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정당이 만들어진다면 전국적 개혁 정당이 되어야 할 것”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무소속 천정배 의원(5선)이 19일 “호남정치의 개혁과 부활을 이끌고 싶다”면서 “낙후된 호남의 정치력을 극복해 지역 평등의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국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호남 지역이 전반적으로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 천 의원이 생각이다. 그는 발전 낙후를 극복하고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지킬 수 있는 정치력을 발휘해 호남만의 정치적·정책적 비전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정국진단’ 인터뷰를 갖고 “호남을 단순한 지역의 이름이 아닌 정신의 이름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개혁과 진보를 이끌어온 호남에서 개혁의 싹이 죽어버리면 야당의 싹도 함께 죽는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성장론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타 지역에 비해 낙후된 호남을 개혁시켜 한국 정치 전반을 바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호남에 인물이 없다는 지적에 스스로 대권주자를 만들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정치적 위상이 떨어진 호남 정치의 부활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천 의원은 만약 호남에서 신당이 만들어진다면 호남이 전국을 선도할 수 있는 전국적 개혁 정당의 성격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직접 신당 창당을 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천 의원은 선거 때마다 호남표는 ‘당연히’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야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또한 한국 정치사에 ‘호남 불가론’이 존재함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며 언젠가 무너뜨려야 할 장벽으로 인식했다.

그는 호남의 기득권이나 패권주의가 아닌 전국적인 위상을 되찾아 여당을 이길 수 있는 야권 세력 재편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관련 인터뷰 질의응답> 

-선거에서 기치로 내걸었던 ‘호남 정치’ 복원과 관련해서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지역주의뿐만 아니라 야당의 큰 물줄기를 해왔던 호남의 역사를 새롭게 잡아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이야기도 나온다.

선거 초기 호남정치 ‘복원’이라는 말을 썼다가, ‘부활’이라는 말로 바꿨다. 뜻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복고적인 느낌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또 호남정치에서 호남개혁정치로 바꿨다. 호남정치의 개혁과 부활로 이해하면 틀리지 않을 것 같다. 호남은 단순한 지역의 이름이 아니다. 정신의 이름으로 이해해야 한다. 호남은 현대사회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개혁과 진보를 이끌어왔다.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호남에서 개혁의 싹이 죽어버리면 야당의 싹도 죽어버리는 것과 같다. 호남 정치를 개혁시킴으로써 야당을 넘어 한국 정치 전반을 바꿔보고 싶다.
호남은 그간 정치‧경제‧문화적으로 차별받고 푸대접받고 소외되어 왔다. 가장 큰 문제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경제 성장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다른 지역보다 훨씬 낙후되어 있다. 경제속성상 호남은 특별히 차별안하더라도 갈수록 더 심해질 수 있는 현실에 처해있다. 후손들이 호남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평등한 기회를 못 가지면 되겠는가. 호남도 스스로의 정치적‧정책적 비전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실천할 수 있는 실천력도 있어야 한다. 그것이 호남 정치의 부활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호남에 인물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차기 대권주자에 호남 출신이 있나? 호남이 그 정도의 정치적 위상을 가지는 것이 정당한가? 호남 스스로 대권주자를 만들어야 한다. 호남의 발전 낙후를 극복하고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지킬 수 있는 정치력을 스스로 만들자. 그것이 호남 정치의 부활이다. 그것이 인류보편적 가치다. 특별한 지역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최근 호남에서 자국구국(自國救國)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스스로를 구하고 나라도 구하자라는 뜻이다. 차별을 받지 않고 정당한 기회를 가지고 현재의 이 낙후를 극복하는 정치력을 통해 지역 평등의 세상을 만들자라고 하는 것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 호남 정치다. 한국사회의 진보를 표방하는 사람들도 호남문제만 나오면 발끈해서 지역주의를 걸고넘어지는 경우가 있다. 한국사회가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정치‧사회‧경제‧문화적으로까지 호남 배제의 전제위에 토대가 구축되고 있구나라고까지 생각해본 적 있다. 실망스럽다. 바꿔야한다.

-전국적 단위의 한국 정치 개혁이 호남에서부터 정치 세력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이해하면 되겠나.

신당을 만든다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다만 신당이 만들어진다면 그 정당의 성격은 호남이 선도할 수 있는 전국적 개혁 정당이어야 한다. 호남의 기득권 주장이나 패권주의와는 다르다.

-제3세력이 제3정당을 추구하는 역사는 계속 있어 왔다. 야당은 늘 ‘호남+개혁세력’이라는 선거 전략을 가지고 선거를 해오지 않았나.

‘호남+알파’ 라는 말은 정확하다. 선거 때마다 호남표를 얻기 위해 동정을 구하는 각 당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호남표가 있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야당은 ‘호남+알파’를 대통령 선거나 총선 등에서 큰 기반으로 둔다. 호남은 언제든지 있는 것으로 그냥 무시해버리고 알파만 얻기 위해서 뛰어다닌다. 그것이 정당한가. 호남표도 중요하다. 지금의 대한민국에는 (김대중 대통령은 당선됐지만) 아무래도 호남 불가론이 현실적으로 있지 않나. 그것은 언젠가 우리가 무너뜨려야 할 장벽이다. 새누리당을 실제 이길 수 있는 세력으로 야권이 재편되어야 한다. 경쟁 체제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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