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치 안정을 바탕으로 경제 개혁 개방, 외교 다변화 전략으로 나갈 것”

사진=이은재 기자
▲ 사진=이은재 기자
“헌재의 통진당 해산 인용 결정, 남북관계에도 부정적 파급 미칠 것”   

<폴리뉴스>와 월간<폴리피플>은 2014년이 저물어 가는 12월 23일 남북문제 전문가인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대표를 모시고 2014년 남북관계 평가와 2015년 전망을 주제로 인터뷰를 가졌다. 이승환 대표는 2014년 남북관계를 되돌아보면 연초에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이산가족 상봉이 진행되는 등 여러 차례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놓치고 결국 연말에는 냉전기의 남북관계로 되돌아가고 말았다며 아쉬운 한해라고 평가했다. 이승환 대표는 2015년 남북관계를 풀어야 할 필요성은 남북이 모두 가지고 있지만 골든타임을 놓치면 오히려 북한의 4차 핵실험 같은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기 때문에 연초에 남북이 상호 비방 중상 중지 등의 구체적 내용에 합의하고 대화를 재개하는 적극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고 이 시기를 박근혜 정부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이라 표현했다. 아울러 헌재의 통진당 해산 인용 결정이 국내에서 남남갈등을 심화시키는 문제도 있지만 남북관계에도 부정적 여파를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이미 핵을 보유한 나라고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 것 같고 일부 성과를 거둔 것도 같지만, 중국은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이다. 아까 내년에 UN 차원에서든 북한에 대한 압박이 더 강화되면 북한은 핵실험 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다는 말씀도 했는데 이런 대북 압박에 우리 정부가 앞장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 등을 내세워서 남한에서 보이는 적대행위를 완화하기를 바라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다시 대북 압박으로 간다면 지금까지 내세운 모든 여지와 가능성들이 다 파탄이 나는 상황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로가 벼랑 끝 전술로 가는 상황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드는데.

치킨게임으로 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북도 다시 핵실험을 하게 될 때 그것이 초래할 국면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우리 정부나 미국 역시 북한을 그렇게까지 몰고 가서는 안 된다. 우리가 계속 압박을 가해도 핵실험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계속 압박을 가해도 된다는 논리 구조 속에서 서로 간에 치킨게임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사실 남북관계 변화의 수요는 남북 양 정부에 다 존재하고 있다. '어느 쪽이 더 절박하다, 아니다'고 얘기하는 것이 우스운 상황이다. 상황의 절박성은 북한이 더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그런 것을 활용해서 북한을 계속 압박해도 북한이 대화에 나올 것이라는 태도를 유지한다면 남북관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상호신뢰를 높이는 것과 관련해 가장 원칙이 되는 문제는 북한이 상호체제 인정의 가장 초보적인 요건으로 보고 있는 '비방 중상 금지'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상호 비방 중상 금지의 구체적인 내용들이 어떤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해서 남북이 합의를 만들어내고 거기에서부터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 아울러 내년이 광복 70년이기 때문에 6․15 공동선언을 포함해서 기존 남북관계에서 남북 당국 간 이뤄진 합의들을 기본적으로 존중한다는 입장을 대통령이 직접 천명하는 과정을 통해 남북관계의 기본적 신뢰를 하나씩 쌓아가는 노력들이 있어야 한다. 그런 노력들이 있을 경우 최악의 상황은 피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문제는 이명박 정권 때부터 해서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한 정책의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원인 중 하나가 북한 붕괴론에 기대하는 것 아닌가 한다. 김정일 때는 건강 문제, 김정은 집권 이후도 건강이상설 등을 거론하면서 북한 체제가 내부적으로 흔들리고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들인 것 같다. 김정은 체제의 북한을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경제적으로는 조금 나아진 것 같고 정치적으로도 안정되어 간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의 내부 정세는 어떻게 봐야 하나.

