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개발과 행정타운 건설로 침체된 동작에 새 기운을 불어넣으려 해”

이창우 서울시 동작구청장 (사진=이은재 기자)
▲ 이창우 서울시 동작구청장 (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8월 19일 민선 6기 지방자치단체 당선된 이창우 동작구청장과과 ‘폴리뉴스 14주년 특집 대한민국 길을 묻는다-서울시 동작구청장 특별 기자회견’ 인터뷰를 가졌다. 

이창우 구청장은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최연소 구청장으로 당선되었다. 이창우 구청장은 선거 당시부터 취임한 이후에 이르기까지 구정의 중심을 사람에 두고 사람 우선의 구정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동작에서 성장해 왔기 때문에 지역실정을 잘 아는 이창우 구청장은 동작은 그동안 너무나 변화 없이 안주해 와서 정체되고 활력이 떨어져있는데 이는 그 동안 이 지역을 이끌어 온 행정관청이나 지역 출신 정치인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진단했다. 아울러 동작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행정타운 건설과 지역 내에 산재하는 지하철 역세권 개발을 통한 상업지역 확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당의 당직자 경험을 가지고 참여정부에서 청와대에 근무한 경험도 있는 이구청장은 주민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참여민주주의를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 실천해 나갈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이창우 구청장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장 큰 복지임을 강조하면서 지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관과 민간 그리고 대학이 연계하고 지역 출신 유력인사들과의 네트워크 형성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아이디어를 마련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구청장은 전국 최연소 구청장으로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변화에 앞장 설 것을 다짐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이 크지만 그것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정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남 탓만 하게 될 것이라며 젊은 패기와 각오를 보여주었다.   
  
- 당선을 축하드린다. 쉽지 않은 선거였는데 승리하시고 젊은 나이에 행정 일선에서 일을 맡게 됐다. 취임사를 보니까 사람의 가치를 굉장히 강조하고 계시는데 구정에 임하시면서 평소 갖고 계신 철학이나 비전을 말해 달라.

사람의 가치를 우선하는 구정을 하고 싶다. 동작구는 다른 구에 비해 지역 구조가 독특하다. 상업지구는 서울 25개 구 중에 가장 좁다. 주거 중심 도시로 구성되어 있고 유흥업소도 별로 없다. 가장 대규모의 거주 공간을 갖고 있는데 반해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지금까지 많이 못해 온 것도 현실이다. 선거 기간 중에 세월호 참사도 있어서 더욱 사람의 가치, 존엄성 같은 것이 부각되기도 했는데 정말 사람이라는 가치를 모든 것의 중심에 두고 고민하고 있다.

- 선거 슬로건을 보면 ‘함께 만드는 사람 사는 동작’을 내거셨다. ‘함께’, ‘사람’ 모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을 직접 모시고 일을 하기도 했는데 그 당시 강조되었던 참여민주주의를  일선 행정에서 구현하겠다는 의지로 봐도 되겠나.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가치를 동작에서 실현해보고자 ‘사람 사는 동작’이라는 슬로건을 선거 때 내걸었다. ‘함께 하자’는 취지는, 구청장이나 구청에서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것은 사람 사는 동작의 모습이 아닐 것이기 때문에 주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취지이다.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는 첫 번째 사업 방향을 정하면서 주민들을 우선하겠다, 주민들이 살아가는 현장을 중심에 놓고 구정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함께 만드는 사람 사는 동작’과 관련해서, 보육정책에 대해 시범적으로 토론을 해봤다. 지역 주민들과 정책 이해관계자들이 소규모로 모였다. 과거에 보여주기식으로 가졌던 200~300명이 모이는 토론이 아니다. 정책에 직접 이해관계를 갖고 있거나 수혜를 받는 지역 엄마들, 보육원장들, 정책 입안 공무원들의 비율을 골고루 나눠서 소규모로 토론을 했다. 굉장히 의미 있는 얘기들이 많이 나왔다.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바로 담을 수 있는 것은 반영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두세 번 정도 더 해볼 생각이다. 그런 다음 어느 정도 보육정책에 대한 가닥이 주민 요구에 의해 잡히면 다른 영역으로 확산시켜볼 생각이다. 

