’는 의견이 있다. 그렇지만 이 지역에는 젊은 분들이 많은데 그런 3~40대 분들은 끝까지 가라는 의견이 많고, 자영업을 하시면서 오랜 기간 민주당을 지지해온 분들은 아직 고민이 있으신 것 같다. 그렇지만 기존에 2번을 찍으셨던 이 분들이 이번에는 4번을 찍을까 고민하는 단계에 와 계신 걸로 본다.

-이번 선거를 보면 지역 토박이 후보는 없고 다들 지역연고가 약한 것 같다. 

다들 토박이 후보는 아닌데 저는 그래도 나름 연고를 주장할 수 있다. 수원에서 5년을 살았다. 저는 이곳에서 노동운동을 하면서 직장을 다녔고, 신혼생활 5년을 살면서 큰 애도 여기서 낳았다. 비록 제가 살 당시에는 영통구가 없어서 (2004년 분구) 정확히 영통에 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거대 양당 후보가 앞서있고, 천 후보는 10% 내외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그 원인은 뭐라고 보나. 

저는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1번 ,2번 ,3번 기호의 힘은 세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노회찬 전 대표도 3등이다. 요즘 가끔 뒤집어지고 기류가 바뀌는 분위기지만 그게 현실이다. 그렇지만 2등과 3등의 차이가 크지 않고 그 둘을 놓고 누가 더 야권대표후보로 적절하냐고 할 때 이야기는 달라진다. 물론 거기에도 기호의 힘이 작동은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그저 정의당의 천호선 후보라고만 하면 높게 안 나온다. 그렇지만 정의당 대표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대변인 등의 저의 핵심적인 정치이력들을 제시하면 지지율이 상당히 올라간다. 그래서 박광온 후보와 오차범위까지 줄어들기까지 한다. 

-유권자들이 각 후보자들의 자질보다는 정당을 더 중요시 한다는 말이 있다. 진보진영에 대해서도 일반유권자들이 불안하게 생각해서 후보의 자질에 비해 지지율이 안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제가 감히 분석은 못하겠지만, 정의당 자체의 지지도나, 국민의 신뢰도가 높다고는 보지 않는다. 이제 그런 것을 쌓아가는 도중이다. 그래서 이번 7.30에 저를 비롯해 노회찬 전 대표 등이 출마한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정의당 자체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바르게 인식시키는 것도 있다. 아직 이 지역에서 당 지지율이 8% 정도가 나오고 제 지지도는 그것보다 약간 높은 수준인데, 슬슬 정의당의 지지율도 올라가고 제 개인적인 이미지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고 본다. 

사실 정의당의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 것은 정의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보다는 기호 2번, 새정치연합에 대한 관성과 익숙함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동전의 양면이지만, 정의당이 부족하다기보다 그쪽도 중요하지 않을까.

-그런데 일반 유권자분들은 아직도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의 구분을 제대로 못하고 있지 않나. 

이 지역은 그래도 다른 곳에 비교해 그 구분을 잘하시는 것 같다. 3~40대 주부들도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잘 얻고 계신다. 물론 아직도 헷갈리는 분도 있지만 다른 곳에 비해 잘 구분하시는 것 같다.

-당대표로 국민들에게 양당의 차이점을 강조한다면?

말로 설명하면 굉장히 어렵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국민들은 정의당은 노회찬, 천호선, 심상정이 함께하는 당이고, 통합진보당은 이정희 대표가 있는 당으로 인식하시는 것 같다.

-선거구호가 ‘준비된 야권대표’인데 야권연대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나.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본다. 지금 선거 판세를 크게 보면 여와 야가 4 대 6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크게 보면 제가 약간은 부족하겠지만 임태희 4, 박광온 3, 천호선 3으로 나뉜다. 그럼 당연히 현 상황이면 기호 1번이 이기고, 야권연대가 되면 야권이 이긴다. 그런데 야권연대에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저희의 제안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박광온 후보도 연대를 하지 않으면 진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엄두를 못내는 것 같다. 

결국 지금 야권이 가진 6에서 어디로 4가 가느냐가 관건이다. 이게 한쪽으로 몰리는 분위기와 과정이 있을 것 같다. 만약 4가 제 쪽에 오면 제가 여당후보와 박빙 승부를 하는 것이고, 박 후보로 가도 마찬가지다. 결국 누가 6에서 4를 끌어내느냐가 문제고, 지금 새정치연합이 이 지역에다 천막당사를 친 것도 그 4를 물량공세를 통해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그럼 정의당은 새정치연합이 야권연대를 받지 않으면 끝가지 선거를 완주해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것인가? 