북한 사회는 외부적 충격에는 약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굉장히 안정된 사회다. 그런데 김정은 체제가 등장한 후 여러 가지 불안정성이나 정책 등이 급속하게 왔다 갔다 하는 모습 때문에 서방에서도 김정은 정권이 불안정하고 불안하다고 봤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들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지난 3년 동안 김정은 체제가 일정한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고 본다. 내년 이후 김정은 체제는 훨씬 안정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내년은 김정은 체제가 3년 탈상을 하는 해이기도 하지만 북한을 이끌고 있는 조선노동당의 창건 70년이기도 하다. 역사적 기념일을 매우 좋아하는 북한 체제 스타일로 봐서 내년에는 여러 가지 점에서 권력의 안정이 뒷받침된다면 과감한 체제 변화의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 체제가 지난 3년 동안 보여준 몇 가지 핵심적인 특징들이 있다. 기본 총노선에서 북한은 과거의 국방병진 노선과는 전혀 다른 노선으로 핵병진 노선을 채택했다. 이른바 인민경제로 들어가는 자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이고 경제의 특정부분을 강화하는 게 아니라 인민경제로 들어가는 자원을 강화하고 인민경제를 발전시켜 나가겠다, 그런 차원에서 경공업 중심 노선을 취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총노선과 관련해서 확실한 방향을 하나 세웠다고 보인다. 6․28 조치나 5․30 조치 같이 우리식 경제 관리 시스템이 확대되고 점점 정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농업이나 기업소 등에서 이른바 자율성이 확대되고, 이런 양상들이 실제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보다 훨씬 더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식 개혁개방이 상당히 확대되고 점점 발전해갈 가능성을 보였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모기장 개방'이라고 하는 방식으로 주요 지점 서너 군데만 개방하고 나머지는 모기장을 치는 방식이었다면, 김정은 체제는 중앙급 경제특구와 지방급 경제특구를 포함해 총 19곳의 북한 전역을 경제특구로 선포했고,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취하고 있는 경제 개혁과 개방의 모습들은 북한은 절대 개혁개방하지 않을 것이라는 남쪽 보수적인 사람들의 시각에 비하면 엄청나게 개혁과 개방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외교 다변화이다. 총노선에서 경제 중시 노선, 인민경제와 관련해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고 경제 관리 제도를 더 개혁적으로 바꾸는 것, 개방을 확대하고 외교 다변화를 추구해 나가는 여러 가지 실험들이 있어왔다. 일정 부분에서 기본 노선을 책정할 것이라고 본다. 중국과는 또 다른 방식, 조금 더 통제된 개혁개방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할아버지, 아버지 때 체제와는 매우 다른 모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런 점 때문에 북한 체제라는 측면에서는 내년이 상당히 주목된다. 탈상의 해이기도 하지만,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70년이기도 해서 김정은 체제가 실험해왔던 몇 가지 주요한 부분들을 일정하게 총화하면서 확대하고 발전시키고 좀 더 과감한 조치로 옮겨가는 부분에서 내년이 주목된다.  

- 지난 19일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헌재에서 나왔다. 공안정국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으로 박근혜 정권이 잇단 실정으로 약화된 정국 주도력을 회복하는데 사용하려고 하는 것은 익히 알겠다. 문제는 이런 이념공세가 남북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되는데.

북한이 당장 반응했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과 관련해 북한은 예상대로 남쪽만 아니라 자기들 체제를 걸고 들어가면서 민주주의를 압살하고 있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 사건 자체가 남북관계 발전과 관련해 매우 큰 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으로서는 아무리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유인책을 사용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북한을 적대시하고 북한 체제를 부정하는 입장에서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조건에서 남북관계 개선 유인책을 남한 정부가 사용해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을 만들고 있다. 통합진보당 해산 건은 국내 정치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에도 굉장히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5․24나 금강산 문제 이상으로 이 문제가 앞으로 남북관계에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최근 우리 사회의 전체로 봤을 때 극우적이고 수구적인 행태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토크쇼 현장에서 고등학생이 사제폭탄을 던졌고 이를 일부세력이 고무 찬양하는 움직임 등이 있었다. 박근혜 정부의 내부적 위기, 국정운영에서의 엄청난 실정을 종북몰이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민간 내부에서도 남남 갈등이 높아질 우려가 있고 자칫 해방 직후 상황 등 일련의 끔찍한 역사적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다. 대북정책에서는 어떤 것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남한 내부에서조차 갈등이 강화되고 반복될 여지도 있다.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단순하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몇 가지 배경이 있다. 김정은 삼대세습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장성택 등의 무자비한 숙청 과정이 우리 국민들에게 매우 반북적인 정서를 남기는 측면이 강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논란에서 보듯이 보수적 여론을 진작시키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작업들이 오래전부터 이뤄져왔고, 이런 것들이 종북공세와 긴밀하게 연동돼 있다. 젊은 세대가 통일하면 경제적 부담이 더 늘어나는 것처럼 느껴지게 되는 상황과 달리 보수적 통일 담론이 대두하게 됐다. 사실상 북한을 현실적으로 흡수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로 인해 시장이 확대된다고 보는 것이다. 일종의 북한 편입과 같은 담론들, 준식민지론이나 소위 우익적 통일 담론들이 횡행하고 있는 것에는 이런 배경에 깔려있다고 보인다. 복합적인 양상들이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국민정서의 보수화, 반북정서의 심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국내 정치의 연장선에서 활용하는 것과 남북관계 개선을 병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종북 공세라고 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 내내 박근혜 정부를 상징하는 조치로 지속될 것이라고 보인다. 종북공세에 대응하는 부분과 관련해 상설적인 변수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야당이나 시민단체 쪽 입장에서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오늘 어떤 신문에 나온 것처럼, 정치적 위기 때마다 종북 논란으로 위기를 타계해 온 것이 박근혜 정부의 중요한 정치적 특징이다. 이런 양상이 박근혜 정부 기간 동안 변하지 않을 것이다. 

- 이 대목은 야권의 무능도 결부되어 있다. 야권 스스로 종북공세나 남북문제의 이데올로기적 접근에서 이전보다 대처를 잘하지 못하고 이 문제만 나오면 자기들 앞가림을 하기에 급급하고 정면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야권의 이런 소극적 대응 태도나 정체성 결여 등의 문제도 만만치 않게 고찰돼야 한다. 2014년은 남북의 화해협력을 지향하고, 통일문제나 평화문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려고 했던 세력에게는 힘든 시기였다. 2015년에도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어떻게 풀어가는 게 좋다고 보나. 