- 취임 후 얼마 되지 않고서 동작구 관내인 동작을에서 재보선이 있었다.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았고, 선거도 굉장히 치열했다. 구청장을 맡자마자 관내 선거가 있어서 행정을 맡은 입장에서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리고 구청장 선거에서는 야당이 승리를 했는데 이번 재보선에서는 여당이 이겼다. 어떻고 보고 느꼈나.

개인적으로는 보궐선거 때문에 한달간 지역주민들에게 인사를 못했다. 선거법상 행사나 접촉을 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취임하자마자 관권선거를 할 힘도 없었지만 제 행보를 주의 깊게 바라보는 시선이 많아서 조심스러웠다. 그 점이 많이 불편했다. 보궐선거였지만 지역주민들에게는 후보자들의 정책을 비교해 보면서 동작구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본다. 공약에도 괜찮은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었다. 주민들이 선택한 선거의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앞으로 당을 떠나서 지역을 위해 같이 힘을 합쳐서 주민들을 위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동작구의 위치는 대략 알고 있었는데 이번 재보궐 선거 때 보니까 동작구가 한편으로는 영등포구, 관악구와 인접해 있고 다른 한쪽은 서초구와 맞물려 있다. 양쪽이 조금은 이질적이다. 영등포구에 인접한 주민들과 서초구에 가까운 주민들 사이에 성향이나 정서적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개발에 대한 욕구나 지향에 있어서도 갈등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 선거에서도 ‘강남4구로 개발하겠다’면서 주민들의 개발 욕구에 불을 지피는 공약이 나오기도 했는데?

한 후보자 측에서 강남4구라는 표현으로 강남에 대한 상징성을 인입하려는 선거 전략을 사용했는데 속이 좀 상했다. 동작구가 동작구만의 장점과 정체성을 가지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공간으로 특정지어질 수도 있는데 굳이 강남4구라는 개발을 부추기는 선거전략을 쓸 필요가 있었나 싶다. 한편으로는 동작구의 일반상업지구 비율은 서울 25개 구 중에서 24번째이다. 인근 관악구 대비 절반 수준이다. 재정자립도 면에서는 인접 구와 비교할 수 없다. 영등포구도 재정자립도는 굉장히 높다. 그런 면에서 주민들이 소외감을 많이 갖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세 수입 구조에 있다. 동작구는 주택세와 재산세 외에는 세 수입 구조가 전혀 없다. 최소한의 세 수입 구조를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반상업지구 확대를 시에 적극 건의하고 관철하려고 한다.

자구적인 노력으로 장승배기 지역에 행정관청들을 전부 옮길 생각이다. 노량진에는 구청과 경찰서가 핵심부지에 위치에 있어서 상업지구 형성을 방해하는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 40년 가까이 그렇다. 공공기관들이 장승배기로 이전해서 노량진은 노량진대로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야 할 시기가 왔다. 장승배기도 나름대로 공공기관이 상업시설을 선도해 나간다면 노량진, 장승배기, 사당 권역으로 최소한의 오피스 타운이 형성되리라 본다. 사람들이 유입돼야 소비가 되고 상업인들의 소득도 올라간다. 그런 선순환적 구조가 필요할 것 같아서 공공기관이 먼저 움직이려고 하고 있다.

- 대방이나 노량진, 장승배기, 사당 등 동작구를 통과하는 지하철이 많다. 그런데 반해 노량진도 상권은 덜 발달이 된 것 같다. 대방 쪽도 그렇다. 관청들이 있어서 그런 제약들이 있었다고 했는데 상업 발전이 더딘 다른 요인은 없나.

관청 때문에 발전이 더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방해요소가 된 것은 사실이다. 동작구에 35년 동안 살고 있지만 35년 동안 동작의 모습이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지역 정치인들이나 행정기구들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다른 구에서 무수히 시도했던 기업을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던 것이 없었고, 몇 개 있던 기업들도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려는 시도들이 있었다. 

- 너무 주거타운 위주로만 개발이 됐다는 말인가.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 선도적으로 이끌 의지들이 많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 구청장께서도 세월호 추모 리본을 달고 계신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굉장히 아프게 다가왔다. 그 여파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주민들의 안전문제가 중요하게 부각됐다. 동작구의 안전지수가 다른 구에 비해 낮다는 진단이 나와 있다. 선거를 치르면서, 선거 이후에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준비가 되고 있나.