그럴 수밖에 없다. 뭔가를 보여준다기보다는...당이 후보를 내는데 만약 우리가 소선구제가 아니라면 지지하는 투표수만큼 의석수가 나왔을 것인데, 그게 아니니 이런 상황이면 항상 밀려나게 된다. 그래서 야권연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저희가 새정치연합에 ‘당대당 연대’를 이야기 했다. 당이 아닌 ‘후보간 단일화’는 후보 경쟁력만 보자는 것이고 말 그대로 정치 공학적이다. 그러나 당대당은 당 지도부가 책임지고, 2017년 대선 정권교체 때 까지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이 어떤 협력관계와 경쟁관계를 가지고 가겠다고 국민들께 비전을 보여드리는 것이다. 저희가 이런 큰 단일화를 국민께 제시하자고 했지만, 새정치연합 측은 우리의 이런 제안을 무시하겠다고 그냥 가겠다고 한다. 

사실 우리는 야권연대를 안해도 좋다. 그런데 지금 새정치연합은 수원영통에 천막을 치고 두 공동대표가 다 내려온다고 했다. 그래서 제가 정말 이해가 안 돼 ‘지금 제1 야당이 천막을 칠 곳은 국회다. 지금 세월호 특별법보다 중요한 것이 어딨냐’라고 한마디 했고, 결국 한명은 여기 오고 한명은 국회에 남는다고 하더라. 어떤 면에서 제가 좀 고마운 게 있는데 제가 그간 새정치연합을 향해 여러 쓴소리를 해왔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들어주신 것 같다.(웃음) 어쨌든 결국은 내려오는데 목적은 6에서 4를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선거를 위해) 천막당사를 칠 곳은 서울 동작을 아닌가. 그런데 수원에 친 것은 서울 동작을과 경기 김포를 포기한 셈이다. 제1 야당이 대체 누구와 싸워야 하나. 정의당 표 가져가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가. 새누리당과 맞서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야 또 설사 싸움에 지더라도 책임지고 싸웠다고 하면 나중에 이해가 되지 않겠나. 그런데 수원에 천막을 친 것은 다른 지역을 포기하고 수원지역에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영향력과 당의 지지율로 1,2석이라도 건지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패배주의적으로 이렇게 되면 안철수 대표가 말한 5석도 힘들지 않겠나.

-야권 지지성향이 강한 수원영통에 천막을 친 것부터가 문제라는 것인가. 

아주 패배주의적 접근이다. 사실상 5석도 포기한 셈이다. 5석을 지킬 의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수원영통의 최우선 현안은 뭐라고 보는가. 

가장 큰 문제는 교통문제로 서울과의 통행이다. 마침 오늘 오전에 광교에서 출근 하던 분들과 만났지만, 버스를 늘려야 한다고 이야기하신다. 그런데 누가 늘리겠나. 민간업체는 안 된다. 민간업체가 버스를 늘려 하루 종일 운영하면 수지가 안 맞고 결국 출퇴근만 늘려야 하는데 누가하겠나. 결국 서울처럼 준공영제에서 공영제로 가되 출퇴근만 운행하는 공영버스를 만들어야 한다. 민간업체를 통해 해봤자 세금만 소비되고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출퇴근 전용 공용버스’를 하자는 것이 지금의 교통대란을 신속하게 해결하는 바른 방법이라는 것이, 저의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공약이다. 이밖에도 교육 문제에도 해결할 것이 많다. 

-이번 선거에서 상대 후보들이 아닌 본인이 당선돼야 하는 이유는? 

영통은 야당을 지지하면서 정치개혁을 원하는 분들이 많다. 그걸 실현하는데 가장 적합한 후보가 저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단순히 주장이 아니라,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정치적 이력과 경력에서, 이곳 주민들도 많이 알고들 계시지만 그런 것에서 저는 영통과 딱 맞는 후보다. 

또 제가 준비된 후보라는 것이 저는 참여정부의 청와대 대변인, 국정상황실장, 홍보수석을 역임했고 정치도 오래해 외람되지만 국회의원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저는 단순히 국회의원 한명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후보라고 자신한다.

-유권자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지금 여당을 지지하셨던 분들도 이명박 정부는 지지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여당의 영통 후보로 나선 이는 이명박 정권의 실패를 책임져야할 비서실장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다음으로 책임져야 하는 사람으로, 오늘날의 4대강을 보고 그때의 경제 성적을 보라. 과연 ‘이명박’이라는 이름석자를 지우고 단순히 자신을 ‘청와대 실장’이라고 하는 임태희 후보에 표를 몰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나. 이건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안된다. 

야당 지지자분들, 과연 누가 젊은 영통사람의 생각과 맞겠나. 또 누가 당선돼야 박근혜 정부에 강력한 경고가 될까, 또 누가 돼야 한 명의 국회의원 이상의 역할을 할까. 답은 분명하다. 아쉽게도 야권연대가 힘들어질 것 같아 안타깝다. 새정치연합이 받아주지 않는다. 이제는 유권자들이 힘을 모아 분위기를 만들어 한쪽으로 쏠리게 해 단일후보, 대표후보를 만들어 달라. 열심히 하겠다. 그럼 이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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