종북공세를 상수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사실 전반적으로 진보적인 진영의 세력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비전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측면이 있다. 종북공세가 힘을 받고 있는 이유는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도 아닌데 저런 북한을 ‘오래된 미래’의 모델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시대착오적이고 그런 사람들이 무슨 진보이냐는 공격과 얘기들이 보통 사람들에게 너무 상식적으로 다가가게 된다. 그런 점에서 종북공세와 관련해 이런 것에 대해 분명한 논리를 개발하고 내놓을 필요가 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진보진영 전체가 통합성 높이고 진보의 힘을 내적으로 더 확대하는 과정을 밟을 필요가 있다. 

내년에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논란들이 확대될 것이라고 본다. 그 점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보수, 탈북단체의 전유물이 되는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 북한 인권문제가 정치적인 담론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진보적인 남북인권 협력담론이 만들어지고, 그것에 근거하는 활동들이 만들어져서 실천적으로 시도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정치적인 목적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새로운 인권 담론과 활동방안과 실천을 만들어내서 대비시키는 과정들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그래야만 북한 인권문제도 균형 있는 방향으로 진전될 수 있다. 내년은 광복 70주년, 한일협정 50주년, 6․15공동선언 15주년이 된다. 또 국제적으로 보면 파시즘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70년이 되기도 한다. 단지 이런 계기이기 때문에 무엇을 한다고 할 게 아니라 이런 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남북관계 개선과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각국들의 연대를 강화하고 단순하게 시민사회뿐만 아니라 정당 등의 연대로 확장하는 노력들도 내년에는 진행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박근혜 정부도 내년에 3년차이다. 연말에 정치적으로 상당히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보수진영 내에서도 박근혜 정부가 이렇게 정권으로 끌고 갈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종북공세에 매달리는 모습도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지나치게 국정운영에서 제자리를 잡지 못하는 것도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측면도 있는데.

실제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가 별로 실력이 없어 보이는 미숙한 대처들을 연속해왔다. 용어, 언술에서도 성숙함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대응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된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박근혜 정부가 근본적으로 갖고 있는 유전자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정권 시절에 봤던 남북관계는 남쪽이나 북쪽이나 서로 적대관계를 국내정치에 활용하고, 자기 체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데 사용했던 것이다. 때로 필요하면 7․4 남북공동성명처럼 특사를 보내서 합의하고, 또 필요하면 급전직하로 10월 유신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이 시점에 북은 북대로 김일성 유일지도체제로 갔다. 이런 것을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 곁에서 지켜봐왔다. 박근혜 정부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유전자는 남북관계와 관련해서 북한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고, 그것을 통해 국내 정치를 필요한 만큼 적절하게 활용도 하고 한다고 해도 필요에 따라 원하기만 하면 북한과 대화도 하고 합의도 하고, 그것을 활용해서 일정한 국면을 돌파하고 나서는 다시 파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보면서 자랐고, 그런 부분에서 생래적으로 스며있는 유전자가 있다고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와 관련해 이런 생래적인 유전자의 부정적인 측면들을 어떻게 극복해내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남북관계나 여러 관련된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더 철저하고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입장에 서서 정책들을 추진하고, 박근혜 정부를 그런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유전자대로 끌려가게 된다. 사실 지금까지의 상황들은 박근혜 정부가 태생적으로 가진 유전적 부분이 더 강화되는 방향으로 돼왔다고 본다. 남은 기간 동안 이런 유전자를 좀 더 실용적인 입장에서 극복할 수 있냐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보인다. 

- 정권 내부에서 외교나 남북관계 전문가들에 의해 제어되거나 방향 전환이 되지 않는다면 야권이나 시민사회에서 압박이나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서 바뀌도록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남북관계가 진행되지 못하고 답보되는 상황에서 역시나 야당이나 시민사회도 정권 탓만 하기에는 너무 무기력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든다. 새해에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 새해를 어떤 각오로 맞아야 할까.

여러 가지로 상황이나 정세가 만만치 않은 조건에서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게 됐다. 여러 가지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매우 긍정적인 측면도 많이 있다. 보수적인 언론 중 하나인 중앙일보의 경우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이미 상당부분 논조 변화가 있다. 사실은 보수언론들에서도 이런 변화들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적대적인 상황으로 남북관계를 끌고 가는 것이 국내정치에서는 달콤할 수는 있지만, 조금 더 큰 차원에서 보면 사실은 한국이 더 큰 과정으로 나가고 더 크게 발전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질곡으로 느끼는 분위기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과거처럼 시민사회가 선도적 행동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 저변에서부터의 적공들이 이뤄지는 것이 사실은 변화를 만드는데 훨씬 더 중요한 동력이라고 보인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이런 분위기를 확대하고 강화하는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는 노력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드러나 보이는 어떤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 곳곳에서부터 이런 공력을 증진시키고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통일교육이나 평화교육, 학교나 사회에서의 기본적인 민주적 시민교육이 매우 중요하고 더 힘을 갖고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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