구청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역할이다. 신문을 보다가 동작구의 범죄지수가 서울 시내 25개 구 중에 최하위권이라는 것을 알았다. 우리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해서 고민을 시작하다가 선거 때 이 문제를 제기했는데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실제로 경찰서와 협조해서 동작구 전역에 대한 범죄 통계를 분석하고 있다. 

셉티드라는 범죄예방을 위한 도시디자인을 도입하는 사업을 실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서울 시내 25개 구 중에 범죄율이 높은 도시의 특징을 보면 유흥가 밀집지역이거나 외국인 노동자 밀집지역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동작구는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주거 중심 지역에서 범죄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CCTV를 많이 달면 범죄예방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CCTV는 범죄예방에 큰 효과를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반면 범인 검거에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CCTV보다는 도시 전반에 걸친 설계와 디자인 과정에서 범죄예방기법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범죄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는 곳이 24시간 영업점인데 그 중에서도 편의점들이 그 공간에 노출돼 있다. 셉티드를 도입하는 편의점에 대해서는 지나가는 시민들이 24시간 동안 내부를 볼 수 있게 개선할 예정이다. 심야 엘리베이터 건물에는 엘리베이터를 투명하게 만들고, 건물 1층을 모두 오픈하는 것이 셉티드 기법에 의한 도시 건축물 디자인이다. 공원에 가로 벤치가 있으면 취객들이 눕지 못하게 중간에 칸막이를 만든다. 저비용이면서도 도시를 설계할 때 사람들로 하여금 심리적으로 범죄를 막아낼 수 있는 유효한 수단으로 연구되고 있다. 15개 동 중 가장 효과적인 동을 찾아내서 시범사업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개선할 것은 개선할 것이다. 조례 제정을 의회에 요청하고 조례에 의해 구 전반으로 확장하는 것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

- 동작구는 자연재해보다는 범죄에서의 안전이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선거 공약으로 맘(MOM)이 편한 동작을 강조하셨다. 영유아들, 어린이 보호 등 보육정책에 노력을 많이 기울이겠다고 했는데 아까 정책 수혜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이 모여서 논의도 했다고 말씀했는데 구체적으로 진척이 되고 있거나 추진되고 있는 것은 어떤 것인가.

바로 들어와서 준비한 것이 영유아 일시안심보호센터를 시작한 것이다. 맘(MOM)이 편한 동작은 선거 기간 동안 유효하게 슬로건화하지 못했지만, 제가 동작구를 특화시킬 수 있는 것, 동작구만을 위해서 해보자고 한 주제가 ‘엄마’였다. 정책을 펼쳐보니까 모든 일이 엄마와 연결돼 있다. 가장 시급하게 해결할 것이 엄마도 한명의 인격체이고 사람으로 존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이 엄마로서의 가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살려면 아이와 잠시 떨어질 수도 있고 아이를 안심하고 맡겨서 본인이 독립된 한 인간으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급한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엄마들로부터 파생되는 보육, 교육, 취업, 자기개발, 노인요양 등이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한 여성으로서의 인격체라는 자부심을 가슴 속에 심어주는 일이 가장 급하다고 생각했다.

