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분단 갈등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져온 김포 애기봉 등탑이 43년 만에 철거됐다.

2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부대 대형시설물 안전진단 결과 D급 판정을 받은 애기봉 등탑을 43년 만에 철거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애기봉 등탑을 43년 만에 철거하는 것은 안전 문제 때문이라며, 남북관계 개선 등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설명했다. 애기봉 등탑 철골 구조물의 하중으로 지반이 악화되면서 강풍 등 외부 압력에 의해 붕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애기봉 등탑은 1971년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의 애기봉 전망대에 설치됐다. 종교단체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아 최전방 주거지역인 이곳에 불을 밝히고 노래를 부르는 등 행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애기봉 등탑은 점등과 소등을 반복해왔다. 남북은 2004년 6월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군사분계선 인근에서의 선전활동을 중단하는데 합의했고, 애기봉 등탑의 불을 켜지 않았다. 

2010년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터진 후에는 점등했다가,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면서 다시 불을 켜지 않았다. 2012년에는 점등했지만, 지난해에는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점등하지 않았다.

애기봉 등탑 43년 만에 철거에 남북관계를 의식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은 애기봉 등탑은 실제로 남북의 정치적 관계에 의해 이처럼 큰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애기봉 등탑은 북한에서 3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애기봉 등탑에 불을 밝히면 개성에서도 그 불빛을 볼 수 있어, 북한당국은 애기봉 등탑을 대북 선전시설로 보고 철거할 것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 손정호 기자 son50@poli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