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전체적으로 우리당은 그 동안 해왔던 비상행동의 기조에서 변함이 없다”며 “원내외 병행 비상행동의 일환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원내외 병행 비상행동은 장외투쟁만을 고수하던 새정치연합의 입장에서 조금 유연해 진 것으로 국회 내 활동도 병행함으로써 민생법안에도 신경 쓴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또한 새정치연합 당내에서 강경파가 주도하는 장외투쟁의 방식과 중도·온건파가 주도하는 장외 투쟁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견이 적절히 조화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새정치연합 당내 중도·온건파는 단식농성을 비롯해 장외 투쟁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당내 중도성향의 김영환 의원은 “야당은 정기국회에 충실히 임해야 한다”며 “투쟁의 중심을 국회로 옮겨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새정치연합 온건파에 속하는 황주홍 의원은 “당 지도부는 장외투쟁을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라”며 “국회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측의 첨예한 의견 대립속에서도 전날 김현미 의원이 밝힌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비상행동 지속, 국민안전 현장방문, 정기국회 참여 활동 등 ‘쓰리 트랙’ 방침은 당내 강경파와 온건·중도파의 의견 조화 속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편으로 강경파가 새정치연합을 주도하는 모습에서 이제는 당내 중도·온건파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날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의 분위기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박 대변인은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의총의 분위기는 대체로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혀 현재 새정치연합은 당내 갈등을 중단하고 박 위원장을 중심으로 의견을 모으면서 강력한 대여 전선을 만들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박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당내 갈등을 외부로부터 불식시키고 원내외 병행 비상행동으로 민생활동에도 신경 쓰면서 새누리당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민생법안 처리라는 ‘투 트랙’ 전략에 대응하고 있다.

지금까지 새누리당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민생법안 분리 처리를 주장하고 있고 국민의 여론 또한 민생법안 처리에 대해 동의하는 분위기에서 새정치연합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기존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장외투쟁 전략에서 장외투쟁뿐만 아니라 민생 처리에도 신경을 쓰고 원내 활동도 병행함에 따라 자칫 지난 국정원 투쟁 때와 같이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게 됐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이날 진행중인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원회의 3차 회동을 주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과 유가족의 3차 회동 결과에 따라 정기국회에 대한 대응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새정치연합 중도·온건파 의원들은 이날 여의도 인근에서 오찬 모임을 갖고 이번 정국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중도·온건파 의원들은 추석 연휴기간 각 지역구에서 의견을 들은 뒤 향후 당의 진로와 관련해 난상토론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