- 대부분의 자치단체장들이 일자리 문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계신다. 동작구는 배드타운, 중심으로 되어 있어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지역 내 일자리, 경제 활성화에 대한 욕구가 주민들에게 있을 것 같다. 어떻게 접근하고 계신지? 재원문제 등과도 맞물릴 것인데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이다. 사람으로 최소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들을 갖추려면 많이 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일하면서 얻는 소득이 필요하다. 동작구에서는 제가 취임 1달밖에 안돼서 모든 것을 새롭게 집계, 분석, 수집하고 있다. 구에서 외부에 위탁하는 많은 용역사업들이 있다.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직접 고용으로 전환하기 위해 예산 분석을 하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동작구 상공회의소를 찾아뵈었다. 상공회 기업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 ‘구에서 구매 가능한 것은 최대한 지원하겠다. 필요하다면 인근 구에까지 영업활동을 도와주겠다. 다만 일자리 확보에 최선을 다해달라.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한 것이지 단순한 아르바이트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관내 종합대학이 두 군데가 있는데 중앙대와 숭실대이다. 두 대학 총장님도 직접 찾아뵈었다. 일자리와 관련해 대학과 구와 상공회에서 협력을 하면 충분히 성공을 거둘 수 있지 않겠나 하면서 협조 요청을 드렸다. 동작구 출신으로 외부에 있는 관계 인맥지도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준비 중에 있다. 동작구 출신 유력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마련해서 동작 주민들의 일자리도 같이 보장해가는 다양한 발상들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원 문제이다. 서울의 20개 구 정도는 거의 마찬가지이다. 재원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한다고 말한다면 너무 무기력한 자치구가 될 수밖에 없기에,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동작구 관내에 지하철역이 5개 노선 14개이다. 그런 구가 별로 많지 않을 것 같다. 서울시내에서도 통과하는 지하철역이 가장 많은 편인데 상대적으로 역세권 개발은 잘 된 것 같지 않다. 역세권 개발 문제는 상업지구 문제와도 연계된다고 생각한다. 장승배기로 행정타운 이전 문제를 강조한 것을 여러군데에서 봤다. 현재 구체적으로 착수되거나 진행된 것이 있나.

행정타운 조성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행정타운 조성을 통해 일반 상업지구 조성을 견인하겠다는 취지이다. 구청 내에 행정타운 상설 Task Force를 구성해 활동 중이다. 동작구 내에 있는 소방서를 제외한 여러 관공서들과 접촉해서 모든 관공서들이 이전에 동의했다. 경찰서가 가장 큰 힘이지만, 경찰서와 우체국은 꼭 이전하게 해달라고 구청에 부탁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지 확보를 위해 장승배기 뒤에 재래시장이 있는데 토지조합과 접촉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토지 확보가 되면 매우 빠른 속도로 외부재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 구청장께서 행정체계 개선, 공직사회 기강 확립 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역점을 두고 이것만은 꼭 하겠다는 것이 있나. 청렴도 개선이나, 공정한 인사 등을 우선 목표로 하는 곳을 보았다. 동작구는 어떤 것에 역점을 두고 있나.

가장 중요한 것은 공직자들이 지역주민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하느냐는 문제이다. 공직자들이 지역주민들에게 헌신할 수 있는 자세를 확립하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우리에게 부여된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주민들을 위한 행정혁신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공직자들에게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그동안 단체장의 인사권 행사에 대한 공직자들의 불신도 상당히 많다. 신뢰 받는 단체장으로서 노력하기 위해서는 인사가 투명하고 공정해야겠다. 완벽하게 투명하고 공정할 수는 없지만, 인사에서 부정한 방법이 통용되는 것은 이제 동작구에서는 끝났다고 자신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공직자들에게 새로운 변화를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것 중 하나가 일하는 방식의 변화이다. 선거가 끝나고 구청업무 학습을 위해 토론도 하고 업무보고도 받아봤지만 옆 부서 일을 전혀 모른다. 협업이 필요하고 관련된 부서들이 토론에 의해 방향을 잡아야 하는 큰 사업들이 몇 가지가 있는데 한 부서에서만 그 사업을 챙기고 다른 부서에는 협조체계가 전혀 되어 있지않다. 부서간 장벽을 허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을 때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항상 주문한 것이 ‘부서간의 장벽을 허물어라. 부서간에 왜 닫고 사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온라인 업무시스템을 만들었다.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부서간의 협조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온라인 업무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업무관리시스템이 도입되면 일하는 방식에 대한 어마어마한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인사와 관련해서 추가로 더 설명을 드리면 두 가지를 실험해봤다. 하나는 일방적인 단체장에 의한 위로부터의 인사권 행사가 아니라 자원자를 찾는 것이다. 이번 행정타운 TF와 관련해서 이 사업은 담당자의 의지와 준비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본인이 스스로 자원해서 성과를 내고 그것이 인사에 반영돼 승진, 보직변경 등의 혜택을 받고 싶다는 의지를 가지고 자신이 있는 사람만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전에 행정타운 조성전략 보고리포트를 내서 이것으로 심사를 해보자고 했다. 다섯명으로 TF를 구성했지만 많은 분들이 응모하지는 못했다. 그 가운데 의미 있는 보고서들을 제출해준 분이 있어서, 그 분들 중에서 선발해서 행정타운 TF를 구성했다.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또 하나의 시범사례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개념에서 지역경제를 책임지는 부서가 있는데 한 개 과가 이 모든 일들을 다하고 있었다. 정말 괜찮고 능력 있는, 구청에서 다들 일 잘한다고 평가하는 과장에게 ‘일자리경제과를 맡아서 일 좀 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 과가 맡은 일이 너무 소중하다. 대신 팀워크가 맞는 팀장들에 대한 인사 추천권을 주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이 과장이 네명의 팀장을 팀원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추천해서 그렇게 해드렸다. 연일 밤을 지세우면서 일하고 있다고 들었다. 성과들도 하나하나씩 나오고 있다. 우리 구만의 사업에 대해서는 새로운 시도들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요부서라고 하는 총무과, 기획예산과, 감사관실 등의 과장들, 팀장들은 매번 중요 승진 대상자로 거론돼 왔고, 많은 공직자들이 그쪽 부서에서 업무를 하기를 희망한다. 우리 구의 중요한 정책을 다루는 가정복지과나 일자리경제과 등에서는 거꾸로 인사에서는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일도 많다. 앞으로 인사에서는 격무부서이면서 사업부서 위주로 승진을 배려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려 생각하고 있다.

- 민선5기 때부터 복지를 구정 중심에 놓는 것으로 바뀌었지만 재원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일선 구청에 일은 많이 떠맡기면서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아서 서울시와 구청 관계도 그렇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와의 관계에서도 재정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들이 많다. 서울의 경우 거의 전 구가 같은 사정에 처해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되는데 이곳 동작구는 어떤가.

가장 심각한 것이 기초연금으로 인해 복지예산이 올해도 대규모로 늘어났지만 내년에는 더욱 심각하다. 올해는 그나마 반년만 준비하면 되지만 내년에는 일년을 준비해야 한다. 동작구 사정으로는 기초연금을 국비, 시비를 당겨서 준비해도 10월까지 지급이 가능하고 그 다음에 한계에 온다. 11월에는 기초연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금천구는 9월, 성북구는 10월이 한계라고 한다. 동작구는 11월이 한계이다. 이처럼 지방기초단체 재정구조가 굉장히 심각하다. 그렇다고 사업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고, 서울시에 얘기하는 것은 지원을 늘려달라는 것이다. 서울시에 살아남을 곳은 강남구와 서초구 밖에 없을 것 같다. 현행 21% 교부금 지원 비율을 24%까지 올려달라고 하고 있다. 그렇게 해주면 각 기초단체 복지예산과 관련된 재정난이 거의 대부분 해소될 수 있다. 돈이 땅 파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서울시도 재정난이 심각하다. 서울시는 중앙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쩔 수 없이 기초단체장들끼리 모이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재정 여건 돌파구를 찾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시만 쳐다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조적인 것은 기초연금을 시행하면서 중앙정부에서 70%를 책임지고 광역단체에서 30%를 책임지는 것으로 돼 있는데, 서울시에서는 현재 재정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광역과 기초를 15%와 15%로 해버린 것이 문제이다. 세입 구조가 일반 시․군과 광역에 있는 구와는 너무 차이가 크다. 서울시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의 50%를 전가하고 있어서 답답하다. 각각의 기초단체에서 자기 구만의 특성 있는 복지사업을 전개할 수 없다. 동작구의 ‘맘 편한 동작’, 엄마들의 천국이라고 불려서 엄마들이 동작구에서 살고 싶게 만드는 복지정책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 선거 때에도 ‘함께 만들어가 동작’ 슬로건을 내세웠고, 주민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모시고 직접 경험을 했다. 주민들이 구정에 참여할 수 있으려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나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 계획이 있나.

추석이 지나면 보궐선거 때문에 시끄러웠던 현장에 직접 찾아가서 주민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준비하고 있다. 참 재미있는 것이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답답한데 현장에서 주민들과 만나서 얘기를 하면 속이 시원하고 주민들과 할 일들을 찾아낼 수 있다. 인수위 과정에서 흑석동 흑석초등학교 옆에 맥도널드 스로우를 허가하려고 하는 구청 움직임에 대해 학부모들이 집단 반발을 했다. 학부모들이 ‘초등학교를 옆에 두고 차들이 영업장에 24시간 들락날락하면 아이들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봄과 가을에 창문을 열고 아이들이 공부해야 하는데 햄버거 냄새를 옆에서 피우면 공부가 되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옆에서 햄버거를 팔면 아이들이 사먹고 싶지 그 유혹에 버티겠냐’, ‘아이들에 대한 고민 없이 어떻게 입점을 허용해 줄 수 있냐’는 말도 있었다. 그래서 ‘몰랐는데 확인해보고 만나보러 가겠다’고 하고 관련 공무원에게 얘기를 들었더니 ‘법적으로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다. 허가를 안 해주면 소송을 걸 것이고 그러면 우리가 패소할 것이다’는 것이 첫 번째 대답이었다. 그래서 학부모들을 뵈러 흑석초등학교에 찾아갔다. 100여분 정도가 모였다. 100명 정도 모여서 구청에 대한 성토대회를 했다. ‘보고를 받아보니 법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어서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런데 저는 아이들의 건강과 학습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 입장이니 저를 믿어주시면 현명하게 해결해보겠다’고 했더니 ‘믿어준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학부모님들이 이런저런 민원들을 얘기했다. ‘지하철 출입로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면서 보도가 1m 폭이 안 돼서 비가 오면 학교 담벼락과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담벼락 사이에 우산이 껴서 출입이 안 된다’, ‘보도 한가운데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서 아이들이 서두르려고 차도 한가운데로 뛰어가는 경우들이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현장에서 주민들과 직접 만나봐야 그들의 불편함과 가려운 부분을 알 수 있다고 느꼈다. 맥도널드 스로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부모들에게 ‘구청 앞에서 1인시위라도 해주십시오. 최소한 취임 전까지 막아 볼 것이니까 학부모들의 민원을 확장시켜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그 더운 여름에 학부모들 서너 명씩 조를 짜서 점심에 피켓시위를 계속 했다. 관련 공무원들에게 ‘ 법적으로 안 되면 정치적으로 풀어서 주민들을 위해 일해야지 왜 하지 않으려고 하냐. 내가 구청장으로 있는 한에는 허가를 내주지 못하겠다. 틈새를 찾아봐라. 안 되는 이유를 찾아봐라’라고 했다. 그런 과정에서 학부모들이 맥도널드 본사에 찾아가고, 토지조합과도 만나는 노력 끝에 맥도널드에서 사업을 철회했다. 구청에서 일하는 방식이고 변해야 한다. 그래서 현장이 중요하고, 현장 우선으로 가려고 한다.

- 민선5기 때에도 마찬가지이고 민선6기로 오면서 우리나라 정치를 보면 여의도 정치도 여전히 중요하고 잘돼야 하지만, 우리 정치의 희망과 미래가 지방자치, 지방행정에서 키워져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지방행정 일선에서 경험하는 분들의 노력, 열정, 성과들이 앞으로 우리 정치발전에 큰 밑거름이 돼야 한다. 특히 수도권 젊은 구청장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제가 전국에서 최연소 구청장이다.

- 아직 젊으니까 행정하면서 많이 배우고 성장해서 지역행정과 우리나라 정치 발전에서 큰 역할을 해주시기를 기대하겠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해달라. 

항상 <폴리뉴스>와 <폴리피플>을 보고 있다.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아무래도 믿고 의지할 언론이 필요하다. 저에게는 <폴리뉴스>가 그런 언론이다. 정말 새로운 세대가 새로운 행정 경험의 장으로 뛰어들고 있고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많은 변화들이 주민들에게 큰 신뢰와 기대로 다가서는 것 같다. 동작구에서도 주민들의 신뢰와 기대에 맞게 훌륭히 최선을 다해 잘해볼 생각이다. 많은 기대와 성원을 부탁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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